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4년 6월 10일 화요일

‘다른 여자' 캐메론 디애즈


“남자가 날 배신해도 난 보복할 배짱 없어”


현재 히트하며 상영 중인 뉴욕의 여변호사가 뒤늦게 자기 애인이 유부남인 것을 발견한 뒤 남자의 부인과 남자의 또 다른 젊은 애인과 함께 동지가 돼 남자에게 복수를 하는 여성용 코미디‘다른 여자’(The Other Woman)에서 여변호사로 나온 섹시 스타 캐메론 디애즈(41)와의 인터뷰가 4월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있었다. 이국적 마스크(아버지가 쿠바계)의 늘씬한 금발미녀인 디애즈는 질문에 커다란 제스처와 함께 새빨간 루지를 칠한 입을 크게 벌리고 “흐 흐 흐 흐”하고 웃어대면서 유머와 위트를 섞어 거침없이 대답했다. 에너지 덩어리인 디애즈는 솔직하고 지혜로운 여자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대답하기 싫은 질문에는 딱 잘라 거절했지만 상냥함을 잃지 않고 질문에 응했다. 기자가 그에게“당신은 유부남을 사랑할 수 있는가”라고 묻자 디애즈는“노”라고 대답하면서“당신 지금 내게 구애하는 거예요”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기자는“난 당신 애인되기엔 키가 너무 작다”고 말하자 디애즈는 깔깔대며 웃었다. 인터뷰 후 디애즈와 사진을 찍을 때 기자가 다시“난 너무 작아”라고 말하자 디애즈는“아니야, 내가 하이힐을 신어서 그래요. 유 아 스위트”라며 기자를 위로했다.

*당신은 너무 예뻐 남자로부터 배신을 당해 본 적이 없겠지만 만약에 남자에게 배신을 당한다면 어떤 복수를 하겠는가.
- 난 보복할 만한 배짱이 없다. 가장 좋은 보복은 배신한 사람으로부터 돌아서 그저 가버리는 것이다. 그게 남자의 가슴에 비수를 찌르는 것이다.

*남자의 어떤 면이 여자에게 큰 매력을 준다고 보는가. 그리고 남자는 또 여자의 어떤 점에서 매력을 느낄까.
- 남녀가 서로에게 끌리는 가장 큰 매력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고 그런 진정성으로서 상대에게 접근한다면 매력 만점이라고 본다. 내가 매력을 느끼는 남자도 이런 사람이다.

*당신은 또래의 스타들과 사이가 좋고 경쟁이나 우열의 비교를 안 하면서 잘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디서 그런 것을 배웠는가.
- 부모님에게서다. 난 16세 때부터 모델을 했는데 같은 모델 친구들과 함께 모델 자리 얻으러 가곤 했다. 누구는 선발되고 또 누구는 빈손으로 돌아오곤 했다. 이 때 부모님은 내게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은 네 것이 아니니 탐내지 말라고 가르쳐 주었다. 남들이 가진 것을 축하해 주라면서 네가 가진 것과 네가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을 귀하게 여기라고 말했다. 그저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격려했다. 그래서 난 어려서부터 남과 경쟁을 하지 않게 됐다. 나의 경쟁상대는 나다. 

*남의 거짓말에 속거나 배신당해 본 적이 있으며 그렇다면 당신은 거기에 어떻게 반응했나. 
- 거짓은 배신이다. 난 거짓이나 배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그럴 만한 상황을 피해 다닌다. 서로 명확히 자기의 뜻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들과만 관계를 가지려고 한다. 물론 나도 거짓에 속고 배신도 당해 봤지만 그 내용을 여기서 밝히고 싶지는 않다.

*당신도 이 영화에서처럼 당신과 매우 다른 성격의 여자 친구가 있는가. 여자 친구란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가.
- 내게 있어 여자 친구란 모든 것이다. 나도 나와 아주 판이한 여자 친구들이 있다. 여자 친구는 내 삶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특히 영화계의 친구들이 내겐 매우 중요하다. 우린 함께 자주 움직이곤 하는데 이렇게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 삶을 최대한으로 즐기고 또 함께 성장한다. 그래서 난 이 직업을 사랑한다.

*당신이 참지 못할 것은 무엇인가.
바람둥이에게 농락당한 세 여자. 레즐리 맨(왼쪽부터), 캐메론 디애즈, 케이트 업턴.
- 다행히도 난 이제 어느 정도 나이를 먹어 경험에 의해 과거처럼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참지 못할 것이 더 이상 없다고 해도 되겠다. 이젠 더 이상 과거처럼 가치 없고 쓸모없는 것들의 목록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난 다만 이젠 내가 있어야 할 곳의 나 자신을 계속해 찾고 싶다. 내 생활은 지금 완숙하고 난 그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영화 처음에 선데이 러브에 관한 노래가 나오는데 당신의 일요일은 어떤 것인가.
-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최대한으로 흡수하는 날이다. 영혼을 가득히 채우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로 내 주위를 감싼다.

*당신이 여자들의 몸에 관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 내가 39세 때 썼는데 주위의 여자들이 자기 몸에 대해 무지하고 자기 몸을 증오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말들을 하는 것을 듣고 쓰기로 결정했다. 40년 동안이나 자기가 살아온 몸에 대해 모른다니 말이 되는가. 그것은 교육 부족 때문이다. 자기 몸은 자기만이 건강하게 지키고 돌봐야 하는 각자의 책임이다. 나는 여자들이 적당한 식사방법과 육체적 활동 그리고 자기들의 몸이 과학적 수준에 의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을 발견하고 글을 쓰기로 했다. 사람은 자기 몸의 가장 작은 부분만 알아도 자기 몸과의 관계가 바뀌게 된다. 그와 같은 이해와 지식은 당신으로 하여금 세상의 모든 것을 달리 보게 하고 과거와 달리 삶에 참여하게 하는 힘을 주게 된다. 

*당신은 유부남을 사랑할 수가 있는가.
- 그럴 수 없다. 그런 쪽으로는 전연 관심도 없다. 미안하지만 그 질문 나에 대한 데이트 요청인가.

*이 영화에 매력을 느껴 만들기로 한 이유가 무엇인가.
- 여자들 간의 우정이다. 난 복수엔 관심 없다. 그것은 단지 코미디를 위한 플롯일 뿐이다.  여자들의 관계에 대해 얘기를 한다는 것은 내게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또 여자 관객들 특히 젊은 여자들이 보라고 만들었다. 스튜디오들은 10대 남자 아이들을 목표로 많은 영화를 만드는데 젊은 여자들도 화면에서 자신들의 얘기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극장으로 몰려든다. 사실 남자들보다 더 떼를 지어 구경한다.

*당신은 이 영화에서처럼 매우 민감한 것에 대해서도 그렇게 공개적이고 대담한가.
- 그런 것 같다. 난 수년 전에 영화 ‘메리에겐 뭔가 있어’에서는 남자의 정액을 머리칼에 묻히기도 했다. 따라서 난 그런 것들을 별로 두려워하질 않는가 보다. 난 늘 매우 직선적이었고 여러 가지에 대해서 별로 민감하지를 않다.

*여자가 직업과 어머니 노릇을 어떻게 서로 균형을 맞춰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 난 어머니가 아니어서 내 경험을 말할 수는 없지만 회사 고위직에 있는 내 친구들의 경우를 들어 말하겠다. 회사 일을 잘 하는 여자가 엄마 노릇도 잘 하더라. 그러나 그러면서도 때로 두 가지 다 못하겠다고 포기하는 경우도 봤다. 둘 다 최고의 수준으로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난 믿을 수가 없다.

*당신도 조지 클루니처럼 결혼을 안 하는데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가.
- 사람들은 자기가 선택한 것을 남도 선택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자기가 한 선택이 옳고 또 그것에 대해 기분 좋게 느끼는 것 같다. 결혼한 사람이 미혼자 보고 결혼하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것은 마치 자기가 먹는 스테이크가 맛있다고 채식주의자에게 고기를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선택은 자신이 하는 것이다. 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사람으로 특별히 선택을 하지 않는다. 난 결혼을 안 하겠다고 선언한 적도 없고 아기를 안 가지겠다고 선언한 적도 없다. 난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난 무얼 공언하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은 현대 여성의 전형과도 같은 여자로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아 부러운데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내가 아이가 없어서 나만의 시간이 많아서 그렇다. 많은 내 친구들은 자신의 행복에 대해 생각할 시간은 없고 늘 남의 행복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있다. 이렇게 자유롭다는 것은 축복이다. 난 늘 내 개인적 성장과 인간으로서의 진화를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가 살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을 최대한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여름에 나올 당신의 다음 영화 ‘섹스 테입’에 대해 말해 달라.
- 그것은 내 진짜 섹스 테입은 아니다. 내 것은 오는 겨울에 나온다(이 농담을 하고 디애즈는 깔깔대고 웃었다). 아이들을 낳고 10여년 간 잘 살고 있는 모두 직장인인 부부가 서로 사랑은 하면서도 아이들 돌보고 직장 일로 피곤해 별로 섹스관계가 없다. 그러던 차에 내가 어느 날 밤 남편(제이슨 시겔)에게 온갖 자세로 섹스를 하면서 그것을 아이패드로 찍자고 제안을 한다. 그리고 신나게 섹스를 하고 나서 내가 남편에게 기록한 것을 지우라고 했는데 남편이 그것을 안 지워서 탈이 난다는 얘기다.
                                                                          <한국일보 편집위원 /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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