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츠가 가상현실 용 안경을 쓰고 ‘오아시스’ 안으로 들어갈 동작을 취하고 있다. |
가상현실 속에서 펼치는 스필버그작 모험과 액션
컴퓨터 특수효과(CGI)가 마음껏 재주를 뽐내는 가상현실(VR) 액션 모험영화로 CGI가 판을 치는 바람에 실제 사람들은 뒷전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동심으로 돌아가 컴퓨터 게임을 즐기면서 1980-1990년대의 영화와 노래 등을 그리워하고 있다.
컴퓨터에 중독이 된 요즘 10대들과 젊은이들이 즐겨 볼 영화로 컴맹이나 CGI보다 실제를 선호하는 나이 듬직한 사람들이 볼 영화는 아니다. 상영시간 140분짜리 컴퓨터 게임으로 주인공으로 나오는 두 젊은 남녀 배우들의 연기나 화학작용이 신통치 못해 흥미를 반감시킨다.
2045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도시 오하이오 주의 콜럼버스. 빈부 차가 심한 도시에서 층층이 쌓인 RV 트레일러에 사는 청년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단)가 주인공. 사람들은 시간만 나면 VR 안경을 쓰고 기술천재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일런스)가 창조한 온라인 가상현실 세상인 ‘오아시스’에 들어가 자기가 되고 싶은 게임이나 만화나 영화의 인물이 되어 액션과 모험을 즐긴다.
영화 ‘비틀주스’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배트모빌을 타고 달릴 수도 있으며 무중력 상태에서 춤도 즐길 수가 있다. ‘비틀주스’ 외에도 ‘트론’과 ‘아이언 자이언트’를 비롯해 구닥다리 비디오 게임 등이 등장하면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죽은 할리데이가 ‘오아시스’를 찾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만든 3개의 단서를 모두 풀고 부활절 달걀을 찾는 사람에게 자기 재산과 함께 ‘오아시스’를 주겠다는 유언을 남기면서 너도 나도 가상현실 속으로 달걀을 찾으러 뛰어든다. 영화는 가상현실과 진짜 세상을 오락가락한다.
와츠의 가상현실 속 화신 이름은 예수의 성배를 찾은 중세 기사 파르지발. 그와 그의 단짝 액 그리고 모터사이클을 타는 용감무쌍한 소녀 아트3미스(올리비아 쿡)와 함께 두 일본 소년 다이토(윈 모리사키)와 쇼토(필립 자오) 등이 5인조를 결성해 다른 경쟁자들에 앞서 달걀을 찾으려고 ‘오아시스‘’ 안으로 들어가면서 온갖 환상적인 액션과 모험을 경험한다. 액의 화신은 반인 반로봇인 거대한 흑인이고 아트3미스의 화신은 만화 속 인물 모습.
여기에 참여하는 것이 ‘오아시스’를 독차지하려는 굴지의 회사 사장 놀란 소렌토(벤 멘델손). 소렌토가 5인조를 처치하기 위해 가상현실 속으로 암살범들과 인간 사냥꾼을 파견하면서 이들과 5인조 간에 결사 대결이 일어난다.
달걀을 찾기 위해 통과해야 할 첫 번째 관문은 초고속 자동차 경주에서 이기는 것. CGI로 만든 스필버그의 ‘주라기공원’의 T-렉스와 킹콩 등 온갖 장애물들을 피해 달리는 자동차 액션장면이 볼만하다.
누가 궁극적으로 달걀을 찾는지는 불문가지의 일. 빅 스크린 용 컴퓨터 게임으로 스필버그가 과거를 그리워하며 만든 영화다. PG-13. WB.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