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말루 의사는 풋볼선수들의 조기사망과 뇌진탕과의 관계를 규명한다. |
풋볼선수들의 어두운 이면 추적
미 프로풋볼 선수들의 비정상적인 죽음과 뇌진탕과의 관계를 규명한 나이지리아 태생의 병리학자 베넷 오말루의 실화로 약간 스릴러 분위기마저 지닌 튼튼한 드라마다. 특히 이 영화는 의사 오말루 역의 윌 스미스가 액센트와 함께 조용하면서도 안으로 강한 힘을 발산하는 연기를 하는데 그 외에도 조연진들의 연기도 아주 좋다.
스미스는 영화를 혼자 짊어지다시피 하고 있는데 잘 나가던 내용이 오말루의 애정과 가정문제를 묘사하면서 영화의 중심 내용으로부터 벗어나는 바람에 김이 빠진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풋볼선수들의 어두운 이면을 밝혀낸 드라마여서 좋은 연기와 함께 볼만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운동경기 중 받은 뇌에 가해진 강한 충격 때문에 선수들이 늙기도 전에 비정상적인 죽음을 맞는다는 사실이 입증됐는데도 여전히 이 경기가 인기리에 열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때는 2002년. 장소는 피츠버그. 영화는 처음에 팬들의 큰 사랑을 받던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은퇴한 라인맨 마이크 웹스터(데이빗 모스)가 상거지가 돼 정신장애에 시달리다가 트럭에서 자살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웹스터의 사체를 부검하던 오말루(스미스)는 웹스터의 뇌에서 50세의 나이에 있을 수 없는 이상한 흔적을 발견한다. 오말루는 사체에 대한 부검 전에 사체와 친숙해지기 위해 사체에다 대고 말을 하는데 그의 이런 죽은 자에 대한 존경에 감동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웹스터 외에도 은퇴한 풋볼선수들이 마약과 술에 절어 포악해지고 심한 우울증에 빠지거나 나이에 걸맞지 않는 또 다른 이상한 증세를 보이면서 자살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들을 부검한 오말루는 모두에게서 웹스터의 뇌에 생긴 특이한 흔적을 발견하고 이를 경기 중 뇌에 입은 충격의 후유증이라고 발표한다.
오말루의 발표가 의학계에 관심을 모으자 전미 프로풋볼리그(NFL)는 오말루의 발표를 묵살하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이야말로 다윗 대 골리앗의 싸움으로 그의 상사인 시릴(알버트 브룩스가 호연한다)은 오말루에게 “NFL은 예전에 교회가 소유했던 1주의 하루를 소유하고 있는 막강한 세력”이라면서 NFL과의 싸움에 승산이 없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오말루는 시릴을 비롯해 다른 의사들인 줄리안(알렉 볼드윈)과 스티븐(에디 마산) 등의 지원을 받으면서 끈질기게 자신의 부검결과를 세인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오말루의 활약과 함께 그와 역시 아프리카에서 온 아름답고 총명한 여인 프레마(구구 엠바타-러)와의 로맨스가 곁들여져 묘사되나 이는 이야기의 핵심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
영화는 풋볼경기 중 입은 뇌에 대한 손상이 선수들의 비정상적인 죽음과 관련이 있음을 알려주고 아울러 NFL을 음모집단으로 묘사하긴 했지만 풋볼 자체를 부정적으로 그리진 않았다.
오말루는 공적이 인정돼 정부로부터 고위 공직자의 자리를 제공 받았으나 이를 사양했다. 피터 란데스만 감독. PG-13. Columbia. 전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