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 월스트릿의 20대 날사기꾼 조단 벨포트(52)의 한탕성 급성장과 탐욕 그리고 호화방탕과 무분별 및 비도덕과 무책임 끝의 몰락을 그린 블랙 코미디이자 광란의 소극인‘월스트릿의 늑대’(The Wolf of Wall Street)에서 벨포트로 나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39)와의 인터뷰가 뉴욕의 런던 호텔서 있었다. 디카프리오와 마틴 스코르세지 감독이 다섯 번째로 손잡고 만든 영화로 벨포트가 쓴 자전적 글이 원전. 디카프리오는 벨포트 역으로 12일에 열린 2014년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연상(코미디/뮤지컬)을 탔다. 이 영화는 현재 상영 중이다. 얼굴과 코 밑에 잔 수염을 해 나이에 비해 동안인 모습이 다소 어른스럽게 보이는 디카프리오는“그동안 잘들 있었습니까”라는 인사말을 하면서 인터뷰장에 들어섰다. 흰 셔츠에 단정한 정장차림의 미남 신사인 그는 약간 사무적이요 차갑게 보이긴 했지만 겸손하게 질문에 답했다.
- 당신은 벨포트와 몇 달간을 함께 지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그런데 벨포트는 사실 법의 허점을 이용하고 어수룩한 사람들을 착취해 쉽게 돈을 벌려고 한 서푼짜리로 그는 보다 큰 월스트릿의 거물 사기꾼들의 축소형일 뿐이다. 난 그와 함께 지내면서 그가 복용한 약물을 비롯해 자세한 모든 것에 대해서까지 물었다. 벨포트는 월스트릿 당시를 돈과 여자와 약물에 빠졌던 제정신이 아닌 시기로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이제 개과천선했다.”
- 당신은 이 영화의 제작자로서 어떤 활동을 했나.
“요즈음에는 이렇게 극단적으로 난잡하고 영화의 한계를 밀어 올리는 영화를 만들기가 힘들다. 스튜디오들은 이런 규모가 방대한 R등급(16세 미만 관람 때 부모나 성인 동반요)의 드라마를 만들기를 꺼려한다. 그래서 스튜디오 밖의 독립자본을 찾아야 했다. 우리는 월스트릿의 탐욕과 방탕과 과도를 극한적으로 사실적으로 그리려고 했다. 제작자로서 각본과 캐스팅을 비롯해 모든 부문에 관여했다.”
- 영화에서 가장 광적인 장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난장판 집단 섹스 신으로 현대판 칼리귤라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자기밖에 모르는 자들의 과다와 방탕의 블랙 코미디다. 우리는 월스트릿의 사람들에 대해 연구한 뒤 그들의 과도와 방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다.”
- 영화는 탐욕에 관한 것인데 당신은 탐욕을 어떻게 생각하나.
“탐욕은 삶의 내성에 속한 것이다. 기회주의와 탐욕 없이는 그 무엇도 살아남을 수가 없다. 그러나 지적인 삶의 형태인 우리는 남을 착취하거나 이용하지 않고 서로 화목하게 공존하면서 진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궁극적으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소비하고 남을 전연 무시하고 가능한 한 많은 부를 취하겠다는 개념이 팽배하고 있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런 생각이 모든 잘못의 뿌리다. 우리가 이런 생각을 초월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전까지는 영원히 같은 잘못을 저지르게 될 것이다.”
- 당신이 콸루즈라는 약물을 복용한 뒤 부작용으로 쓰러져 몸부림치는 장면이 있는데 대역이라도 썼나.
“아니다. 그 장면을 촬영하다가 등을 몹시 다쳐 촬영을 하루 중단해야 했다. 내가 경련을 일으키는 장면은 유튜브에 있는 약물을 섭취한 뒤 진짜로 경련을 일으킨 어떤 사람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모방했다.”
- 영화에서 코케인을 밥 먹듯이 하는데 그 가루가 무엇인가.
“아기용 비타민이다. 하루 종일 그것을 코로 들여 마시느라 코가 다 헐었다. 그런데 가장 안전한 비타민이라는 B-12를 너무 많이 섭취하는 바람에 마치 진짜 약물을 복용한 듯이 들뜬 기분이었다.”
- 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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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포트가 회사원들을 상대로“열심히 돈벌라”고 독려하고 있다. |
“인정받는 것을 싫어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그러나 진실은 개인이 그것에 대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연기와 작품이 모든 것을 말해 줄 것이다. 내가 아무리 내 영화에 관해 선전한다고 해도 개인들의 그것에 대한 반응은 각자에게 달려 있다.”
- 조단 벨포트를 연기하면서 당신 성격에 어떤 변화라도 일지 않았는가.
“난 근본적으로 착한 사람이지만 자기밖에 모르는 탐욕스런 그를 매일 같이 연기하다 보니 그의 성격이 나를 어느 새 잠식하고 든다는 느낌을 경험했다. 그래서 때로 나 자신을 조절해야만 했다. 이렇게 하기 힘든 역도 없었다.”
- 어떻게 해서 마틴 스코르세지가 감독을 맡게 되었는가.
“그와 난 이 영화를 7년 전쯤에 만들려고 했었는데 예산문제가 해결이 안 돼 중단했다. 그 뒤 레드 그래닛이라는 독립영화사가 날 보고 제작비를 대겠다고 제의하면서 내용과 표현에 한계를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난 영화를 만들려고 7년간이나 별렀던 차여서 스코르세지에게 가서 예술적으로 전연 한계를 두지 않을 테니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스코르세지는 그것이 마음에 들어 영화제작에 응했고 우린 둘이 각본의 초기단계에서부터 함께 일했다.”
- 힘과 부와 명성을 지닌 사람으로서 당신은 어떻게 과도와 과다를 적절히 조절하는가.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쉬운 일이 아니다. 늘 당신 주변에서 누군가가 당신을 통제해 주는 사람이 필요다. 나도 젊었을 때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하고 과다 과도하게 산 적이 있다. 그러나 다행히 일찍 나를 통제해 줄 사람이 있었다. 그로 인해 내 세계는 결국 예술과 자신의 업적에 기반을 둔 상상의 세계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의 내 인생은 불과 10년 전과도 매우 다른 것이다. 난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할 뿐이다.”
- 제작자로서 어떻게 작품을 선정하는가.
“먼저 나를 위한 보다 나은 작품을 찾기 위해 제작자가 되기로 했다. 이렇게 시작한 제작사는 서서히 성장하면서 내가 연기하지 않는 작품들을 구해 내 제작사의 특성이 드러난 영화들을 만들게 되었다. 나는 제작하는 영화의 감독에게 절대적 권한을 준다. 그러나 내가 주연을 겸할 경우는 철저히 간섭한다. 제작자로서의 보람은 스튜디오의 간섭을 떠나 철저한 자유를 누린다는 것이다.”
- 주식이나 증권에 투자하는가.
“안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70~80년을 주기로 한 번씩 붕괴되곤 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통제 없는 시장경제에서는 사람들이 가능한 한 이득을 취하려 들게 마련이다. 그런 체제에는 너무나 허점이 많아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남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자 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는 균형과 견제를 요하는 새 법이 필요하다. 내가 과다하게 무언가를 취득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미술품이다. 미술시장도 완전히 날라리 시장이다. 나도 사선 안 될 미술품들을 사긴 했지만 재미는 봤다.”
- 당신은 영화에서 천재적 세일즈맨으로 나오는데 그런 기술로 여자를 어떻게 유혹하겠는가.
“근본적으로 늘 자신이 있는 그대로 남아야겠다. 자기가 아닌 다른 것이 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 봐야 들통이 나게 마련이다. 나는 늘 만나게 될 사람이라면 만나게 마련이라는 태도를 견지해 왔다. 억지로 되는 수가 없다.”
- 팬들과 당신이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가.
“젊었을 때는 팬들의 관심을 즐겼다. 그러나 그 뒤로 그런 것은 쉽게 뒤집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이 때문에 나는 내가 원하고자 하는 배우요 예술가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결국 팬들은 내가 개인으로서 선택하는 역에 반응하게 마련이다. 난 그들이 내가 늘 같은 사람으로 남아 있지 않고 예술가로서 진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믿는다.”
- 당신에게 있어 가장 큰 유혹은 무엇인가.
“재킷이다. 난 재킷이 쓸데없이 너무 많다. 난 멋진 차나 비행기는 없지만 재킷은 많다.”
- 당신은 부를 도에 넘치게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채울 다른 것이 없을 경우 부에 더욱 집착하게 마련이다. 난 그런 사람들을 여럿 알고 있다. 그들은 영양을 섭취할 기본이 없어서 그렇다고 본다. 물론 나도 성공을 원한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의 집념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 당신 나이 39세인데 지금까지 이룬 것 중에 무엇이 가장 자랑스러우며 앞으로 5~10년간 무엇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가.
“난 16세 때 배우가 되면서 인생이 달라졌는데 바로 이처럼 배우가 되기로 결정한 것이 나의 큰 자랑이다. 배우로서 난 늘 보다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보다 자유롭고 보다 많은 기회를 포착하려고 애쓰고 있다. 난 환경보호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난 지난 한 해를 거의 쉬면서 나 자신과의 재연결을 시도했다. 인생에는 연기만큼 흥미 있는 다른 일도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도 중요하다.”
-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로 중요한 영향을 주리라고 생각하는가.
“이 영화에서처럼 인간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는 일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정직하게 보여주는 일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주의나 경고성 의미만을 지닌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응분의 결과를 받음으로써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계몽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영화다.”
- 당신은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는가.
“이제 더 이상 극단적인 운동은 하지 않는다. 그냥 정기적으로 운동을 한다. 적당한 운동을 하고 쉬면서 죽을 정도로 위험한 지경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내 건강 유지법이다.”
- 지금까지 산 물건 중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인가.
“어머니에게 사 준 집과 워홀의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