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속의 미녀’ 라이브 액션 입체영화
무서운 요정 멀레피슨트(앤젤리나 졸리)가“수리수리 마수리”하면서 마법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
디즈니의 만화영화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으로도 잘 알려진 프랑스 동화 ‘잠자는 숲속의 미녀’(Sleeping Beauty)를 디즈니가 라이브 액션 입체영화로 만들었는데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가족용이다. 그런데 아주 꼬마는 보기가 좀 무섭겠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주인공은 나쁜 요정 멀레피슨트의 저주를 받아 영원한 잠에 빠진 오로라 공주인데 이 영화는 오로라 대신 멀레피슨트(앤젤리나 졸리니까 당연한데 멀레피슨트는 졸리가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만화영화 인물이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왜 그가 사악한 요정이 되었으며 그는 과연 사랑에 의해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을 묻고 있다.
영화에서 멀레피슨트와 오로라의 아버지인 국왕 스테판은 “참 사랑이란 없다”고 사랑을 부정하는데 이 영화는 여러 가지 얼굴을 한 진실한 사랑의 정체와 의미를 찾고 있기도 하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독특하고 새롭게 해석한 작품으로 특수효과와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시각미(촬영 딘 셈러)와 음악(제임스 뉴턴 하워드) 그리고 디자인과 의상 등이 다 좋은데 카리스마 가득한 것은 졸리의 무시무시한 모습과 연기다.
검은 망토에 지팡이를 들고 거대한 날개와 황소 뿔을 등과 머리에 단 멀레피슨트는 화가 나면 초록빛 눈알에서 독기를 발산하면서 온갖 흉악한 마술을 부리고 새빨간 입술로 저주를 내뱉는다. 그렇지 않아도 윤곽이 뚜렷한 그의 얼굴의 광대뼈를 유난히 부각시켜 찔리면 크게 다치겠는데 갓난아이가 이를 보면 자다가 경기를 일으키겠다.
옛날 옛적 숲속 나라에 아름답고 착한 소녀 요정 멀레피슨트(엘라 퍼넬)가 살고 있었다. 소녀는 숲속의 기기괴괴한 동물들과 친구이자 그들의 일종의 지도자인데 그가 어느 날 인간의 나라에 사는 청년 스테판(잭슨 뷰스)을 만나면서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멀레피슨트를 증오하는 노왕 헨리(케네스 크랜햄)가 멀레피슨트를 제거하는 자에게 왕위와 자기 딸을 주겠다고 공언하면서 권력욕에 눈이 먼 스테판이 멀레피슨트에게 접근해 그의 날개를 따간다. 그래서 과거의 연인이 서로 원수가 된다. 멀레피슨트의 스파이이자 심부름꾼 노릇을 하는 것이 까마귀 출신의 청년 디아발(샘 라일리).
왕이 된 스테판(샬토 코플리)이 딸 오로라(어린 오로라 역으로 졸리의 딸들이 나온다)를 낳고 성대한 세례식을 베풀면서 초대 받은 세 명의 요정 플리틀(레즐리 맨빌)과 크놋그래스(이멜다 스턴튼)와 티슬윗(주노 템플)이 날아와 오로라에게 축복을 한다.
그러나 이때 이 자리에 복수심에 불타는 초대 받지 못한 손님 멀레피슨트가 나타나 오로라에게 저주를 내린다. 오로라가 16세 되는 날 물레가시에 손을 찔려 영원한 잠에 빠지게 되는데 오직 참사랑의 키스만이 오로라를 잠에서 깨어나게 유예조건을 달아준다.
이에 스테판은 왕국의 모든 물레를 압수해 불에 태우거나 지하에 감추고 세 요정으로 하여금 오로라를 먼 외딴 곳에 데려가 16세가 될 때까지 키우라고 명령한다. 오로라는 무럭무럭 자라면서 숲의 나라에까지 가 멀레피슨트와 만나고 멀레피슨트는 오로라의 착한 마음과 순수에 서서히 감동이 돼 굳어졌던 마음이 차차 녹게 된다. 그리고 오로라는 숲속에서 프린스 차밍 필립(브렌턴 트웨이티스)을 만나 서로 첫 눈에 반한다.
오로라가 16세가 되는 날 멀레피슨트의 저주가 실현되면서 오로라는 영원한 잠에 빠진다. 과연 오로라를 이 잠에 깨울 사람은 누구인가. 환상적인 면을 사실성과 잘 접목시킨 영화다. ‘아바타’의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오스카상을 탄 로버트 스트롬버그의 감독 데뷔작이다. PG. 전지역. ★★★½(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 /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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