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4년 10월 2일 목요일

‘은퇴한 킬러들’컴백 붐

‘노벰버 맨’의 피어스 브로스난.
‘테이큰’의 리암 니슨.
‘이퀄라이저’의 덴젤 워싱턴.
‘존 윅’의 키아누 리브스.



















케빈 코스너‘3 days…’, 브로스난‘노벰버 맨’
덴젤 워싱턴·키아누 리브스도 다시 총잡아
‘테이큰’으로 대박 리암 니슨도 3편 제작



나이 50 넘은 사람들의 보험체계인 AARP에 가입할 자격이 있는 중년의 은퇴한 킬러들이 마지막 한 번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계속해 스크린에 컴백하고 있다. 
옛날에는 보통 은퇴한 형사들이 마지막 한 번의 임무수행을 위해 일선에 복귀했는데 요즘에는 전직 히트맨들이 스크린에 컴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 명함에 은퇴란 없다’는 식이다. 
리암 니슨, 케빈 코스너, 피어스 브로스난, 덴젤 워싱턴 그리고 키아누 리브스 등이 최근 마지막 임무를 치르기 위해 은퇴에서 컴백했거나 컴백할 킬러들.              
제일 먼저 케빈 코스너(59)가 ‘스리 데이즈 투 킬’(3 Days to Kill)에서 딸(헤일리 스타인펠드)과 부녀지간의 정을 새롭게 하기 위해 CIA에서 은퇴했다가 마지막 임무를 위해 컴백한 뇌암을 앓는 킬러 이산 레너로 나왔다. 그러나 2월에 나온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달랑 5,200만달러를 버는 흥행 부진을 보였다.
8월 마지막 주말 노동절 연휴 흥행을 노리고 개봉된 피어스 브로스난(61)이 주연한 킬러영화 ‘노벰버 맨’(The November Man)도 역시 흥행이 부진했다. 여기서 브로스난은 은퇴한 CIA 킬러 피터 데브로로 나와 한적한 동네에서 조용히 살고 있다가 역시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마지못해 컴백한다. 노동절 연휴 엿새 간 11.9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낸 뒤 이미 박스오피스 탑 10권에서 밀려 났다.
26일에는 코스너와 동갑인 덴젤 워싱턴도 ‘이퀄라이저’(The Equalizer)에서 은퇴한 CIA 킬러 로버트 맥콜로 나온다. 과거를 손 씻고 보스턴의 홈마트에서 일하며 혼자 조용히 살고 있는 맥콜은 자기가 단골로 다니는 식당에서 알게 된 10대의 러시아 창녀(클로이 그레이스 모리츠)를 러시안 마피아들로부터 구하기 위해 다시 총과 칼을 뽑아든다. 
맥콜은 홈마트에 있는 온갖 건축용 도구를 사용해 러시아에서 파견된 킬러와 대결하는데 굉장히 폭력적이다(영화평 참조).
이들 중에 제일 막내인 키아누 리브스(50)도 은퇴했다가 다시 총을 뽑아든다. 리브스는 ‘존 윅’(John Wick)에서 은퇴한 킬러 존 윅으로 나와 러시안 마피아(요새 시국을 보여주듯이 요즘 나쁜 놈들은 대부분 러시안들이다)에게 아내와 애견이 살해되고 자동차까지 도둑맞자 이를 갈면서 복수를 자행한다.
중늙은이 킬러들의 컴백 붐을 일으킨 장본인은 리암 니슨(62)이다. 니슨은 ‘테이큰’(Takenㆍ2008)에서 그동안 소원했던 딸과의 관계를 봉합하기 위해 은퇴한 CIA 스파이 브라이언 밀스로 나왔다가 파리를 방문한 딸이 괴한들에게 납치되면서 다시 총을 잡는다. 
이 영화와 속편이 전 세계적으로 9억달러의 흥행수입을 내면서 내년 1월9일에는 제3편 ‘테이큰 3’가 나온다. 이 영화로 드라마 배우인 니슨은 중늙은이 액션스타 자리를 굳혔다.
그의 이런 인기를 업고 19일에 개봉된 ‘묘비 사이를 걷다’(A Walk among the Tombstones)에서도 니슨은 허가 없는 사립탐정으로 일하는 은퇴한 뉴욕 형사로 나와 마지못해 러시안 마약 밀매자들을 위해 일한다. 개봉 사흘 간 1,3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냈다. 기대치만 못한 흥행성적이다.
이런 영화들의 공식은 일정하다. 저 예산으로 액션을 강조하고 수퍼스타는 아니나 고정 팬들을 지니고 있는 배우들을 사용해 이들을 곤경에 처하게 한 뒤 팬들의 연민과 동정을 자아내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영화들의 계속되는 흥행 성공만을 믿고 비슷한 영화들이 양산되다 보면 반드시 그 중 일부는 흥행에 실패, 은퇴한 중늙은이 킬러들도 다시 일선에 복귀하기를 꺼려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프라이드(Pride)

런던에서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파업광부 지지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광부들과 동성애자의 이색적 연대 감동터치


1984년 ‘철의 나비’ 대처 수상이 지배하던 영국에서 일어난 광부들의 총파업과 이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해 기금을 모금한 런던의 게이와 레즈비언들의 걸맞지 않는 우호관계를 그린 드라메디로 기를 쓰고 관객의 심금을 울리려고 애를 써 다소 부담이 가지만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영국작품이다.
나오는 인물들이 너무 많고 또 너무 광범위하게 여러 가지 얘기를 다루고 있어 좀 산만하고 또 잘 몰랐던 사실이지만 일종의 언더독의 승리담이어서 기시감이 있으나 감독 매튜 와커스는 모든 인물들을 사랑하면서 정성과 애정을 다해 다뤄 가슴에 와 닿는다.
광부들의 파업과 이에 대한 대처의 냉정한 반응을 TV 뉴스로 보던 젊은 게이 행동주의자 마크(벤 슈네처-뉴요커로 기막히게 영국 액센트를 쓰는데 실제의 마크는 26세로 에이즈로 사망했다)는 런던 게이행진에 버켓을 들고 나와 광부들의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을 한다. 여기에 동참하는 것이 런던 교외에 사는 10대의 조(조지 맥케이). 그런데 조는 자신의 성적 기호를 숨기고 있다.
동성애자들과 블루칼러인 광부들은 서로 어울릴 처지가 아닌데도 마크는 둘이 모두 압박 받고 사회에서 밀려난 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믿고 대처를 공동의 적으로 삼고 일단의 동료들과 함께 ‘광부들을 후원하는 레즈비언과 게이들’(LGSM)이라는 단체를 조직, 광부 돕기 기금모금 캠페인을 벌인다. 
그리고 이들은 파업을 하고 있는 사우스웨일즈의 작은 광산마을을 찾아가나 처음에는 광부들로부터 냉대를 받는다. 남자들과 반대로 이들을 반갑게 맞는 것은 여자들. 그 중에서도 정열적이요 생의 소금과도 같은 동네 반장격인 헤피나(이멜다 스턴튼은 언제나 호연)와 진보적 사고방식을 지닌 젊은 주부 시안(제시카 거닝이 연기를 아주 잘 한다-실제의 시안은 후에 지방의원이 됐다)과 나이 먹은 상냥한 그웬(멘나 트러슬러) 등이 이들을 반갑게 맞는다.
남자 중엔 시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인 클립(빌 나이)이 이들을 환영하고 노조의 중재자인 다이(패디 콘시딘)도 이들을 조심스럽게 맞아들인다. 
결국 광부들도 LGSM 회원들의 진심에 감동해 서서히 마음이 녹는데 이런 과정을 서술하면서 여러 가지 판에 박은 에피소드들이 진열된다. 그 중에서 활기찬 것은 게이인 조나단(우락부락하게 생긴 도미닉 웨스트가 역을 잘 소화한다)이 동네사람들이 잔뜩 모인 교회 홀에서 동네 아주머니들과 신나게 디스코를 추는 장면.
LGSM팀이 웨일즈로 내려오고 이에 대답 차 헤피나 등 동네 아주머니들이 런던을 방문하면서 잡다한 에피소드들이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게 만든다. 여기에 질질 끄는 파업에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광부들의 결단과 광부 돕기와 에이즈 대처 문제를 놓고 일어나는 LGSM의 내부갈등 등 얘기가 지나치게 잔가지를 많이 친다.
그러나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좋고(특히 젊은 배우들이 영화에 넘치는 에너지를 공급한다)드라마와 코미디와 감상적인 면을 고루 잘 섞어 흐뭇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즐거운 영화다. 1985년 런던에서 열린 게이 퍼레이드에 광부들과 그들의 아내들이 대거 참석하는 마지막 장면은 콧등을 시큰하게 만든다. 
R. CBS Films. 일부 지역.   ★★★½(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프라이드 (Pride)

로버트(덴젤 워싱턴)는 어린 창녀를 위해 다시 총을 든다.

가여운 어린 창녀를 위해 처절한 복수를 펼치는…


덴젤 워싱턴이 나오는 서스펜스와 스타일을 갖춘 폭력적이요 흥분되는 킬러무비로 재미는 있는데 쓸데없이 폭력적이다. 총과 칼과 주먹은 물론이요 코르크스크루와 드릴 그리고 온갖 건축용 날카로운 도구들이 총 동원돼 수많은 러시안 마피아들이 황천으로 가는데 화면에 피가 흥건하다. 고개를 돌리게 된다.
워싱턴이 오스카상을 탄 ‘트레이닝 데이’를 감독한 안트완 후콰가 다시 워싱턴과 콤비를 이뤄 만든 쓴 맛나고 거칠고 사납고 가차 없는 영화인데 흥행에 성공할 것을 자신한 소니사는 벌써 속편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를 지닌 고독하고 과묵한 전직 킬러 스파이가 학대 받는 어린 창녀를 도와주면서 법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무력과 폭력을 휘두르는 얘기는 사실 새로울 것이 없지만(이 영화는 보스턴판 ‘택시 드라이버’다) 눈부신 액션과 느와르의 음습한 분위기 그리고 워싱턴의 신비감과 카리스마 가득한 자태와 연기 때문에 볼만하다.
보스턴의 대형 건축자재상 홈마트에서 일하는 로버트 맥콜(워싱턴)은 정결하고 검소한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과묵한 불면증자로 침착한 도사형. 밤이면 동네 다이너에 찾아가 자기 지정석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노인과 바다’와 ‘투명인간’ 같은 책을 읽는다. 로버트의 정체는 영화 중간에 가서야 밝혀지나 우리는 이미 그가 과거가 있고 어두운 일에 종사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쉽게 할 수 있다.
로버트는 식당에서 10대 러시안 창녀 테리(클로에 그레이스 모리츠)를 알게 되는데 어느 날 테리가 핌프에게 죽도록 얻어맞아 입원한 것을 보고(테리는 그 후 영화에서 사라졌다가 끝에 다시 나타나는데 영화는 철저히 워싱턴의 것이다) 테리의 소유주인 러시안 마피아 본부로 찾아간다. 그리고 현찰 8,000달러를 내밀면서 테리를 해방시키라고 요구한다.
이 요구가 거절되면서 로버트는 방안에 있는 5명의 마피아를 무자비하게 살해하는데 긴 대화에 이어 천둥번개 치듯 하는 살해 장면이 멋지게 안무되고 연출됐다. 로버트는 이들을 살해하기 전에 눈으로 마치 고성능 컴퓨터가 감지하듯이 방안의 마피아들의 위치와 무기로 쓸 만한 것들 그리고 내부구조 등을 전광석화처럼 파악한다. 
보스턴의 술집과 에스콧 서비스와 부패한 경찰까지 손 안에 쥐고 있는(이것이 사실이라면 큰일이다) 러시안 마피아가 이렇게 당하자 러시아의 마피아 본부에서 로버트를 처치하기 위해 교활하고 잔악하고 지능이 뛰어난 사이코 테디(마턴 코카스가 웃으며 사람 잡는 연기를 겁나게 한다)를 보스턴으로 파견한다.      
그러나 테디의 로버트 살해 시도는 늘 테디보다 한 발 앞서가는 로버트 때문에 번번이 실패하고 이로 인해 테디는 좌절감에 빠진다. 영화 중간에 가서 로버트가 과거 자신의 정보부 상사였던 부부(빌 풀맨과 멜리사 리오)를 찾아가면서 그의 정체가 밝혀진다. 
마지막 장면은 홈마트 안에서의 로버트와 테리의 장시간에 걸친 대결로 이어지는데 서스펜스와 잔인한 액션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 영화는 에드워드 우드워드가 나온 1985~89년 방영된 미국의 동명 TV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R. 전지역.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로이 최의 쿠바 샌드위치’



LA에 음식트럭 붐을 일으킨 ‘고기 바비큐’의 창업자인 로이 최(44)가 프라이팬에 각종 재료를 놓고 쿠바 샌드위치를 만드는 모습이 마치 화가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맞다. 요리도 예술이라고 한다.
한국과 멕시코 음식을 혼성한 요리법을 고안해 전 미국이 알아주는 셰프가 된 로이가 만드는 쿠바 샌드위치의 구수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면서 아직 저녁을 못 먹은 내 위장을 자극한다.
로이의 삶과 그의 음식트럭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 5월에 개봉, 빅히트한 영화 ‘셰프’(Chef)의 DVD 발매를 기념한 요리시범이 23일 LA의 선셋 타워 호텔에서 있었다. 로이는 영화를 감독하고 각본을 쓰고 주연도 한 존 홰브로의 요리선생으로 자문했고 그가 개발한 디저트 ‘베리즈 앤 크림’도 영화에 선을 보였다.        
요리시범에는 영화에서 셰프로 나온 존과 그의 어린 아들 역의 엠제이 앤소니가 나와 로이의 지시대로 쿠바 샌드위치를 만들었는데(사진) 로이가 재료를 다루는 동작이 마치 요술쟁이가 공 놀리듯 한다. 쿠바 샌드위치의 재료는 빵과 겨자(로이는 빵에 겨자를 바를 땐 빵 전체에 골고루 발라야 한다고 가르쳐 줬다)와 오이지와 돼지고기와 햄과 스위스치즈.
존은 로이의 지시대로 요리를 하면서 “요리는 하나의 비전이며 셰프는 타고난 선생”이라고 로이를 치켜세웠다. 그리고 “난 로이 덕택에 집에서 온갖 음식을 다 해먹는다”고 자랑했다. 시범이 끝나고 쟁반에 담겨 나온 샌드위치를 포도주에 곁들여 먹어보니 맛이 고소하다. “여미.”
내가 로이와 악수를 나누면서 한국일보 기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니 그는 “반갑습니다”라고 깍듯이 인사한다. 로이에게 “당신에게 있어 음식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그는 “나는 말도 별로 잘 못하고 또 스포츠 같은 것도 크게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음식으로 사람들과 대화하고  교통한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음식을 만들어 그것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커뮤니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셰프’는 음식영화이자 부자간의 사랑을 강조한 영화로 로이는 “이 영화는 음식 관계자 모두에게 큰 영감을 주고 아울러 그들에게 명예로운 작품”이라면서 “존이 처음에 각본을 가져 왔을 때 읽고 감동했고 영화도 거의 각본 그대로”라고 존을 칭찬했다.
LA에서 시작해 마이애미로 이동한 뒤 거기서 다시 뉴올리언스와 오스틴을 거쳐 LA로 돌아오는 로드 무비이기도 한 ‘셰프’는 음식과 가족 사랑으로 채워진 코미디 드라마다. 소피아 베르가라, 존 레구이사모, 더스틴 호프만, 스칼렛 조핸슨, 앤디 가르시아, 올리버 플랫 및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초호화 캐스트. 시각과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음식이 화면을 장식, 영화 내내 군침을 삼키다가 영화가 끝나자마자 식당으로 달려가게 만든다.
‘아이언 맨’을 감독하기도 한 존과는 구면이어서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존은 “나는 김치라이스가 제일 좋다”면서 “그 걸 집에서도 해먹고 또 코리아타운에 있는 라인호텔의 로이의 식당(로이는 이 밖에도 LA와 인근 도시에 여러 개의 식당을 소유하고 있다)에서 로이의 메뉴를 즐긴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를 듣던 로이가 “그 김치 내가 갔다 줬다”며 거들었다.
이어 존은 “로이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앞치마 두르는 방법도 하나의 의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존은 현재 디즈니의 대규모 액션 모험영화 ‘정글북’을 감독하고 있다.
로이는 중학교에 다닐 때 말썽꾸러기여서 부모가 군사학교에 보낼 정도였다. 20대 초반에는 마약에도 손을 댔고 한때 법대에도 다녔지만 곧 중퇴했다. 로이에게 재생의 문을 열어준 사람이 셰프 에메릴 라가스. 에메릴이 TV에서 요리강좌를 하는 것을 보고 있는데 에메릴이 TV 밖으로 나와 자기에게 “이 냄새 좀 맡아 봐. 이것 맛 좀 봐. 뭐든지 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래서 로이는 요리학교에 등록했고 에메릴은 로이의 생명의 은인이 된 셈이다.
로이는 덜 풍족한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주기를 좋아한다. 지금도 틈이 나면 사우스센트럴 LA에 가서 학생들에게 요리를 가르쳐 준다. 로이는 “이제 나는 마약 대신 사람들 먹이는 일에 중독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동료 셰프들에게도 “특권층만 먹일 것이 아니라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먹이는 방법을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2010년 ‘10대 최고의 신인 셰프’로 선정된 로이는 자서전 겸 요리책인 ‘LA 선: 마이 라이프, 마이 시티, 마이 후드’(LA Son: My Life, My City, My Food)를 출간했다. 그리고 CNN은 곧 로이의 쇼 ‘스트릿 푸드’(Street Food)를 방영한다. 로이의 옆에 있던 존이 “그 쇼에는 내가 제일  먼저 게스트로 나온다”고 뽐냈다. 쇼의 시청률이 하늘 높이 치솟기를 바란다. ‘코리안 후드 넘버 원!’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