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자가 윌의 무릎에 앉아 사랑의 눈길을 나누고 있다. |
사랑의 힘을 얘기하는 로맨틱 코미디
나처럼 센티멘털한 사람들이 좋아할 위피(눈물 짜는 영화)로 매우 감상적인 멜로드라마이지만 정결하고 단순하고 선의가 가득한데다가 로맨틱해 비극인데도 보고 나면 기분이 고양된다. 물론 슬퍼서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게 되지만 울어서 몸과 마음이 다 시원해진다. 영화가 곱다.
아름답고 잘 생긴 두 선남선녀 배우들의 콤비와 연기도 좋고 슬픈 내용인데도 유머가 가득해 때로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다. ‘러브 스토리’와 ‘우리 별들의 잘못’을 연상케 만드는 완벽한 데이트용 영국 영화다. 원작은 조조 모이에스의 동명 베스트셀러로 모이에스가 각본도 썼다.
주인공은 영국의 작은 마을에 사는 덤벙대지만 착한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왕좌 게임’). 아이 같은 얼굴을 한 루이자는 한 없이 친절하고 늘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어 주위를 밝게 만드는 태양과도 같은 여자로 옷과 구두를 총천연색으로 갈아입고 매니큐어도 색색깔로 바꿔가며 칠해 마치 동화 속의 인물 같다.
루이자가 일하던 빵가게가 문을 닫으면서 루이자는 실직을 하는데 아버지마저 실직자여서 집에 걱정이 쌓인다. 이 때 루이자가 직업 안내소를 통해 얻은 직업이 동네 부자로 성을 소유하고 있는 부부(찰스 댄스와 재넷 맥티어)의 목 아래를 못 쓰는 아들 윌(샘 클래플린-‘헝거 게임’)을 돌보는 일.
윌은 런던 금융가의 총아로 미남에 신체 건강한 사람이었으나 2년 전 교통사고로 지금은 휠체어 신세를 지며 산다. 그러니 사람이 냉소적이요 한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다. 윌을 실제로 돌봐주는 사람은 네이산(스티브 피칵)인데 윌의 어머니는 루이자의 생명력과 밝음에 마음이 끌려 아들의 주위를 밝게 하기 위해 그녀를 고용한 것.
물론 윌은 처음에는 루이자를 퉁명스럽게 대하나 루이자의 낙천성과 선의에 감화돼 둘 사이에 가로 놓였던 서리가 서서히 녹기 시작한다. 루이자에겐 7년을 사귄 달리기광인 애인 패트릭(매튜 루이스)이 있지만 둘이 어떻게 될지는 뻔한 일.
문제는 윌이 루이자로 인해 미소마저 짓게 되지만 자기가 결코 과거처럼 될 수 없으며 또 건강도 갈수록 악화된다는 사실로 인해 더 이상 살기를 원치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윌에게 생의 의욕을 되살려주기 위해 루이자는 윌을 데리고 경마장에도 가고 모차르트의 오보협주곡 연주회에도 가지만 윌의 결심은 변하질 않는다.
잔가지 플롯으로 루이자의 집안 얘기와 그녀와 패트릭의 나빠져 가는 관계 그리고 윌의 전 애인이 윌의 친구와 결혼하는 식장에 윌과 루이자가 참석해 즐기는 장면 등이 있다. 사랑의 힘을 얘기하는 통속적인 내용이지만 두 배우가 호흡이 잘 맞는 진실된 연기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들의 기쁨과 슬픔에 함께 웃고 울게 된다. 테아 샤록 감독. PG-13.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