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7년 3월 21일 화요일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미녀와 야수가 야수의 궁전에서 춤을 추고있다.

원작 만화영화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디즈니가 1991년에 만든 동명 만화영화의 라이브액션 뮤지컬로 초호화판이다. 만화영화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히트했다. 촬영, 의상, 프로덕션 디자인과 안무 등이 화려하기 짝이 없고 주인공 처녀 벨 역의 엠마 왓슨이 역에 잘 어울리는데다가 연기를 잘 한다. 
원작의 노래들인 ‘뷰티 앤드 비스트’ ‘벨’ ‘비 아우어 게스트’ 등 로맨틱하고 흥겹고 정다운 노래들이 다 나오고 말하는 촛대와 시계 및 찻주전자 등도 그대로 다 나오는 원작에 충실한 영화로 아주 어린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작품이다. 
감독은 ‘시카고’와 ‘드림걸즈’ 등 뮤지컬을 만든 빌 콘돈이 맡았는데 기술적으로 완벽한 보기 좋은 영화이긴 하나 특수효과와 세트와 음향과 음악을 비롯해 모든 것이 너무 과도하고 과다해 인간적이고 감정적인 면이 약한 점이 결점이다. 그래서 보기에 숨이 찰 정도인데 좀 절제를 했으면 더 좋은 영화가 됐을 것이다. 
영화는 끝의 무도회 장면에서 벨에게 구혼하는 가스톤의 하인 르 푸가 동성애자임을 보여주는데 디즈니의 등급 PG영화에서 동성애를 옹호한다고 영화를 보이콧하겠다는 극장과 부모들이 있다.        
발명가인 아버지 모리스(케빈 클라인)와 단 둘이 사는 벨(왓슨)은 아름답고 독립적이고 진보적이며 책벌레인 처녀로 여자에겐 글을 안 가르치는 사회 관습을 무시하고 어린 여아에게 글을 가르치는 시대를 앞서가는 여자다. 
이런 벨을 사랑하면서 그녀에게 끈질기게 구혼하는 남자가 표리가 부동하고 자기만족에 빠진 이기주의자 가스톤(루크 에반스가 거드름 빼는 연기를 잘 한다). 가스톤 곁에는 그에게 아첨하나 가스톤 보다 지능이 한 수 위인 동료 르 푸(조시 개드)가 따라다닌다.
어느 날 모리스가 일보러 파리에 갔다 오다가 눈보라를 피해 들른 야수(댄 스티븐스)의 성(디자인이 눈부시다)에서 장미꽃을 따면서 이에 분노한 야수의 포로가 된다. 그리고 아버지를 찾으러 성에 달려온 벨이 아버지 대신 야수의 포로가 된다.
여기서부터 영화가 전반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흉측하고 무섭게 생긴 야수는 왕자 때 연민과 사랑을 모르는 냉정한 마음 탓에 저주를 받았는데 자기를 외모와 상관없이 사랑하는 여자가 나타나야 저주에서 벗어난다. 
분노와 좌절 그리고 회한에 잠겨 있는 야수는 총명하고 아름답고 용감한 벨로 인해 서서히 굳었던 마음에 녹는데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이 둘의 이런 관계 묘사다. 벨로 인해 야수는 유머까지 구사하게 된다.   
둘을 둘러싸고 프랑스 액센트를 구사하는 촛대 뤼미에르(이완 맥그레고 음성)와 추가 달린 시계 칵스워드(이안 맥켈런) 그리고 옷장 가드로브(오드라 맥도널드) 등이 수다를 떨면서 보조역을 재미있게 한다. 이 밖에도 엠마 톰슨이 사기 찻주전자 미시즈 파츠, 구구 엠바타-로가 깃털 먼지떨이로 그리고 스탠리 투치가 하프시코드 카덴자로 각기 나온다. 
번거로울 정도로 화사한 온 가족용 영화인데 이 영화와 함께 ‘미녀와 야수’의 최고걸작인 장 콕토가 감독하고 장 마레와 조젯 데이가 나온 흑백 프랑스판(1946)을 보기를 권한다. 로맨틱하고 환상적이며 황홀하기 짝이 없는 작품이다. 전 지역 상영.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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