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벰버 맨’의 피어스 브로스난. |
‘테이큰’의 리암 니슨. |
‘이퀄라이저’의 덴젤 워싱턴. |
‘존 윅’의 키아누 리브스. |
케빈 코스너‘3 days…’, 브로스난‘노벰버 맨’
덴젤 워싱턴·키아누 리브스도 다시 총잡아
‘테이큰’으로 대박 리암 니슨도 3편 제작
나이 50 넘은 사람들의 보험체계인 AARP에 가입할 자격이 있는 중년의 은퇴한 킬러들이 마지막 한 번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계속해 스크린에 컴백하고 있다.
옛날에는 보통 은퇴한 형사들이 마지막 한 번의 임무수행을 위해 일선에 복귀했는데 요즘에는 전직 히트맨들이 스크린에 컴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 명함에 은퇴란 없다’는 식이다.
리암 니슨, 케빈 코스너, 피어스 브로스난, 덴젤 워싱턴 그리고 키아누 리브스 등이 최근 마지막 임무를 치르기 위해 은퇴에서 컴백했거나 컴백할 킬러들.
제일 먼저 케빈 코스너(59)가 ‘스리 데이즈 투 킬’(3 Days to Kill)에서 딸(헤일리 스타인펠드)과 부녀지간의 정을 새롭게 하기 위해 CIA에서 은퇴했다가 마지막 임무를 위해 컴백한 뇌암을 앓는 킬러 이산 레너로 나왔다. 그러나 2월에 나온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달랑 5,200만달러를 버는 흥행 부진을 보였다.
8월 마지막 주말 노동절 연휴 흥행을 노리고 개봉된 피어스 브로스난(61)이 주연한 킬러영화 ‘노벰버 맨’(The November Man)도 역시 흥행이 부진했다. 여기서 브로스난은 은퇴한 CIA 킬러 피터 데브로로 나와 한적한 동네에서 조용히 살고 있다가 역시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마지못해 컴백한다. 노동절 연휴 엿새 간 11.9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낸 뒤 이미 박스오피스 탑 10권에서 밀려 났다.
26일에는 코스너와 동갑인 덴젤 워싱턴도 ‘이퀄라이저’(The Equalizer)에서 은퇴한 CIA 킬러 로버트 맥콜로 나온다. 과거를 손 씻고 보스턴의 홈마트에서 일하며 혼자 조용히 살고 있는 맥콜은 자기가 단골로 다니는 식당에서 알게 된 10대의 러시아 창녀(클로이 그레이스 모리츠)를 러시안 마피아들로부터 구하기 위해 다시 총과 칼을 뽑아든다.
맥콜은 홈마트에 있는 온갖 건축용 도구를 사용해 러시아에서 파견된 킬러와 대결하는데 굉장히 폭력적이다(영화평 참조).
이들 중에 제일 막내인 키아누 리브스(50)도 은퇴했다가 다시 총을 뽑아든다. 리브스는 ‘존 윅’(John Wick)에서 은퇴한 킬러 존 윅으로 나와 러시안 마피아(요새 시국을 보여주듯이 요즘 나쁜 놈들은 대부분 러시안들이다)에게 아내와 애견이 살해되고 자동차까지 도둑맞자 이를 갈면서 복수를 자행한다.
중늙은이 킬러들의 컴백 붐을 일으킨 장본인은 리암 니슨(62)이다. 니슨은 ‘테이큰’(Takenㆍ2008)에서 그동안 소원했던 딸과의 관계를 봉합하기 위해 은퇴한 CIA 스파이 브라이언 밀스로 나왔다가 파리를 방문한 딸이 괴한들에게 납치되면서 다시 총을 잡는다.
이 영화와 속편이 전 세계적으로 9억달러의 흥행수입을 내면서 내년 1월9일에는 제3편 ‘테이큰 3’가 나온다. 이 영화로 드라마 배우인 니슨은 중늙은이 액션스타 자리를 굳혔다.
그의 이런 인기를 업고 19일에 개봉된 ‘묘비 사이를 걷다’(A Walk among the Tombstones)에서도 니슨은 허가 없는 사립탐정으로 일하는 은퇴한 뉴욕 형사로 나와 마지못해 러시안 마약 밀매자들을 위해 일한다. 개봉 사흘 간 1,3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냈다. 기대치만 못한 흥행성적이다.
이런 영화들의 공식은 일정하다. 저 예산으로 액션을 강조하고 수퍼스타는 아니나 고정 팬들을 지니고 있는 배우들을 사용해 이들을 곤경에 처하게 한 뒤 팬들의 연민과 동정을 자아내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영화들의 계속되는 흥행 성공만을 믿고 비슷한 영화들이 양산되다 보면 반드시 그 중 일부는 흥행에 실패, 은퇴한 중늙은이 킬러들도 다시 일선에 복귀하기를 꺼려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