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7년 5월 24일 수요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의 크리스 프랫




“주라기 공원·어벤저스 등 속편 출연… 난 행운아”


마블만화를 원작으로 2014년에 만든 빅히트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속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에서 외계 무뢰한들로 구성된 우주 수호자들의 리더 피터 퀼로 나오는 크리스 프랫(37)과의 인터뷰가 최근 할리우드에 있는 런던호텔에서 있었다.
건장한 체격에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씩씩한 프랫은 유머와 위트를 섞어 농담을 해가면서 전연 스타 티를 안내고 겸손하고 편안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이웃집 사람과 같아 인터뷰가 재미있고 즐거웠다. 프랫은 인터뷰에서 작년에 ‘패신저’ 홍보차 한국에 갔을 때 팬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아 정말로 고마웠다고 말했다.

▲ TV 시리즈의 조연배우로 시작해 이렇게 스크린의 빅스타가 된 소감은.
“내 인생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명성으로 인해 자신의 사생활을 잃은 사람들은 성공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가급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고마울 뿐이다. 그런데 난 늘 성취감과 행복감에 차서 살아왔기 때문에 명성에 대해 급급해 하진 않았다. 이제 다행이라 할 것은 더 이상 영수증의 금액을 안 들여다봐도 된다는 것이다. 문제라면 대중이 있는 곳에 갔을 때의 처신이다. 그 외에는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그리고 과거보다 많고 좋은 작품을 마음대로 선택 할 수 있다는 것도 혜택이다.”

▲성공으로 인해 신나는 일들이 많다고 했는데 그것들은 무엇인가.
“나와 가족에게 주어진 기회를 비롯해 우리들의 노후 그리고 여행하고픈 곳에 갈 수 있고 사고 싶은 땅도 살 수 있고 또 매년 몇 달 간의 휴가 등 흥분되는 것들이 많다. 또 훌륭한 영화인들과 함께 일 할 수 있으며 여러분들과도 자주 만날 수 있지 않은가. 우린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이 영화의 속편이 몇 개나 만들어지는가.
“계약상 제3편은 꼭 나온다. 난 이 영화를 사랑한다. 제3편도 전편들처럼 제임스 건이 감독하고 각본을 쓴다. 이 영화는 그의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2편 만든 경험은 어떤가.
“감독을 비롯해 출연진들이 다 구면이어서 편안했다. 우린 제1편을 만들 때 금방 친구들이 됐다. 제1편을 만들 때보다 훨씬 쉽게 역에 적응할 수가 있었다. 따라서 영화 만드는 것도 전편보다 훨씬 쉬웠다.”

▲작년에 ‘패신저’ 홍보 차 한국에 갔을 때 한국 팬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정말로 그들을 사랑한다. 그들로부터 진짜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었다. 그와 함께 팬들의 성원과 그들이 이 영화의 전편을 아주 좋아한다는 것도 절감했었다.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우린 대규모 팬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만들었는데 모두들 멋있었고 감동적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팬들이 참석했는데 우리나 팬들 모두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진짜 좋은 시간을 보냈다.”
크리스 프랫은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에서 우주 수호자들의 리더로 나온다.

▲ ‘주라기 공원2’와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파트1’ 등에도 나오는데 속편을 너무 많이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속편들이 나오는 3편의 영화에 나온다는 것은 운이 좋은 일이다. 배우란 앞으로 6개월의 일정을 명확히 내다보기가 힘든 직업이다. 아버지요 남편으로서 미래를 꾸려가려고 하는 나로선 앞으로 내가 어디에 있을지를 분명히 알 수 있는 속편을 만든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그렇게 하기란 배우로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영화들이 다 좋고 또 히트작이라는 것도 기쁜 일이다.”          

▲성공해 더 이상 영수증 내역을 안 들여다 봐 좋다고 했는데 또 다른 멋진 일은 무엇인가. 
“난 만화영화의 음성연기를 하기도 하는데 돈 대신 장난감을 보수로 받는다. 그래서 그것들을 차에 싣고 아동병원에 가 아이들에게 나눠주곤 한다. 그것이 다른 특혜 중 하나다. 어느 날 인스타그램으로 감기에 걸린 아이가 내가 준 선물인 가면을 쓴 채 자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정말로 좋은 일을 했구나 하고 생각했다.”

▲배우로서 여행을 많이 할 텐데 당신은 훌륭한 여행자인가.
“우리의 여행은 여행이라기보다 장소의 이동이다. 촬영을 할 때 여행이란 목적지도 제대로  모르고 한다. 그러나 여행 할 때면 책과 헤드폰을 비롯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 그리고 꼭 루빅스 큐브를 갖고 간다.”

▲짐을 잘 싸는가.
“형편없다. 늘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곤 한다. 내 아내(배우인 안나 화리스)가 나보다 훨씬 나은데 아내는 여행하기 이틀 전부터 짐을 싼다. 나는 떠나는 날 짐을 싸느라 난리법석을 떨면서 아내에게 도움을 청하곤 한다.”

▲지구의 환경 조건이 싫어 다른 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는가.
“노. 어디로 가란 말인가. 지구보다 더 살기 좋은 곳은 없다. 화성은 너무 뜨거워 못 살걸. 난 내가 사는 지구를 사랑한다. 물론 우린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 것은 우리가 풀어나가면 된다. 지구는 당신과 나 같은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우린 문제들과 정면 대결해야지 그것으로부터 달아날 수는 없다.”

▲‘주라기 공원2’에 대해 말해 달라.
“기존 ‘주라기 공원’과 다른 공포를 줄 것이다. 기존의 것들과 다른 새롭고 매우 신선한 감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내년에 개봉된다.”

▲팬들로부터 괴이한 반응이나 경험을 겪은 적이 있는가.
“어제 프리미어에서 웬 이상한 남자가 갑자기 흥분을 하고 화를 내면서 가라데 폼을 잡으며 야단법석을 떨어 사람들이 그를 들어 날라야 했다. 날 해치지 않은 게 다행이다. 누가 갑자기 내게 달려들지 모르는 일이다. 그런 미친 사람들이 더러 있다.”

▲존경의 마음으로 당신 가족 외에 누군가의 동상을 만든다면 누가 되겠는가.
“예수와 실베스터 스탤론 그리고 어쩌면 짐 캐리다. 이유는 묻지 말라. 나도 모르니까.”

▲어느 하루 아무도 당신이 누군 줄을 모른다면 무슨 일을 하겠는가.
“해변에 가겠다. 피크닉 준비를 하고 큰 공공장소인 해변에 가서 발가락을 물에 담그고 또 아들(4세)과 안나와 함께 산책을 하겠다. 아무도 날 알아보지 않는 사람들로 붐비는 해변에서 가족과 하루를 즐길 것이다.”

▲좋아하는 해변이라도 있는가.
“마우이의 블랙록 해변이다. 장관이요 아름답다.”

▲아들 잭으로부터 배우는 것이라도 있는가.
“며칠 전에 아들에게 ‘야 잭, 너 이리와 앉아’라고 말했더니 잭이 한다는 소리가 ‘그 게 누구에겐가 말하는 바른 어투냐’고 한 마디 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래 네가 맞다. 여기 와서 앉을 수 있겠니’ 하고 고쳐 말했다. 난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 명령만 들었지 ‘플리즈’니 ‘댕큐’라는 말을 많이 듣질 못 했다. 그런 성장 배경 때문에 나도 아들에게 그렇게 말했는데 그래서 가급적 아들에게 ‘플리즈’와 ‘댕큐’를 많이 쓰려고 노력중이다.”

▲늘 행복하고 즐거워 보이는데 어두운 면이라도 있는가.
“누구나 다 어두운 면이 있겠지만 대중 앞에서 그것을 잘 드러내진 않는다. 난 불화 없는 가정에서 자라 그런 것 같다. 그런데 가족 간에도 가끔 충돌은 있는 것이 건전하다. 그러나 우린 그것을 피했다. 그런 탓에 난 내 의견을 크게 내놓기를 꺼려한다.”

▲예측 불허한 도널드 트럼프로부터 우리 우주를 지킬 비법이라도 있는가.
“견제와 균형이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 큰 다행이다. 우리는 독재자에게 굴하지 않을 수 있는 체제를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가 독재자라곤 안 하겠지만 우린 독재자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사법체제와 행정부를 가졌다. 그래서 매 4년마다 선거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난 우리 국민이 누군가 옳은 일을 하지 않으면 그를 교체할 수 있는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이 나라와 국민을 믿는다. 그리고 난 우리 헌법이 누군가가 과도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도 믿는다. 난 우리 정부와 신을 믿는다. 난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결혼 계획(The Wedding Plan)


미칼이 신랑도 없는데 결혼식을 강행하고 있다

결혼 한달 앞두고 파혼통보‘신랑 구하기’성공할까


텔 아비브에 사는 신심이 강한 보수파 유대교 신자인 32세 난 처녀가 결혼 한 달 전에 약혼자로부터 버림을 받고도 그것을 자기 믿음에 대한 시험이라 생각하면서 계획대로 결혼식을 준비하는 얘기를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게 다룬 드라마다. 감독(각본 겸)은 이스라일계 미국인 라마 버쉬틴.
주인공 여자의 눈으로 서술되는데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과연 주인공이 끝에 가서 자기 믿음대로 기적이 이뤄져 결혼을 하게 될 것이냐 아니냐 하는 궁금함 때문에 서스펜스에 매달리게 된다.
아동파티용 이동 페팅 동물원을 운영하는 미칼(노아 코러)은 미인은 아니나 아름답고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여자. 그런데 결혼 한 달 전에 느닷없이 약혼자로부터 “난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통보와 함께 파혼을 당한다. 건강하고 건실한 남자 쉬미(아모스 타맘)가 경영하는 결혼식장을 이미 예약한데다 손님들에게 초청장까지 보낸 뒤여서 미칼은 큰 시름에 빠진다.
그러나 신심이 강한 미칼은 이것을 하나의 시련이라 믿고 신랑 없는 결혼식을 예정대로 치르기로 결심한다. 신이 기적을 일으켜 한 달 안으로 신랑감을 골라 주리라고 믿는다. 자기 어머니와 언니와 친구들마저 이를 믿지 않는 가운데 미칼은 연속적으로 블라인드 데이트를 하나 신랑감을 못 고른다.  
마음이 다급해진 미칼은 우크라이나로 여행해 성지를 찾아가 기도를 하는데 이 기도가 통했는지 여기서 미남 인기 록가수(오즈 제하비)를 만나 데이트를 즐긴다. 그리고 미칼은 혼자 귀국한다. 마침내 결혼식 날 신랑이 없는데도 미칼은 웨딩 드레스를 입고 손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자에 앉아 신랑을 기다린다. 코러가 따뜻하고 빛나는 연기로 호면을 압도한다.
성인용. 랜드마크 등 일부극장. ★★★1/2(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솔라리스(Solaris·1972)


크리스가 죽은 아내 하리와 재회하고 있다.


망가진 우주선서 만난 자살한 아내
과거의 잘못 바로 잡으려 하는데…


역시 타르콥스키의 영화로 인간의 윤리문제를 탐구한 심오하고 아름다운 형이상학적 공상과학 영화. 상영시간 167분으로 칸 영화제 심시위원 특별상 수상. 원작은 폴랜드의 공상과학 작가 스타니슬라브 렘의 소설. 
스탠리 쿠브릭의 ‘2001: 우주 오디세이’를 연상케 하는 영화로 도덕과 죽음 그리고 기억과 시간에 관한 철학적이요 신비한 작품이어서 강력한 집중력을 요구하나 ‘스토커’처럼 아름답다. 
시골에서 부모와 어린 딸과 함께 사는 중년의 우주인 크리스는 혹성 솔라리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한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혹성 주위를 돌고 있는 우주선에 도착한다. 솔라리스의 표면은 생명체로 인간의 환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작용을 한다. 
크리스는 내부가 망가진 우주선에 아직도 두 명의 과학자가 살고 있다는 것과 함께 자기의 옛 동료인 우주인이 자살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의 죽음이 솔라리스의 표면과 불가사의한 관계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런데 솔라리스에 크리스의 자살한 아내 하리가 생전과 똑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크리스는 자신의 과거 잘못을 고치고 다시 아내와의 관계를 정립하려고 애를 쓴다. 사랑과 진실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개념에 대해 묻고 있는 독창적인 작품. 디지털 복원판으로 23-25일 까지 뉴아트서 상영.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스토커(Stalker·1969)


스토커(앞)가 작가와 교수를 '존'으로 안내하고 있다.

욕망 이뤄주는 방… 3인의 선택은


러시아의 사색적이요 철학적이며 심오한 감독 안드레 타르콥스키의 작품으로 공상과학적 요소와 철학적이요 심리학적인 요소를 혼합한 예술영화다. 상영시간 161분으로 카메라 동작과 서술이 엄청나게 느려 인내심이 필요하나 매우 아름답고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스토커’라 불리는 안내자가 작품의 영감을 찾는 우울한 작가와 과학적 발견을 추구하는 교수를 데리고 오래 전에 일어난 대재난으로 지구 종말 후의 세상처럼 된 신비하고 제한된 지역인 ‘존’을 가로질러 간다. 이들의 목적지는 인간의 가장 내밀한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방’. 
세 사람이 현대사회의 지스러기들로 지저분한 ‘존’을 여행하면서 대화하고 논쟁을 벌이다가 ‘존’ 그 자체가 생명체처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종교적 은유요 현대 사회의 정치적 불안에 대한 고찰이며 아울러 영화 자체에 대한 명상으로 세밀한 부분까지 마치 현미경으로 드려다 보듯이 찍은 촬영이 찬란하다. 
디지털 복원판으로 19~22일까지 뉴아트(11272 샌타모니카)서 상영.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