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턴이 교도소 주방장 맥긴티 앞에서 떨고 있다. |
입양된 곰 적응과정 벌이는 해프닝
재미와 감동의 가족용 애니메이션
런던의 단란한 브라운 가족에 입양된 페루산 곰 패딩턴의 새 세상 적응과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 그리고 인간 가족과의 관계를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게 그린 ‘패딩턴’(2014)의 속편으로 전편 못지않게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고 우습고 신나는 온 가족용이다.
전편에 나온 배우들이 다시 다 나오고 여기에 휴 그랜트와 브렌단 글리슨 같은 유명 배우들이 조연으로 나와 톡톡 튀는 대사와 노련한 연기로 웃음을 배가시키는 앙상블 캐스트의 영화다. 주·조연 외에 짐 브로드벤트, 이멜다 스턴튼, 마이클 갬본 및 탐 콘티 같은 유명 배우들이 카메오로 나온다.
액션이 많고 속도감 있으며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대사 그리고 좋은 연기가 있는 상냥하고 부드럽고 사뿐한 영화로 곰이 주인공이니만큼 플롯에 좀 어리석은 부분이 있다. 이 영화는 여러 가지로 교훈적인 부분도 있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수용과 함께 친절과 예의범절 및 우리들 속에 있는 선한 마음을 소홀히 하지 말자는 호소가 담겨 있다.
패딩턴(벤 위셔 음성)이 입양된 브라운 가족이 사는 동네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이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허영 덩어리인 한물 간 배우 피닉스 뷰캐넌(그랜트). 그는 지금 개밥 광고로 연기생활을 하고 있다. 브라운 가족의 가장과 그의 아내 그리고 이들의 아들과 딸 및 나이 먹은 가정부로는 각기 전편에 나온 휴 본느빌, 샐리 호킨스, 새뮤엘 조슬린, 매들렌 해리스 및 줄리 월터스 등이 다시 등장한다. 이들 중에서 제일 재미있는 사람이 가정부 월터스로 그가 “배우란 다 사악한 것들”이라고 한 마디 한다.
입양된 집에서 가족의 일원이 되어 잘 살고 있는 패딩턴의 이 닦고 세수하는 등의 일상묘사가 아주 우습고 재치 있다(애니메이션이 매우 좋다). 패딩턴은 동네 골동품가게(가게 주인이 브로드벤트)에서 19세기에 만든 희귀한 팝-업 책을 보고 이를 사서 자기가 오매불망 못 잊는 고향의 아주머니에게 보내려고 유리청소 등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런데 이 책을 노리는 자가 있으니 그가 바로 뷰캐넌. 이 책에는 엄청난 액수의 보물이 숨겨진 장소를 알려주는 단서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밤 패딩턴은 괴한이 골동품 가게에 침입해 팝-업 책을 훔치는 것을 목격하고 그를 뒤쫓다 오히려 절도범으로 몰려 교도소에 들어간다.
영화 중간 부분을 차지하는 교도소 내 패딩턴의 생활이 아주 우습고 재미있다. 죄수들의 우두머리는 속은 착하나 험악한 인상에 거구인 주방장 너클스 맥긴티(글리슨). 살벌한 감방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물론 패딩턴. 그는 맥긴티에게 마마레이드를 사용한 조리법을 지도, 그 때까지 맥긴티가 무서워 그가 해주는 맛없는 음식을 참고 먹던 감방 동료들의 입맛을 바꿔 놓으면서 감방에 화해와 평화 무드가 가득하게 된다.
한편 브라운 가족은 패딩턴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나 쉽지가 않다. 그래서 패딩턴과 맥긴티가 교도소를 탈출하면서 추격과 도주와 액션과 모험이 일어난다. 세트 디자인과 의상과 칼러도 알록달록하니 다채롭다. PG.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