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여름캠핑처럼 촬영은 장난·재미 가득”
5월1일에 개봉되는 마블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올스타 캐스트의 액션 모험영화‘어벤저스: 얼트론의 시대’(Avengers: Age of Ultron)에서 각기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로 나오는 크리스 에반스(34·오른쪽)와 크리스 헴스워드(31)와의 공동 인터뷰가 11일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있었다.모두 미남으로 건장한 체격을 지닌 에반스와 헴스워드는 인터뷰 시간 동안 시종일관 서로 이름이 같은 것에 대해 농담을 주고받으며 신이 난 아이들처럼 즐거워했다. 특히 전형적인 미국 미남의 얼굴을 한 에반스가 더 장난이 심했는데 옆에 앉은 헴스워드를 놀려가면서 큰 소리와 제스처를 동원, 질문에 대답했다. 이 영화의 일부를 서울서 찍어 에반스는 한국을 방문해 머물렀는데 인터뷰에서“정말로 대단한 경험을 했다”고 서울 방문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영화 홍보 차 다시 서울 방문을 위해 15일 출국했는데 기자가 인터뷰 후 사진을 찍을 때“서울을 즐기도록 하라”고 말하자“그러겠다”며 큰 미소를 지었다.
-왜 이 영화가 그렇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에반스-(헴스워드를 가리키며) “살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가 나와서다.”
*헴스워드-“캡틴 아메리카가 있기 때문이다. 얘기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영웅과 정의와 불의 등 여러 가지 얘기를 지닌 현실을 가상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그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아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고 본다. 나도 이 영화를 생각하면 팬들처럼 흥분하게 된다.”
-(에반스에게) 당신은 영화 촬영차 한국을 방문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당신네들 정말로 대단하더라. 공항에서의 환영인파에 진짜로 놀랐다. 어디를 가도 환영일색이었고 팬들도 열광해 참으로 좋았다. 난 이미 봉준호 감독과도 ‘설국열차’에서 함께 일을 해 한국은 반가운 곳이다. 그리고 한국 영화인과 함께 일하는 것에도 마음 설레고 있다. 따라서 자기 작품에 대해 열광하는 곳에 도착한다는 것은 언제나 고무적이며 바로 그것이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한 보답이다. 난 이번 주 안에 서울에 간다.”
-(헴스워드에게) 토르의 힘은 그의 망치에서 오는데 실제로 당신 자신이 힘은 어디서 오는가.
“힘의 능력은 그 안에 있는 것에서 온다. 내 힘이 어디서 오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여러 다른 것에 대한 다른 동기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이기적일지는 몰라도 나의 동기는 내 삶이었다. 그리고 이젠 내 가족 특히 내 아이들이다. 그들이 나의 힘이요 가장 강한 동기다.”
-어머니날이 곧 다가오는데 어린 아이들을 셋이나 키우느라 수고가 많은 아내에게 무엇을 해주겠는가.
*헴스워드-“아이들은 엄마에게 아침을 만들어 대접할 것이고 난 나대로 멋있고 특별한 대접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날은 아이들이 울지 않게 돌보겠다. 그런데 어머니날은 전 세계적으로 같은 날인가 아니면 각기 다른 날인가.”
‘어벤저스: 얼트론의 시대’의 캠튼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왼쪽)와 토르(크리스 헴스워드). |
-이 영화는 전편보다 유머가 많은데 특히 당신 두 사람의 역이 유머가 남달리 많다. 즉흥적인 것이라도 있는가.
*헴스워드-“각본에 따른 것이다. 그 각본은 영화의 성경과도 같아서 난 내 아이디어를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 제작 초창기에 조스 웨던 감독과 토르를 보다 유머러스하게 만들자고 논의는 했다. 왕처럼 뻣뻣한 신이 아니라 보다 인간적인 신으로 만들자고 했다. 팬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다.”
*에반스-“신인 헴스워드는 엄숙하게 말을 해야 해 유머를 구사하기가 힘들었던 것으로 안다. 그의 대사가 내 것이 아닌 것이 천만다행이다. 난 그것을 해낼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헴스워드는 그런 대사를 아주 우습게 잘 처리했다. 이 차이가 바로 내가 헴스워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곧 있을 세계적 권투경기인 필리핀의 매니 파퀴아오 대 미국의 플로이드 메이웨더의 시합을 보겠는가.
*(둘이 모두)“물론이다.”
*헴스워드-“난 파퀴아오에게 걸겠다. 난 파퀴아오의 힘과 컨디션 코치인 저스틴 포천으로부터 훈련을 조금 받았다. 난 두 사람 모두의 팬이지만 파퀴아오가 이기기를 바란다.”
*에반스-“난 메이웨더에게 걸겠지만 막상막하의 경기가 될 것이다.”
-이 영화는 당신들이 초고도의 기술로 만들어진 적을 무찌르는 얘기인데 당신들은 최신기술에 얼마나 익숙한가.
*헴스워드-“난 트위터도 남이 써 준다. 도통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것이 필요가 없다고 거절하다가도 세상이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아니면 뒤처지게 마련이다. 그런 것이 두려워도 미래는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들이 나올 것이기에 그에 관한 지식으로 무장해야 할 것이란 생각이다.”
*에반스-“나도 트위터는 요즘에야 알았다. 처음에는 그것을 안 쓰려고 하다가 2년 전에야 시작했다. 헴스워드 말이 맞다. 뒤처질 수는 없지 않은가. 나의 부모님께 온라인 사용법을 가르쳐 드린 기억이 나는데 아마 후에 내 아이들도 내가 새 기술을 몰라 당황해 하면 웃을 것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새 기술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한다.”
-세상에서 없으면 못 살 것이 무엇인가.
*에반스-“커피다.”
*헴스워드-“크리스 에반스다.”
-보통 때 날을 어떻게 보내는가.
*헴스워드-“영화에 나올 때와 안 나올 때가 서로 다르지만 아이들 때문에 새벽 5시에 깬다. 그리곤 소란을 떨면서 장난들을 치기 때문에 나도 일어나야 한다. 아이들은 보통 오후 8시에 자는데 난 그 때 한 30분간 TV를 본 후 취침한다.”
*에반스-“난 새벽 5시나 돼야 취침하는데.”
-당신들은 마블만화를 원전으로 한 영화에 나오면서 유명해졌는데 소감이 어떤가.
*에반스-“마블은 우리 둘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었고 그로 인해 많은 문들이 열렸다. 연기란 뜨거웠다 차가워졌다 하는 것으로 문이 열렸다 닫혔다 한다. 항해하기가 까다로운 뱃길이다. 그러나 우린 예술가요 창조자들로서 계속해 창조하기를 원하고 또 그것이 지속되길 바란다. 그러나 결국 모든 것은 개인에게 달렸다. 현재에 만족해 계속해 비슷한 작품을 만드는 것과 새 길을 개척하는 것은 개인에게 달렸다. 그것은 어느 정도 도박이다. 그러나 마블이 없었다면 선택의 여지도 좁았을 것이다. 그 선택을 미래의 기회에 어떻게 투자하는가는 개인 문제다.”
*헴스워드-“마블영화에 나왔다고 해서 직업보장이 됐다고 느낀 적은 없다. 이런 영화에 나오다 보면 ‘이것이 언제까지 계속되지, 속편이 끝나면 나도 끝인가’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난 이런 생각이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자신을 계속해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간의 불확실은 나쁜 것이 아니며 공포란 아주 좋은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당신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아이들 장난 같은데 재미있나 아니면 어려운가.
*헴스워드-“무지무지하게 재미있었다. 우리들은 세트에서 마치 고등학생들처럼 웃고 난리법석을 떨며 즐겨 감독으로부터 장난 그만치고 작품에 신경 쓰라는 말까지 여러 번 들었다.”
*에반스-“재미 만점이었다. 재미를 못 느낀다면 왜 영화에 나오는가. 이 영화는 수퍼히로의 영화로 우리 역은 다 초인적인 것이다. 따라서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마치 여름캠핑 같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무엇인가.
*에반스-“나의 부모는 나보고 누구도 믿지 말라고 가르쳤다. 내가 보스턴에서 LA로 거처를 옮기자 나의 어머니는 내게 절대로 누구도 믿지 말라고 강조했다. 어머니는 내가 사람 잡는 날사기꾼들의 동네로 갔다고 믿고 가족 외에는 아무 것도 또 그 누구도 믿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래서 처음 LA에 왔을 때 신경을 바짝 세우고 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LA에도 믿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헴스워드-“난 그 정반대다. 내가 호주에서 이곳에 왔을 때 나의 부모는 무엇이든지 하라고 조언했다. 네 몸도 팔고 영혼도 팔라고 조언했다. 우린 배가 고프고 먹어야 하니 무슨 짓이라도 다 하라고 했다. 그리고 즐기라고 충고했다.”
-아이들로 인해 당신 삶이 어떻게 변했는가.
*헴스워드-“여러 가지로 변했다. 일을 하는데 이유와 함께 새 초점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자신에 대해 더욱 신경을 쓰게 됐다. 과거에는 주로 나에 대해서만 내 내면과 대화를 나눴는데 이젠 아이들을 어떻게 돕고 또 그들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몰두하고 있다. 좋은 일이다. 그리고 난 아이들로 인해 보다 좋은 사람이 되었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