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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12년간의 노예생활’. |
`아메리칸 허슬' 3개부문 수상 최다 상복
12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두 여자 코미디언 티나 페이와 에이미 폴러의 사회로 열린 제7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상이 영화사들에게 골고루 주어지는 인심 좋은 행사였다.
여기서 유독 제외된 영화사가 유니버설과 선전의 귀재 하비 와인스틴의 와인스틴사다.
특히 와인스틴은 골든 글로브와 오스카상의 단골 수상자로 이번에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등에서 후보에 오른‘필로메나’와‘8월: 오세이지 카운티’가 완전히 무시당해 심술첨지 와인스틴의 심기가 지금까지도 몹시 불편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필로메나’로 여우주연상(드라마) 후보에 오른 영국 배우 주디 덴치는 최근에 받은 무릎수술로 인해 이날 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기라성 같은 영화와 TV 스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상식에는‘아메리칸 허슬’로 남우주연상(코미디/ 뮤지컬) 후보에 오른 크리스천 베일도 참석을 못했는데 그는 지금 스페인에서 찍고 있는‘엑소더스’에서 모세 역을 맡아 불참했다.
상(골든 글로브는 작품과 남녀 주연상에 한해 드라마와 코미디/뮤지컬 두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이 골고루 주어진 가운데에서도 3개 부문에서 상을 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영화가 ‘아메리칸 허슬’(American Hustle).
1970년대 말 정치인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뉴저지주의 날사기꾼들의 실화를 다룬 영화로 작품(코미디/뮤지컬)과 여자주연(에이미 애담스) 및 여자조연상(제니퍼 로렌스)을 받았다. 방년 23세의 로렌스는 지난해에는 ‘실버 라이닝스 플레이북’으로 골든 글로브 주연상을 수상, 2년 계속해 상을 받은 실력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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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상 알폰소 쿠아론. |
드라마 부문 작품상은 남북전쟁 이전 미 북부의 해방된 노예가 노예장수들에게 납치돼 남부농장에 팔려 12년간 노예생활을 하다가 다시 자유를 찾은 솔로몬 노덥의 실화를 다룬 ‘12년간의 노예생활’(12 Years a Slave)이 탔다.
그런데 ‘아메리칸 허슬’과 함께 모두 7개 부문에서 수상후보에 올라 최다 부문 수상 후보작이었던 이 영화는 각본, 감독(스티브 매퀸), 남우주연(치웨텔 에지오포) 및 여우조연(루피타 니옹고)상 부문에서도 수상이 유력시 됐었으나 작품상 하나로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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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주연상(코미디/뮤지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
‘아메리칸 허슬’에 이어 유일하게 복수로 상을 탄 영화는 ‘달라스 바이어즈 클럽’(Dallas Buyers Club). 멕시코에서 에이즈 사제 약을 밀반입해 환자들에게 판 에이즈 환자 론 우드러프의 실화에서 론으로 나온 매튜 매코너헤이가 남우주연상(드라마)을 그리고 그의 파트너로 역시 에이즈 환자인 성전환자 역을 맡은 재레드 레토가 남우조연상을 탔다.
코미디/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은 1980년대 말 월가의 젊은 날사기꾼 조단 벨포트의 실화를 다룬 다크 코미디 ‘월스트릿의 늑대’(The Wolf of Wall Street)에서 조단으로 나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받았다.
디카프리오는 수상 소감에서 “내가 코미디로 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농담을 했다. 그런데 그의 수상은 다소 뜻밖으로 디카프리오보다는 크리스천 베일(아메리칸 허슬)이나 브루스 던(네브래스카)이 더 유력한 수상 후보들이었다.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은 ‘푸른 재스민’(Blue Jasmine)에서 샌프란시스코의 가난한 여동생 집에 얹혀살려고 짐을 싸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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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주연상(드라마) 케이트 블랜쳇. |
온 호화와 사치를 누리며 살다가 알거지가 된 월가의
미망인으로 나온 케이트 블랜쳇이 탔다.
이 영화를 감독한 우디 알렌은 이 날 시상식의 생애 업적상인 세실 B. 드밀상의 수상자로 그는 예상했던 대로 시상식에 불참했다. 알렌 대신 수상 소감을 말한 사람은 그의 영화에 여러 편 나온 알렌의 전 애인 다이앤 키튼. 키튼은 “알렌은 지금까지 자기 영화에서 모두 179명의 여배우들을 기용했으며 스크린에 개성이 강한 여자들을 창조한 여배우들의 친구”라고 칭찬한 뒤 ‘메이크 뉴 프렌즈’라는 동요를 부르면서 소감을 마쳤다.
이 날 시상식에는 알렌의 영화에 나온 여배우들인 메릴 스트립(‘8월: 오세이지 카운티’로 코미디/뮤지컬 부문 주연상 후보)과 다이앤 위스트 그리고 매리엘 헤밍웨이(헤밍웨이의 손녀) 등이 참석했다. 그런데 알렌은 이 날 시상식이 열리고 있을 때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관람하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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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주·조연상 에이미
애담스(오른쪽)와 제니퍼 로렌스. |
감독상은 우주 스릴러 ‘그래비티’(Gravity)를 연출한 멕시코의 알폰소 쿠아론이 탔다. 각본상은 젊은 남자와 컴퓨터의 인공지능인 여자와의 사랑을 그린 ‘허’(Her)를 쓴 스파이크 존즈(감독 겸)가 받았다. 감독상과 각본상 역시 ‘12년간의 노예생활’이 탈 것이 유력시 됐었기 때문에 존즈의 수상은 깜짝 상감이다.
또 다른 기대와 예상을 너머 상을 탄 영화가 외국어 영화상을 탄 이탈리아의 ‘그레이트 뷰티’(Great Beauty). 이 상은 모두들 지난해 칸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프랑스영화 ‘푸른색이 가장 따뜻한 색’(Blue Is the Warmest Color)이 탄다고 예측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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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주·조연상
매튜 매코너헤이(왼쪽)와 재렛 레토. |
음악상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온 바다의 생존 투쟁기인 ‘올 이즈 로스트’(All Is Lost)가, 만화영화상은 디즈니의 ‘프로즌’(Frozen)이 탔다. 주제가상은 ‘만델라: 자유에로의 긴 걸음’(Mandela:,Long Walk to Freedom)의 주제가 ‘오디나리 러브’를 부른 U2가 받았다.
그런데 U2의 프론트맨인 보노는 이 날 뜻밖에도 사회자인 에이미 폴러로부터 뜨거운 키스세례를 받아 참석자들의 폭소와 함께 박수갈채를 받았다. 폴러가 TV 시리즈 ‘파크스 앤 리크리에션’으로 여주연상(코미디/뮤지컬) 수상자로 발표되자 보노 옆에 앉았던 폴러가 상을 받으러 일어나면서 그의 무릎에 올라 앉아 보노에게 키스를 쏟아 부은 것. 물론 이 키스는 가짜다.
이 날 여러 부문에서 수상 후보로 올랐으나 빈손으로 돌아간 영화들은 ‘필립스 선장’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8월: 오세이지 카운티’ 및 ‘네브래스카’ 등이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 1.17.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