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챔피언 피오나와 체스 코치 로버트가 주민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우간다 빈민촌에 사는 체스 천재 소녀의 인간승리
우간다 수도 캄팔라의 빈민촌 카트웨에 사는 일자무식의 어린 체스천재 10대소녀 피오나 무테시(마디나 날완가)의 역경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감동적이요 영혼을 고무하는 실화로 인도계 여류감독 미라 나이르(‘미시시피 마살라’)가 연출했다.
가을철에 접어들어 상을 노리고 나오는 영화들의 표본과도 같은 영화로 상냥하고 기분 좋고 흥미 있는 가족용 드라마로 특히 소녀를 비롯한 여성팬들이 좋아할 것이다.
뛰어난 연기와 함께 특별히 흠 잡을 데 없이 재미 있고 보기 좋게 만들기는 했으나 결과가 뻔한 얘기를 지나치게 감동적으로 미화시키려고 자잘구레한 얘기들을 미주알 고주알 늘어놓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장황하고 반복되는 감이 들어 끝까지 보고 있자니 피로하다. 극적 긴장감이 모자란다.
홀어머니 해리엣(루피타 니온고-‘12년간의 노예생활로’ 오스카 조연상)과 남동생 브라이언(마틴 카반자) 그리고 언니 나이트(타린 ‘케이’ 카이아제)와 함께 살면서 길에서 물건을 파는 피오나의 체스실력을 간파한 사람은 동네 아이들에게 운동을 코치하는 ‘스포츠 아웃리치 미니스트리’의 로버트 카텐데(데이빗 오이엘로). 그는 교회건물에서 아이들에게 체스도 가르치는데 피오나가 체스에 남다른 재주를 지녔다는 것을 알고 해리엣에게 피오나가 체스를 배우도록 허락할 것을 당부하나 거절당한다.
그러나 물론 피오나는 카텐데의 수제자가 되는데 독립심 강하고 끈질기며 또 역경과 문제에 잘 대처하는 피오나는 여덟 수를 내다보는 체스 귀재. 그리고 피오나는 많은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고 지역대회를 거쳐 전국대회에서 우승한다. 이런 줄거리를 둘러싸고 찢어지게 가난한 피오나의 어려운 가족생활과 피오나와 어머니와의 갈등과 화해 또 나이트의 달동네 탈출을 위한 가출 등이 거의 진부할 정도로 자세히 그려진다.
또 토목공학자인 카텐데의 아내와의 삶과 그의 장래 문제도 다른 서브플롯을 이루는데 카텐데는 좋은 직장이 생기나 아내의 격려와 함께 카트웨에 남아 동네 아이들의 페스탈로치 노릇을 계속한다. 모성과 어머니의 자녀를 위한 희생의 영화이기도 한데 감독이 메시지 전달에 집념, 다소 거부감이 가긴하나 충분히 보고 즐길만하다.
훌륭한 것은 연기. 신인 날완가가 침착하고 다부지며 니온고의 품위 있는 연기 그리고 오이엘로의 민감한 연기를 비롯해 조연진들의 연기도 뛰어나다.
현지촬영도 좋고 의상을 비롯해 다양한 색깔도 눈부시다. 끝에 배우들과 그들이 연기한 실제 인물들이 함께 나온다. PG. Disney.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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