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혼자 남은 마크(맷 데이먼)는 생존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한다. |
‘화성의 로빈슨 크루소’구출작전
‘에일리언’과 ‘프로메테우스’ 등 외계영화를 연출한 늘 믿을 만한 리들리 스캇이 감독한 지적이요 튼튼하고 잘 짜여진 외계 모험영화로 흥분감보다는 정신집중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그 것이 재미를 깎아먹는다.
화성에 달랑 혼자 남게 된 우주비행사의 생존 드라마로 ‘화성의 로빈슨 크루소’라고 하겠는데 내용이 오늘이라도 당장 일어날 수 있는 것이어서 화성에서 일어나는 얘기이지만 생소하지 않고 아주 사실적이다.
이주 똑똑한 영화로 촬영과 연기와 세트 등이 다 훌륭한데 굉장히 유머(1인 유머이지만)가 많아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고 있다. 과학용어가 좀 많아 잘 알아듣기가 힘든 점도 있으나 그것을 몰라도 전체 내용을 이해할 수는 있다.
팀장 멜리사(제시카 체스테인) 등 4명의 동료(케이트 마라, 마이클 페냐 등)와 함께 화성탐사에 나선 마크(맷 데이먼)가 엄청난 흙먼지 폭풍을 만나 안테나 파편에 찔려 쓰러진다. 멜리사 등은 마크가 죽은 줄로 알고 급히 우주선을 타고 귀환길에 오른다.
뒤늦게 깨어난 마크는 적막강산 화성에 달랑 혼자 남아 그 때부터 생존을 위한 치밀한 계획을 짠다. 식물학자인 마크는 낙천가요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자로 한 달분(다음 화성탐사는 4년 후에 나 있다)의 식량을 주도면밀하게 배분하는가 하면 자신과 동료들의 인분으로 감자밭까지 만들어 자급자족을 한다. 마크는 자기비하적인 신랄한 유머를 혼자 중얼대며 무료를 달래는데 영화의 유머는 전부 이런 마크의 독백에서 나온다.
한편 지구에서는 마크의 사망이 공식 발표되는데 화성의 표면을 모니터하던 미 국립항공우주국(NASA)의 직원이 화성의 표면에서 동작을 포착하면서 마크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때부터 NASA와 캘리포니아의 제트추진연구소가 공동으로 마크 구출작전 준비에 들어간다(이 두 기관의 직원들로 제프 대니얼스, 크리스튼 윅, 션 빈, 치웨텔 에지오포 등 앙상블 캐스트가 나온다). 이들을 돕는 것이 뜻밖에도 중국.
그러나 결국 가장 신속한 구출은 지구로 귀환 중이던 우주선의 마크의 동료들에 의해 이뤄질 수밖에 없게 된다. 문제는 이들이 다시 화성으로 돌아가다 사고라도 나면 1인 구출을 시도하다 5명이 떼죽음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도덕적 딜레마.
구출과정이 상당히 긴장감 있게 묘사되는데 우주에서의 마지막 장면은 스탠리 쿠브릭의 ‘2001: 우주 오디세이’의 장면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지상에서의 라스트신은 정말로 필요 없는 사족이다. 들뜨지 않은 침착하고 이성적인 모험영화로 요르단에서 찍은 외부촬영이 매우 사실적이요 아름다운데 무슨 역이든지 잘 해내는 데이먼이 연기를 잘 한다. PG-13. Fox. 전지역.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