현재 히트하고 있는 액션 영화 ‘존 윅: 챕터 2’(John Wick: Chapter 2)에서 피로 맺은 약속 때문에 은퇴했다 다시 총을 잡으면서 무려 100여명의 인명을 살해하는 킬러로 나온 키아누 리브스(52)와의 인터뷰가 최근 할리웃의 런던호텔에서 있었다.
50대라곤 믿어지지 않게 씩씩한 미남 청년 같은 리브스는 평소의 무뚝뚝한 태도를 버리고 매우 상냥하고 활기에 넘쳐 인터뷰가 재미있었다. 얼굴에 홍조를 띠고 수줍은 미소까지 지어가면서 유머를 섞어 진지하고 차분하게 대답을 했는데 대단히 지적이요 총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존을 제거하려는 무리가 그의 머리에 7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거는데 머리 값이 좀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아니다. 값이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다. 존을 노리는 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를 죽이려고 하기 때문에 700만 달러를 선선히 지불하려는 것이다. 존은 그의 적에겐 매우 위험한 표적이기 때문에 그를 처치하려면 그 만큼의 대가가 있어야 될 것이 아니겠는가. 전설적인 킬러 존을 처치해주는 사람에겐 그 돈도 모자란다.”
- 영화 클라이맥스 장면의 ‘거울의 방’에서의 총격전과 육박전은 오손 웰즈의 ‘샹하이로 부터 온 여인’과 브루스 리가 나온 ‘용쟁호투’의 장면을 빌려다 쓴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해야겠다. 채드 스탈스키 감독은 과거의 영화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존 윅도 과거의 것들로 부터 실마리를 취해 자신의 직물을 직조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 그 장면은 어떻게 찍었는가.
“실제로 거울의 방을 만들었다. 터널과 넓은 방 그리고 회전 문 등이 있는 것으로 감독이 거울에 반영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이 방은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영혼에 대한 내적 통찰이요 반영되고 동시에 사라지는 다양한 뜻을 내포한다.”
- 액션 훈련은 얼마나 힘들었는가.
“제 1편 때와 비슷했지만 한 단계 높은 것이다. 유도와 주지추 그리고 자동차 몰기와 다양한 무기 다루는 훈련을 받았다. 첫 편 찍을 때 이미 배운 것들이어서 이번에는 보다 나았고 따라서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진 셈이다.”
- 3편이 나올 듯이 끝나는데 그런가.
“그 문제는 순전히 관객에게 달렸다. 나나 감독이나 얘기를 계속해 더 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나는 존을 사랑하며 그가 창조한 세상에서 살고 싶다. 그리고 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도 알고 싶다. 난 온갖 역경에 맞서는 존의 편이다.”
- 다음 편에선 여자와 사랑을 하겠다고 감독에게 요청 할 것인가.
“그렇잖아도 그에 관한 얘기가 있었다. 감독은 이 영화에는 고정된 규칙이란 없다고 말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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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맺은 약속 때문에 은퇴 했다가 다시 총을 잡은 킬러 존 윅은 무려 100여명을 살해 한다. |
- 당신이 부엌에서 있는 모습이 재미있던데 음식 잘 만드는가.
“난 음식 만들 줄 모른다. 그러나 먹는 것은 잘 한다. 누구 집에 초대 받으면 먹은 접시 닦는 것을 도와줄 수는 있다. 영화에서 커피 끓이는 장면도 한참 연습한 것이다.”
-당신은 물건에 집착하는가. 예를 들면 편지나 사진 같은 것에 대해 애착을 갖는가.
“그렇다. 할러데이나 어떤 기념일을 맞아 보내온 편지나 카드 같은 것은 매우 소중히 여긴다. 상자에 사진과 편지들을 넣어 놓고 가끔 꺼내 본다.”
- 영화를 로마에서 찍었는데 로마 방문 소감은.
“정말 황홀한 도시다. 도시는 아름답고 함께 일한 사람들은 다 훌륭했다. 로마의 여러 명소에서 찍었는데 밤새 촬영을 하고 새벽에 숙소로 돌아 갈 때 인적이 끊긴 로마를 보는 것은 정말로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이다. 관광 시즌이 아닌 1월에 찍어 조용한 로마를 즐길 수 있었다.”
- 당신은 음악인이기도 한데 음악이 당신의 영화와 연기에 어떤 영향이라도 미친다고 보는가.
“그렇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내가 맡은 역의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 감정과 에너지를 제 자리에 놓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영화를 위해선 그러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존을 위해선 음악을 듣지 않았다.”
- 제 3편에 대해서도 처음과 같은 도전의식을 느낄 수 있는가.
“그렇다. 감독과 제작자와 내가 이 영화를 만들 때 느낀 도전은 왜 우리가 이 얘기를 하려고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유를 찾아냈다. 제3편도 마찬가지다. 무슨 얘기를 할 것이냐가 우리의 도전이다. 난 이 역이 아주 편하다. 난 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가 매우 궁금하다. 그래서 그의 얘기를 창조적으로 만들어 관객에게 들려주는 데 관심이 깊다.”
- 이 영화의 각본에 참여하는가.
“어느 정도 참여한다.”
- 당신은 유명한 세계적 스타이면서도 사생활을 잘 지키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난 외출을 잘 하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고 일한다. 명성이란 알려진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온 것으로 아는데 그런 의미에서 난 관객과 동료 영화인들에게 알려진 것을 좋은 일로 여긴다. 팬들의 사랑과 동료 영화인들의 인식이 영화인으로서의 내 삶의 기둥이나 마찬 가지다.”
- 당신은 레바논에서 태어났는데 그 곳에 가본 적이 있는가.
“나는 어머니가 21세 아버지는 22세 때 태어났다. 두 사람은 레바논의 해변과 문화를 즐기면서 나를 가졌던 것 같다. 그러나 난 어릴 때 거기를 떠난 후로 다시 가보질 못 했다. 그 것이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 중의 하나다. 언젠가 가게 되기를 바란다.”
- 당신이 모터사이클을 직접 고안 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난 아치 모터사이클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주문 받는 특수 모터사이클을 제작한다. 다른 곳에선 구할 수 없는 아름다운 것이다. 내게 있어 그 것은 내 정열의 소산인 창작이다. 그러나 그 것은 아주 비싸다. 30,000달러 이상 나간다. 햄버거가 아니다.”
- 당신이 만든 모터사이클을 자주 타는가. 세계 여행 할 때도 그 것을 이용하는가.
“물론이다. 난 외국 여행 때도 모터사이클을 이용한다. 얼마 전 프랑스에 갔을 때도 탔다. 유감인 것은 여러 곳에서 타고 다니고 싶었는데도 타지 못 한 것이다. 미국이나 호주 북부는 타고 가 봤으나 아직 남미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타질 못 했다. 죽기 전에 하고픈 일이다. 내가 벌써 죽기 전에 하고픈 일들의 리스트(버켓 리스트)를 작성할 때가 왔다니.”
- 당신의 사랑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사랑을 받고 주는 것은 우리 삶의 자양분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 것은 우리가 바라고 찾는 것에 매어달려 있다. 인생의 여정을 통해 사랑은 변하고 자라고 또 끝나며 계속된다고 본다. 그 것은 반드시 연인과의 것만은 아니다. 친구와 가족과도 연계된 것이다. 사랑은 힘이며 사랑하는 대상에 따라 색깔과 책임감과 수행의 의무가 각기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 것이 없다는 것은 포도 덩굴에 물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것이 없으면 우리는 멸종돼 죽고 만다. 그 것은 개인을 초월해 집단의 것으로 승화돼 공유해야 하는 것이다.”
- 당신 개인의 사랑은 어떤가.
“98만4,000번째의 사랑이라고 해야겠다. 수천 번 사랑해 봤다. 난 보통 사람으로 살 것이다. 결혼 안 하고 아이도 안 낳고. 내 개인적 사랑에 대해선 난 아는 바가 없다. 언젠가 진짜로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 어떻게 그렇게 젊어 보이는가.
“유전자 탓이다.”
- 특별히 무슨 운동이라도 하는가.
“난 먹고 마시기를 좋아하는데 좀 삼가야 하겠다. 수년간 함께 일한 트레이너와 신체 단련하는 것이 전부다.”
- 좋아하는 음료수는 무엇인가.
“목마를 때 마시는 한 잔의 냉수다. 그 밖에는 적포도주와 위스키다. 좋아하는 포도주는 1982년 산 오베론이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