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이 집필 중인 소설에 대해 매기(왼쪽)와 얘기하고 있다. |
진짜 사랑 찾아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유식하고 똑똑하고 지적이며 또 복잡한 성격을 지녔으나 어딘가 빈 곳과 결점이 있는 뉴요커들의 위트 있고 경쾌하며 빼딱한 로맨틱 코미디로 뉴욕이라는 배경과 말 많은 대사 그리고 진짜 사랑 찾아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의 얘기가 우디 알렌의 영화를 많이 닮았다.
아서 밀러의 딸 레베카 밀러가 각본을 쓰고 연출을 했는데 주인공들인 세 남녀의 자연스럽고 빼어난 연기와 함께 사랑과 제 임자 찾기와 운명의 이야기가 분주하게 사이클을 이루면서 잽싸게 돌아가는데 때로 샛길로 빠지는 듯한 얘기가 터무니없이 우스워 마치 소극을 보는 것 같다. 우디 알렌 팬들이 좋아할 영화로 대중적이진 않다.
뉴욕의 대학에서 미술과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진로 자문을 맡고 있는 매기(그레타 거윅)는 남자와 오랜 관계를 가지지 못해 늘 혼자인데 그를 위로하는 사람은 오랜 친구인 토니(빌 헤이더)와 토니의 부인 펠리시아(마야 루돌프).
매기는 이들에게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며 아기를 인공수정으로 낳겠다고 선언한다. 아빠 후보가 매기의 대학동창으로 수학을 전공했으나 지금은 오이지 공장 주인인 가이(트래비스 핌멜). 가이는 매기에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임신하면 어떻겠느냐고 조심스레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는다. 그러나 인공수정은 여차여차해 불발된다.
매기가 같은 대학에서 인류학을 가르치면서 소설을 쓰는 어른 아이 같은 존(이산 호크)과 알게 되면서 둘이 사랑에 빠지게 된다. 존은 유식하고 콧대 높은 덴마크 태생의 인류학자인 아내 조젯(줄리안 모어)과의 사이에 두 남매를 뒀으나 사랑이 식어 매기에게 청혼을 한다.
그로부터 3년 후 매기는 딸 릴리를 낳고 존과 행복하게 사는데 이기적인 존은 완전히 책 쓰는데 매달려 생계와 육아에 별 관심이 없다. 이런 임무를 매기가 충실히 수행하는데 종종 매기는 존의 두 아이까지 돌본다.
그러다 보니 매기의 존에 대한 사랑이 식어버리는데 매기는 이를 되살리려고 오만 수단을 다 써보나 별무효과. 이런 과정에서 매기는 조젯을 알게 되는데 조젯은 알고 보니 존이 말한 것과는 달리 아주 인간적인 여자로 아직도 존을 사랑하고 있다.
여기서 매기는 기찬 계획을 마련한다. 다시 존과 조젯을 결합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기는 별 생각이 없는 존을 조젯이 참석한 퀘벡의 인류학자 모임에 등을 밀다시피 해 보낸다. 과연 매기의 계획은 성공할 것인지.
삼빡하게 상쾌한 영화로 자주 내면의 공허를 제대로 추스르지 못해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는 여자 노릇을 아주 잘 하는 소녀 모습과 순진성을 지닌 거윅이 덤벙대면서 잘 하고 자기 멋에 취한 철 덜든 존 역의 호크와 도도한 것 같지만 인간적인 조젯 역의 모어도 매우 잘 한다. 성인용. Sony Pictures Classics. ★★★½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