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통해 우정 맺고 삶의 방향 찾는 10대들
13세 난 펑크밴드의 소녀 멤버들인 헤드빅(왼쪽부터)과 보보와 클라라. |
비틀즈에 미친 두 10대 소녀의 향수감 가득한 덴마크 영화 ‘트위스트 앤 샤웃’을 연상시키는 스윗하고 따스한 스웨덴 영화로 영화 속의 로큰롤에 심취한 반항적인 세 10대 초반의 소녀들처럼 약간 과격하고 야단스러우면서도 앙증맞고 귀엽다. 따분한 일상과 가정환경에 신물이 난 소녀들이 서로 성격은 다르면서도 음악을 통해 우정을 맺고 즐거움과 삶의 방향을 찾는다는 10대용 영화이지만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즐겁고 경쾌하고 정신적으로도 고무적인 영화다.
펑크음악이 있는 소녀들의 성장기인 영화의 시간대와 장소는 1982년의 스톡홀름. 안경을 낀 13세난 중학생 보보(미라 바르카머)는 조숙하고 똑똑한 소녀로 일상적인 것에 반항하는 톰보이. 언뜻 보면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분간 못할 헤어스타일에 복장차림이다. 보보와 동갑인 친구 클라라(미라 그로쉰)도 역시 조숙한 반항아로 모호크 헤어스타일을 한 남녀동성체 같은 모습의 아이.
오히려 홀 엄마를 돌봐야 하는 보보는 클라라보다 똑똑하긴 하나 말발 세긴 클라라에게 못 따라간다. 클라라는 자기가 주인 노릇 못하면 견디지를 못하는 소녀다. 이 둘의 잡다한 우정의 모습이 에피소드식으로 묘사된다. 영화 전체가 일관성 있는 얘기로 진행된다기보다 에피소드식이다.
보보와 클라라는 다 특별한 음악적 재능이 없는데도 그냥 속풀이 겸 화풀이의 수단으로 차고에서 2인조 밴드를 결성하고 클라라가 리드싱어 노릇을 자처한다. 둘은 아무래도 음악적 소질이 있는 동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클래시컬 기타에 재능이 있는 동갑내기로 하늘하늘한 헤드빅(리브 리모인)을 새 멤버로 초청한다. 헤드빅 역시 경직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부모 밑에서 자라 숨이 막힌다.
셋이 펑크밴드를 구성하고 신나게 노래하고 연주를 하는데 그 중에서도 걸작은 ‘브레즈네프 앤 레이건 퍼크 오프!’라는 노래. 별 볼일 없던 밴드가 음악적으로 진보하면서 학교 음악선생님의 눈에 띄어 커뮤니티센터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셋은 청중들의 열화와도 같은 박수갈채를 받는다. 그런데 이 셋이 청년들로 구성된 펑크밴드 멤버들을 만나게 되면서 세 소녀 간의 감정적 성숙도의 틈새가 벌어진다.
세 소녀 역의 배우들의 연기가 기차게 좋고 성숙됐다. 셋의 콤비네이션도 100%다. 부모님들은 딸뿐만 아니라 아들도 함께 데리고 가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를 적극 권한다. 이 영화는 감독 루카스 모디손의 아내 코코의 반자전적 그래픽 소설이 원작이다.
LA 지역 일부극장. New York(안젤리카 필름센터, 엘리노 부닌 필름센터). ★★★★(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 / hjpark1230@gmail.com>
<한국일보 편집위원 /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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