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맨’ ‘보이후드’ ‘이미테이션 게임’ 5~7개 부문 후보 올라
‘버드맨'(Birdman)과 ‘보이후드'(Boyhood) 그리고 ‘이미테이션 게임'(The Imitation Game) 이 11일에 발표된 제72회 골든 글로브상 후보 발표에서 여러 부문 부문에서 지명되면서 최종 수상작 경쟁에서 선두에 나서게 됐다.
한물 간 영화배우의 브로드웨이 재기 시도를 그린 ‘버드맨’은 작품상(코미디/뮤지컬)을 비롯해 감독(알레한드로 G. 이나리투)과 주연남우(마이클 키튼) 등 총 7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가장 많은 지명을 받았다.
소년의 성장기를 12년간에 걸쳐 찍은 인디영화 ‘보이후드’는 작품(드라마)과 감독상(리처드 링크레이터) 등 총 5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고 2차 대전 때 독일의 군사용 암호 ‘에니그마’를 해독한 기계를 발명한 영국의 알란 튜링의 실화를 그린 ‘이미테이션 게임’도 역시 작품(드라마)과 주연남우(베네딕 컴버배치) 등 총 5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기자가 속한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는 작품과 남녀주연상 부문에 한해 드라마와 코미디/뮤지컬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하고 TV 부문에 대해서도 상을 준다.
상기 3영화가 골든 글로브 각 주요 부문에서 수상 후보에 오름에 따라 이들은 오스카상 수상 후보 명단에 오를 것이 분명해졌다. 골든 글로브는 오스카상 후보 선정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이밖에 여러 부문에서 수상 후보에 오른 작품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기상천외한 코미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작품과 감독 등 4개)과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1965년 흑인 투표권 확보를 위한 투쟁을 그린 ‘셀마'(Selma-작품과 감독과 남우주연 등 4개) 그리고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로 루 게릭병을 앓고 있는 스티븐 호킹의 삶을 그린 ‘모든 것의 이론'(The Theory of Everything-드라마 부문 작품과 남녀주연 등 4개) 및 결혼 5주년이 되는 날 실종된 아내(로자문드 파이크-드라마 부문 주연)를 둘러싼 선정적인 미스터리 스릴러 ‘곤 걸'(Gone Girl-감독과 음악 등 4개) 등이 있다.
그런데 ‘셀마’를 감독한 사람은 흑인 여류 에이바 뒤버네이로 흑인 여자감독이 골든 글로브상 후보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에 이어 2개 이상 후보에 오른 영화들은 다음과 같다. *‘폭스캐처'(Foxcatcher-드라마 부문 작품, 남우주·조연) *‘빅 아이즈'(Big Eyes-코미디/뮤지컬 부문 작품과 남녀주연) *‘인투 더 우즈'(Into the Woods-코미디/뮤지컬 부문 작품, 여우주·조연) *‘애니'(Annie-코미디/뮤지컬 부문 여우주연과 주제가) *‘세인트 빈센트'(St. Vincent-코미디/뮤지컬 부문 작품과 남우주연).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들 중에서 이색적인 사람은 ‘케익'(Cake)으로 지명된 제니퍼 애니스턴. 이 영화는 교통사고로 어린 아들을 잃고 자신은 얼굴을 비롯해 온 몸에 상처를 입고 끊임없이 영육으로 고통 하는 여인의 드라마다.
평소 가벼운 코미디나 로맨스 영화 배우로 알려진 애니스턴이 심각한 역을 맡고 상을 노린 영화로 그는 미 배우노조에 의해서도 수상 후보로 올라 오스카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역시 드라마 부문에서 ‘스틸 앨리스'(Still Alice)로 주연상 후보로 오른 줄리안 모어는 ‘스타의 집 지도'(Maps to the Stars)로 코미디/뮤지컬 부문에서도 주연상 후보에 올라 2차례나 지명 됐다. 만약에 모어가 상을 두 개 다 타면 이는 골든 글로브 사상 4번째의 기록이다. ‘스틸 앨리스’는 50세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언어학 교수의 드라마이고 ‘스타의 집 지도’는 한물 간 스타의 냉소적인 코미디인데 모어는 이 역으로 5월 칸영화제서 주연상을 탔다.
영화 ‘세인트 빈센트’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빌 머리도 HBO-TV의 미니 시리즈 ‘올리브 키트리지'(Olive Kitteridge)로 남우조연상 후보로도 올라 2번 호명을 받았다.
해마다 수상 후보가 발표될 때마다 흥미와 관심을 끄는 것은 어느 영화와 배우가 후보로 지명 됐느냐 하는 것보다 후보에서 탈락된 작품과 배우들이다.
올해도 그런 이변(?)들이 일어났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 크리스마스에 개봉할 앤젤리나 졸리가 감독한 전쟁 실화 ‘언브로큰'(Unbroken)이다. 이 영화는 태평양 전쟁에 참가한 미 올림픽 육상선수 루이스 잠페리니의 해상 조난 표류와 일본군에 의해 붙잡혀 겪은 고난을 그린 것으로 여러 면에서 오스카상 감이라는 사전 입소문이 나돌았으나 단 한 개의 부문에서도 지명을 못 받아 오스카상 후보에서도 탈락될 지도 모른다.
졸리와 함께 그의 파트너인 브래드 핏이 나온 역시 2차 대전 때 미군 탱크부대의 독일 전선 활동을 그린 ‘퓨리'(Fury)도 완전히 물을 먹었다. HFPA의 달링들인 부부 수퍼스타가 찬밥을 먹었는데 두 영화가 다 평범한 전쟁영화 수준을 못 넘어서고 있다.
역시 연말에 상을 노리고 개봉되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Exodus: Gods and Kings)과 ‘아메리칸 스나이퍼‘(American Sniper)도 마찬가지다. 12일에 개봉된 리들리 스캇 감독의 모세의 출애굽기를 다룬 ‘엑소더스’와 크리스마스에 개봉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 저격수(브래들리 쿠퍼)의 실화인 ‘아메리칸 스나이퍼’도 단 한 개의 부문에서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작품과 감독 및 남우주연상 후보 부문에서 오스카상 감이라는 예견이 나돌았던 영화다.
이와 함께 수상 후보의 희망이 있었던 호빗 시리즈 마지막 편인 ‘호빗: 다섯 군대의 전투'(Hobbit: The Battle of the Five Armies)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Interstellar)도 역시 찬물을 마셨다. ’인터스텔라‘는 달랑 음악상 후보 하나에만 올랐다. 그리고 한국 영화 ’해무‘도 외국어 영화 부문 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과거 골든 글로브상은 영화의 질보다 스타 파워에 의존한 작품들을 시상 후보로 선정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2년 전부터 서서히 이런 태도를 벗어나 진짜로 상을 탈만한 예술적으로나 질적으로 훌륭한 영화들을 고르고 있다. 올해 졸리와 핏 부부 그리고 이스트우드와 브래들리 쿠퍼 및 리들리 스캇과 크리스토퍼 놀란 등을 배제한 것도 이런 흐름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골든 글로브 생애 업적상은 조지 클루니가 받는다.
제7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2015년 1월11일 하오 5시부터 베벌리힐스의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리며 NBC-TV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생중계 된다.
★작품(드라마)
*‘보이후드’ ‘폭스캐처’ ‘이미테이션 게임’ ‘셀마’ ‘모든 것의 이론’
★작품상(코미디/뮤지컬)
*‘버드맨’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인투 더 우즈’ ‘프라이드'(Pride) ‘세인트 빈센트’
★남우주연(드라마)
* ‘스티브 카렐(폭스캐처) *베네딕 컴버배치(이미테이션 게임) *제이크 질렌할(나이트크롤러) *데이빗 오이엘로(셀마) *에디 레드메인(모든 것의 이론)
★남우주연(코미디/뮤지컬)
*레이프 화인즈(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마이클 키튼(버드맨) *빌 머리(세인트 벤센트) *화킨 피닉스(인히런트 바이스-Inherent Vice) *크리스토프 월츠(빅 아이즈-Big Eyes)
★여우주연(드라마)
*제니퍼 애니스턴(케이크) *펠리시티 존스(모든 것의 이론) *줄리안 모어(스틸 앨리스) *로자문드 파이크(곤 걸) *리스 위더스푼(와일드-Wild)
★여우주연(코미디/뮤지컬)
*에이미 애담스(빅 아이즈) *에밀리 블런트(인투 더 우즈) *헬렌 미렌(100후트 여행-The Hundred-Foot Journey) *줄리안 모어(스타의 집 지도) *큐벤자네 월리스(애니)
★감독
*웨스 앤더슨(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에이바 뒤버네이(셀마) *데이빗 핀처(곤 걸) *알레한드로 G. 이나리투(버드맨) *리처드 링크레이터(보이후드)
<박흥진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