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7년 3월 21일 화요일

‘007 두 번 산다’여주인공 - 미에이 하마


일본식 결혼을 한 제임스 본드(션코너리)와 키시 수즈키(미에이 하마).

“나는 차분한 사람… 정상적인 삶 살려고 은퇴”


현재의 미에이 하마
올 해는 007 시리즈 다섯 번째 영화 ‘007 두 번 산다’(You only Live Twice^1967)의 개봉 50주년이 되는 해다. 제1대 제임스 본드인 션 코너리가 다섯 번째로 007역을 맡은 작품으로 일본과 런던에서 찍었다.
냉전 시대 지구궤도를 비행하는 미국과 소련의 우주선이 공중에서 실종되면서 본드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의 외딴 섬으로 침투, 우주선 납치의 주범으로 국제범죄조직인 ‘스펙터’(SPECTRE)의 두목 언스트 스타브로 블로펠드(도널드 플레전스)와 대결한다.
비평가의 호평과 함께  흥행서도 대박을 터뜨린 이 영화의 감독은 루이스 길버트로 그는 후에 로저 모어가 본드로 나온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와 ‘문레이커’(1979)도 감독했다.
이 영화에는 일본의 팔등신 미녀들이 대거 출연하는데 본드는 키모노를 입고 그 중 하나인 키시 수즈키와 결혼까지 한다.
뉴욕 타임즈는 최근 영화 개봉 50주년을 맞아 동양 최초의 본드 걸 키시 수즈키 역의 미에이 하마(73)를 하코네의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인터뷰를 했다.      
아름다운 하마는 영화에서 비키니를 입고 출연하면서 플레이보이지에도 실려 ‘일본의 브리짓 바르도’라 불리며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그러나 하마는 영화 출연 몇 년 후 스크린에서 은퇴했는데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들이 아는 것과는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으로 정상적인 삶을 살려고 은퇴했다”고 밝혔다.
하마는 은퇴 후 라디오와 TV쇼의 사회로 활동하면서 여성들의 큰 인기를 모은 아이 양육과 여성의 예절과 자아발견 등에 관한 책을 14권이나 썼다. 그녀는 또 오래된 농촌과 농경법을 지키는 운동에 힘을 쏟았는데 아울러 일본 전통 공예품 수집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그러나 신문은 하마의 집에는 포스터를 비롯해 007영화와 함께 1960년대 초 일본영화의 황금기에 빅 스타였던 그녀가 나온 많은 영화들의 소품은 단 한 점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고 덧 붙였다. 하마는 이에 대해 “그런 것들은 다 지하실에 있다”면서 “나는 과거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하마는 버스 차장 노릇을 하던 16세 때 토호영화사에 의해 발견돼 은막에 데뷔한다. 곧 바로 스타가 됐으나 영화를 안 찍을 때면 배낭을 지고 유럽과 인도를 여행하면서 연기 생활을 더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문제로 고심했다고 한다.
하마가 1966년 본드 걸 역을 위해 오디션에 참가했을 때 그녀는 이미 온갖 장르의 영화 70 편에 나온 베테런이었다. 하마는 길버트 감독이 자기를 선정한 이유가 감독이 자신이 킹 콩이 사랑하는 여자로 나온 일본 괴물영화 ‘킹 콩 대 고질라’(1962)를 봤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마는 영화를 찍기 위해 런던에 갔을 때 고독에 시달려야 했는데 이런 자기를 위로하고 도와 준 사람이 션 코너리였다고. 아직도 그를 ‘션 코너리-산’이라고 부르는 하마는 코너리에 대해 자기처럼 노동자 계급 출신의 코너리는 연기를 안 할 때면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이나 “액션”이라는 소리가 나오면 순식간에 신사 스파이 킬러로 변신했다고 회상했다.
하마는 이어 코너리는 매일 아침 자기에게 “무슨 어려운 일이라도 있느냐”고 물었다면서 그 때 코너리와 더 자주 대화를 못 가진 것에 대해 후회했다. 두 사람은 이 영화 이후 다시 만난 적이 없다.
대부분 일본에서 찍은 이 영화로 인해 하마는 토시로 미후네와 마치코 교와 함께 할리웃에 진출한 몇 안 되는 일본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현대적 미를 지닌 그녀는 비록 신장이 5피트 5인치 밖에 안 되지만 일본의 남자 스타들은 물론이요 서양의 내로라하는 여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스타였다.    
하마는 이 영화 이후 자신에게 주어지는 많은 할리웃 영화들을 다 거절했다. 역들이 다 남자 배우의 비키니를 걸친 장신구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은퇴를 단행하고 TV의 중역인 남자와 결혼해 4남매를 낳고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녀가 농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40세 때 차를 타고 시골을 지나다가 댐건설을 위해 집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농민들을 보고나서였다. 그래서 그 후 지금까지 30년간 팬들에게 일본의 고유한 것의 가치를 알리는데 진력하고 있다.
하마가 최근에 출판한 책은 ‘고독은 멋있는 것이 될 수 있다’로 여자들에게 남이 반대할지라도 자신에게 진실 되게 살라고 조언한 책이라고 한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미녀와 야수가 야수의 궁전에서 춤을 추고있다.

원작 만화영화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디즈니가 1991년에 만든 동명 만화영화의 라이브액션 뮤지컬로 초호화판이다. 만화영화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히트했다. 촬영, 의상, 프로덕션 디자인과 안무 등이 화려하기 짝이 없고 주인공 처녀 벨 역의 엠마 왓슨이 역에 잘 어울리는데다가 연기를 잘 한다. 
원작의 노래들인 ‘뷰티 앤드 비스트’ ‘벨’ ‘비 아우어 게스트’ 등 로맨틱하고 흥겹고 정다운 노래들이 다 나오고 말하는 촛대와 시계 및 찻주전자 등도 그대로 다 나오는 원작에 충실한 영화로 아주 어린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작품이다. 
감독은 ‘시카고’와 ‘드림걸즈’ 등 뮤지컬을 만든 빌 콘돈이 맡았는데 기술적으로 완벽한 보기 좋은 영화이긴 하나 특수효과와 세트와 음향과 음악을 비롯해 모든 것이 너무 과도하고 과다해 인간적이고 감정적인 면이 약한 점이 결점이다. 그래서 보기에 숨이 찰 정도인데 좀 절제를 했으면 더 좋은 영화가 됐을 것이다. 
영화는 끝의 무도회 장면에서 벨에게 구혼하는 가스톤의 하인 르 푸가 동성애자임을 보여주는데 디즈니의 등급 PG영화에서 동성애를 옹호한다고 영화를 보이콧하겠다는 극장과 부모들이 있다.        
발명가인 아버지 모리스(케빈 클라인)와 단 둘이 사는 벨(왓슨)은 아름답고 독립적이고 진보적이며 책벌레인 처녀로 여자에겐 글을 안 가르치는 사회 관습을 무시하고 어린 여아에게 글을 가르치는 시대를 앞서가는 여자다. 
이런 벨을 사랑하면서 그녀에게 끈질기게 구혼하는 남자가 표리가 부동하고 자기만족에 빠진 이기주의자 가스톤(루크 에반스가 거드름 빼는 연기를 잘 한다). 가스톤 곁에는 그에게 아첨하나 가스톤 보다 지능이 한 수 위인 동료 르 푸(조시 개드)가 따라다닌다.
어느 날 모리스가 일보러 파리에 갔다 오다가 눈보라를 피해 들른 야수(댄 스티븐스)의 성(디자인이 눈부시다)에서 장미꽃을 따면서 이에 분노한 야수의 포로가 된다. 그리고 아버지를 찾으러 성에 달려온 벨이 아버지 대신 야수의 포로가 된다.
여기서부터 영화가 전반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흉측하고 무섭게 생긴 야수는 왕자 때 연민과 사랑을 모르는 냉정한 마음 탓에 저주를 받았는데 자기를 외모와 상관없이 사랑하는 여자가 나타나야 저주에서 벗어난다. 
분노와 좌절 그리고 회한에 잠겨 있는 야수는 총명하고 아름답고 용감한 벨로 인해 서서히 굳었던 마음에 녹는데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이 둘의 이런 관계 묘사다. 벨로 인해 야수는 유머까지 구사하게 된다.   
둘을 둘러싸고 프랑스 액센트를 구사하는 촛대 뤼미에르(이완 맥그레고 음성)와 추가 달린 시계 칵스워드(이안 맥켈런) 그리고 옷장 가드로브(오드라 맥도널드) 등이 수다를 떨면서 보조역을 재미있게 한다. 이 밖에도 엠마 톰슨이 사기 찻주전자 미시즈 파츠, 구구 엠바타-로가 깃털 먼지떨이로 그리고 스탠리 투치가 하프시코드 카덴자로 각기 나온다. 
번거로울 정도로 화사한 온 가족용 영화인데 이 영화와 함께 ‘미녀와 야수’의 최고걸작인 장 콕토가 감독하고 장 마레와 조젯 데이가 나온 흑백 프랑스판(1946)을 보기를 권한다. 로맨틱하고 환상적이며 황홀하기 짝이 없는 작품이다. 전 지역 상영.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태풍 후(After the Storm)


료타는 아내 교코와 아들 신고와의 재결합을 시도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하고 가슴 아픈 가족영화


‘스틸 워킹’(Still Walking)과 ‘부전자전’ 및 ‘우리들의 막내 여동생’ 등과 같은 영화에서 가족의 얘기를 담담하고 소박하면서도 가슴에 사무치도록 진실하게 그린 일본의 코레-에다 히로카주 감독의 또 하나의 아름답고 가슴 싸하니 아픈 가족영화다.
대사와 연기 위주의 영화로 달곰씁쓸한 인간 코미디인데 부드럽고 상냥하며 단순하고 솔직하다.
서서히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매력적인 영화로 세상사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얘기를 연민과 통찰력으로써 다정다감하게 그렸다.
아무렇게나 옷을 입었으나 키가 크고 잘 생긴 료타(아베 히로시)는 아름다운 부인 교코(마키 유코)와 이혼했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아내와 12세난 아들 신고(요시자와 타이요)와 재결합을 하려고 애 쓴다. 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사람이 무표정하게 매서운 소리 잘 하는 작은 투 베드룸 아파트에 사는 료타의 어머니 요시코(키키 킬린). 료타에겐 누나가 있는데 아버지는 막 별세했다.    
료타는 과거 상을 탄 소설작가이나 그 뒤로 15년간 글을 못 쓰고 지금은 소설을 위한 자료 수집을 한다는 명분하에 젊은 동료를 데리고 다니는 사설탐정소의 직원이다. 료타와 교코의 이혼 이유가 분명히 밝혀지진 않으나 료타는 철이 덜 든 몽상가인 반면 교코는 현실적인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료타가 서푼짜리 도박꾼이라는 점도 이혼 사유가 된 것 같다. 그리고 교코는 료타를 만날 때마다 아들 양육비를 조른다.
료타는 외도하는 기혼남녀들의 사진을 찍어 받은 몇 푼 안 되는 돈을 자전거 경마장에서 날리거나 빠찡꼬장에서 탕진한다. 그리고 아들에게까지 복권의 재미를 전파한다.
오매불망 교코를 못 잊는 료타는 아내 뒤를 정탐하다가 아내가 돈 많은 남자와 데이트하는 것을 목격하고 대경실색한다. 그리고 어느 태풍이 휘몰아치는 날 밤 료타는 어머니의 응원을 받아 가면서 어머니의 아파트에서 아내와의 재결합을 시도한다.
태풍이 끝나고 영화는 이무 일 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끝나는데 결말이 아주 사실적이다. 료타가 사람이 좋아 어떻게 해서든지 그가 교코와 재결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글쎄 세상일이란 그렇게 바라는 대로만 되지는 않으니까.
부드러운 코미디와 우수가 배인 현실을 균형 있게 묘사한 내 이웃의 얘기 같은 영화로 연기들이 뛰어나다. 모두 지극히 사실적이요 빈 틈 없이 완벽하고 절묘한데 특히 아들을 사랑하면서도 가차 없이 깎아 내리는 소리를 해대는 킬린의 연기가 볼만하다.
성인용. Royal 등 일부 극장.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교향곡 제5번


며칠 전 차를 타고가면서 클래식 음악을 방송하는 KUSC를 듣고 있는데 프로그램 진행자가 신청곡을 틀겠다면서 신청자의 얘기를 들려주었다. 신청자는 9세난 데이빗의 어머니. 데이빗은 자폐성 장애자로 클래식 음악을 무척 사랑하는데 데이빗의 부모는 음악인이 아닌데도 데이빗은 모든 악기를 구별할 줄 안다는 것.
데이빗의 어머니는 내 사랑하는 아들에게 이 곡을 들려주고 싶다면서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부탁했다. 진행자가 “데이빗, 베토벤의 제5번 교향곡이다”라며 ‘타 타 타 타’로 시작되는 음악을 틀었다.
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데이빗의 어머니가 이 곡을 신청한 이유가 평생을 청각장애와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위대한 음악을 작곡한 베토벤의 불굴의 투지와 인간승리의 정신을 아들의 영혼과 교감시켜 주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음악의 치유 능력이다.
교향곡 제5번 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들을 때마다 전율을 느끼게 되는 베토벤의 ‘운명’이다. 그 다음으로 유명한 것이 말러의 제5번일 것이다. 이 교향곡은 말러가 아내 알마에게 보내는 연서인 느리고 로맨틱한 제4악장 아다지에토로 유명하다. 이 음악은 루키노 비스콘티가 감독한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 효과적으로 쓰였다.
그 다음으로 유명한 것이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제5번. 이 곡은 어둡도록 장엄하고 아름다운 음악도 음악이지만 쇼스타코비치가 음악을 작곡한 이유로 더 유명해진 교향곡이다. 그가 자아 비판적인 이 곡을 작곡하게 된 까닭은 1934년에 초연된 자신의 오페라 ‘므첸스크 디스트릭의 레이디 맥베스’ 때문이다.
오페라의 내용은 불행한 결혼생활에 시달리는 부농의 아내가 하인 농부와 간통한 뒤 독재자 같은 시아버지와 무기력한 남편을 살해하나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는 얘기다. 나는 이 오페라를 오래 전에 다운타운의 뮤직센터에서 키로프 오페라 공연으로 관람했었다. 쇼스타코비치 특유의 풍자적 위트로 가득한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초연 시 비평가와 관객의 큰 호응을 받은 이 오페라를 1936년 스탈린이 모스크바에서 보다가 도중에 퇴장한데 이어 공산당기관지 프라우다가 사설로 이 작품을 타락한 것이라고 공격하면서 쇼스타코비치는 여생을 정치적 박해와 죽음에 대한 공포에 떨면서 살아야 했다.  
그래서 쇼스타코비치가 ‘메아 쿨파’로 작곡한 것이 제5번 교향곡이다. 그는 이 곡에 ‘정당한 비판에 대한 소련 예술가의 실용적이요 창조적인 대답’이라는 부제를 붙이면서 스탈린에게 백배 사죄를 했다.  
이렇게 작곡된 교향곡은 1937년에 초연돼 비평가들의 호평과 청중들의 호응을 받았는데 퇴폐적인(?) ‘므첸스크 디스트릭의 레이디 맥베스’와는 달리 여러 모로 정상적인 음악의 틀에 정착한 모범적인 작품이라고 하겠다. 특히 감상적일 정도로 아름다운 제3악장(초연 시 청중들이 울었다고 한다)에 이은 제4악장의 요란한 승전가와도 같은 코다는 사기를 진작시키는 긍정적인 것이어서 공산주의에 대한 찬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쇼스타코비치는 이 코다에 대해 “넘쳐나는 아첨의 의상을 입은 속이 공허한 독재자에 대한 풍자적 그림”이라고 말했다는 설이 있다.
나는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좋아하는데 그의 음악은 러시아음악 특유의 서정성과 비극성 그리고 우울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희롱기가 있다. 그의 음악의 이런 풍자성과 희롱기는 예술가의 창조성과 자유혼을 핍박하는 공산체제에 대한 신랄한 야유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12일 디즈니 컨서트 홀에서 LA필이 연주한 두 곡은 모두 평생을 고뇌와 고통 속에 살아야 했던 베토벤과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이었다. 지휘는 오는 2018년 시즌부터 뉴욕필의 상임 지휘자 직을 맡을 네덜랜드 태생의 얍 환 즈베덴(56).
운동선수처럼 단단한 체구를 지닌 즈베덴은 표정이나 태도가 모두 매우 진지했는데 강건하고 강렬한 지휘로 베토벤과 쇼스타코비치를 제어하다시피 했다. 지휘 스타일이 크고 튼튼하면서도 서정적이요 섬세한 부분까지도 철저했지만 대체적으로 다부지고 역동적이었다.
7세 때 바이얼린을 든 즈베덴은 15세 때부터 줄리아드에서 수련, 19세에 암스테르담의 로열 콘체르토헤보 오케스트라 사상 최연소의 컨서트 매스터가 되었다. 즈베덴은 내가 잘 아는 한국인 음악교수의 제자다. 그가 1990년대 중반에 지휘자로 변신을 한 것은 그의 지휘를 본 레너드 번스타인의 권유에 의해서라고 한다.
자폐성 장애자 아들을 갖고 있는 즈베덴은 1997년 부인과 함께 자폐성 장애아동의 부모를 위한 파파게노 재단을 설립, 음악을 통해 음악 치료사와 음악가들이 장애아동들을 돕는데 기여하고 있다. 자폐증 장애자의 어머니가 신청한 곡과 자폐증 장애자의 아버지가 지휘한 곡이 모두 베토벤의 제5번 교향곡이었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