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 에롤 플린과 15세 단역소녀 애정행각
애들랜드와 플린이 단란한 시간을 즐기고 있다. |
천하의 바람둥이이자 물고기가 물마시듯 술을 마시고 마약을 즐겼던 할리웃 황금기의 미남 수퍼스타로 ‘로빈 후드의 모험’에 주연한 에롤 플린과 그가 사랑했던 15세난 단역배우 베벌리 애들랜드 간의 메이-디셈버 로맨스를 그린 전기 애정 드라마다. 플린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재미는 있으나 각본이 허약해 영화가 물에 물 탄 것처럼 심심하다.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을 좀 더 산성이 강하게 처리하면서 차라리 야한 태블로이드 이야기 식으로 다루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톡 쏘는 신랄한 맛이 모자라고 희대의 스캔들을 너무 온순하게 다뤄 나른한데 두 감독 리처드 글래처와 워시 웨스트모어랜드는 플린을 매우 동정적으로 묘사하면서 관객들도 그의 편을 들라는 식으로 다뤘다.
그러나 이런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과거 할리웃의 실상과 이면을 들여다본다는 점과 함께 플린을 판에 박듯이 닮은 케빈 클라인의 모습과 연기로 인해서 보고 즐길 만하다.
영화는 베벌리의 허영과 명성에 눈이 먼 어머니 플로렌스의 딸에 관한 전기 ‘빅 러브’와 베벌리 및 그의 할리웃 고교 동창생으로 플린의 조수였던 로니 쉐들로(맷 케인)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오디션 차 영화사에 온 15세난 베벌리(다코타 패닝-훨씬 나이 들어 보인다)를 보고 반한 플린은 베벌리를 유혹해 대뜸 섹스를 한다.
플린은 이 때 세 번째 아내가 있었다. 한편 베벌리는 할리웃에서의 이런 일은 당연지사로 여기고 일회 행사라 치부하는데 플린이 베벌리를 찾아와 “나는 너를 진실로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이런 둘 사이에 개입하는 사람이 전직 댄서로 의족을 한 베벌리의 어머니 플로렌스(수전 서랜든). 플로렌스는 허영과 명성에 눈이 먼 여자로 베벌리를 스타로 만들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그래서 미성년자인 딸의 나이도 속이고 플린과 딸의 관계를 말린다기보다 오히려 부추긴다.
뒤늦게 베벌리가 미성년자인 것을 안 플린은 베벌리와 동행 때 플로렌스를 따라 붙게 시켜 세상의 눈을 속인다. 그리고 플로렌스는 딸 덕택에 할리웃의 호사를 공짜로 즐긴다. 그런데 플린은 1943년에도 13세 소녀와의 성관계로 재판을 받았으나 무죄판결을 받았다.
1959년 플린이 심장마비로 50세로 사망하기 2년 전부터 시작한 영화는 2년간의 플린과 베벌리의 관계를 에피소드 식으로 그리고 있다. 스타가 되려고 에를 쓰는 베벌리를 위해 플린은 스탠리 쿠브릭을 만나 ‘롤리타’에 자신과 베벌리를 써달라고 부탁을 하나 거절당한다. 또 플린은 자기 돈을 써 쿠바에서 베벌리를 출연시켜 싸구려 영화 ‘쿠바의 여전사들’을 만들기까지 한다.
깜짝 놀랄 만큼 플린을 닮은 클라인이 연기를 기차게 잘하는데 패닝은 다소 모자란다. 역시 메이-디셈버 로맨스를 다룬 ‘롤리타’에 나온 수 라이언의 순진하면서도 섹시한 모습과 연기를 참고했는지 모르겠다. ★★★(5개 만점) <R. Samuel Goldwyn. 랜드마크(310-470-0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