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4년 6월 10일 화요일

서부에서 죽는 백만가지 방법 (A Million Ways to Die in the West)

지저분하게 웃기는 코미디 웨스턴물


안나(샬리즈 테론)가 알버트(세스 맥팔레인)에게 총 쏘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2012년에 나와 빅히트한 음탕하기 짝이 없는 장난감 곰 영화 ‘테드’를 제작하고 올해 오스카 쇼의 사회를 본 세스 맥팔레인(40)이 주연하고 감독하고 공동으로 제작과 각본도 쓴 로맨스를 곁들인 코미디 웨스턴이다. 
맥팔레인은 어디까지 가는지 보겠느냐는 식으로 말끝마다 미성년자 섹스 등 음탕한 대사와 이맛살을 찌푸리게 되는 소리를 동반한 체내 온갖 더러운 배설과 분비물에 오줌을 누는 양의????????????? 성기와 듣기에 거북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코미디라는 명목 하에 만취한 자가 노상 방뇨하듯이 배설하고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 완전히 의견이 갈릴 영화로 너무 음탕하고 더러워 웨스턴이라는 장르에 어울리지를 않는다. 원래 코미디 웨스턴은 흔치 않은데 멜 브룩스의 ‘불타는 안장’을 제외하곤 흥행서 성공한 경우도 드물다. 이 영화는 ‘불타는 안장’과 함께 오프닝 크레딧에 나오는 모뉴먼트 밸리에서 볼 수 있듯이 존 포드의 웨스턴을 경배하고 또 모방하고 있다.
볼만한 것은 유타와 뉴멕시코주에서 찍은 삭막하게 아름답고 광활한 서부 정경. 그러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의 서부는 사람이 못 살 곳으로 나온다. 영화에서 가장 좋은 것은 조엘 맥닐리의 음악. 오프닝 크레딧과 함께 하늘 높이 치솟고 광야를 질주하는 듯한 음악은 고전 웨스턴의 음악을 연상시킨다. 이와 함께 콧수염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포이와 그의 친구들이 헛간에서 춤추면서 부르는 ‘당신이 콧수염이 있다면’도 신난다.
1882년 애리조나주의 작은 마을 올드 스텀프. 목양업자인 알버트(맥팔레인)는 마을 건맨과의 결투에서 비겁하게 후퇴하는 바람에 눈이 큰 애인 루이즈(아만다 사이프리드)로부터 버림을 받는다. 그리고 루이즈는 콧수염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포이(닐 패트릭 해리스)에게 간다.
이를 위로하는 사람이 알버트의 친구 에드워드(조반니 리비시)와 그의 직업창녀 루스(새라 실버맨). 그런데 에드워드와 루스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여서 혼전 섹스를 안 한다. 
이 마을에 서부의 악명 높은 킬러 클린치(리암 니슨)의 아름답고 섹시하고 총 잘 쏘는 아내 안나(샬리즈 테론)가 도착하면서 비겁자로 낙인찍힌 알버트의 인생이 크게 방향전환을 하게 된다. 알버트의 어디가 좋아서 그런지 이해난감이나 안나는 알버트에게 상냥하게 굴면서 그에게 총 쏘는 법을 가르쳐 준다. 물론 둘 사이에 로맨스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이어 마을에 클린치가 도착, “내 아내와 키스를 한 놈이 누구냐”면서 무고한 사람을 총으로 쏴 죽인다. 이에 겁이 난 알버트는 ‘걸음아 나 살려라’며 마을에서 도망을 가다가 인디언에게 붙잡힌다. 그러나 인디안 추장 코치즈(웨스 트루디)는 알버트의 자초지종을 듣고 그를 돕는다. 여기서 용기를 되찾은 알버트는 클린치와 맞서기 위해 마을로 돌아간다. 
말만큼이나 행동으로도 지저분하게 웃기는 코미디인데 너무 더럽고 냄새가 나 영화를 보고나서 샤워를 해야 할 것이다. 이 영화와 글렌 포드가 나온 고전 코미디 웨스턴 ‘쉽맨’(The Sheepman)을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R. Universal. 전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 /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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