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크리스가 사격연습을 하고 있다. |
수학천재 자폐증 회계사의 ‘킬러 본색’
메이저 스튜디오가 할리웃의 수퍼 스타를 써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전형적인 넌센스 액션 스릴러로 얘기가 도무지 씨가 안 먹혀 보고 있자니 지루해 몸살이 날 지경이다. 벤 애플렉이 어쩌자고 이런 영화에 나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나 그는 셈에 천재적 기억력을 지니고 사격과 무술에도 뛰어난 자폐증세의 공인회계사로 나와 회계도 하고 또 닥치는 대로 인명을 살상한다.
일종의 재정 액션스릴러요 가족 드라마이자 약간의 러브 스토리도 양념 식으로 섞어 넣었는데 내용이 터무니 없는데다가 애플렉의 로봇 같은 연기도 보기에 어색하기 짝이 없다.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영화여서 재미도 없고 또 관심도 없다.
일리노이주 교외의 작은 마을의 회계사 크리스천 울프는 자폐증자로 수학과 계산에 천재적 능력을 지녔다. 자폐증자여서 말이나 대인관계가 거의 없다. 영화는 크리스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는데 군인인 크리스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호신수단으로 격투술을 가르친다. 크리스에겐 정상적인 동생 브랙스턴(성인 역에 존 번달)이 있는데 이들의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인도네시아의 무술을 비롯해 온갖 무술을 가르친다.
크리스의 작은 회사는 자신의 숨은 활동을 위장한 간판용이고 실제로 그는 무기와 마약밀매상들의 회계사로 자기 차고에 있는 RV에 금괴와 거액의 현찰 그리고 잭슨 폴락의 그림까지 있다. 크리스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는 사람이 재무부 관리 레이먼드 킹(J.K. 시몬스).
그래서 크리스는 킹의 눈을 돌려놓기 위해 정상적인 업무로 실제 수족과 또 같은 기능을 하는 인공수족 등을 제조하는 대규모의 로보트공학회사의 회계장부를 돌보기로 한다. 회사의 회장은 라마 블랙(존 리트가우).
크리스가 회사의 회계장부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회사의 여직원 데이나 커밍스(안나 켄드릭)를 비롯한 몇 명의 간부들에게 알려주면서 계속해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데이나와 크리스 간에 로맨스의 기운이 감돌다가 만다. 계속해 이 회사의 사람들이 살해되면서 크리스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이에 대전차용 자동기관총을 들고 반격에 나서면서 수십명이 황천으로 간다. 크리스를 쫓는 킬러들의 두목이 과연 누구일까요.
애플렉의 자폐증자 연기는 보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도 있겠으나 내가 보기엔 무기력한 연기다. 영화는 마치 속편을 예고하듯이 끝나는데 감독 개빈 오카너와의 인터뷰에서 그에 대해 물었더니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대답이었다.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 R. WB. ★★½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