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가 화재 속에 동료 인부들을 구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
멕시코만의 해저석유굴착기 화재사건 영화
지난 2010년 4월 발생한 멕시코만의 절반 정도 잠수가 가능한 거대한 해저석유굴착기 ‘딥 호라이전’의 화재사건 실화를 다룬 액션재난드라마로 액션을 잘 다루는 기능공과도 같은 감독 피터 버그의 작품이다. 그가 ‘론 서바이버’에서 함께 일한 마크 왈버그와 다시 콤비가 돼 만든 영화로 기능적으로 손색이 없고 특수효과를 동원한 대재난 장면은 볼만하나 깊이나 독창성이 모자란다. 그리고 영화가 너무 정통적인 재난영화의 틀을 밟아 신섬감이 없다.
이 사고로 11명의 인부가 사망했고 굴착기의 폭발로 석유가 바다를 덮으면서 미 사상 최악의 생태계 사건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이 굴착기는 한국의 현대중공업이 만든 것으로 폭발 후 이틀간 불타다가 침수했다.
영화는 2막 형식으로 구성됐다. 제1막에서는 굴착기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이 묘사되는데 주인공은 마이크 윌리엄스(왈버그). 그와 그의 아내 펠리시아(케이트 허드슨-장식용)의 관계와 함께 고참 ‘미스터 지미’(커트 러셀)와 젊은 여자 인부 안드레아(지나 로드리게스) 등이 소개된다. 그리고 후에 사고가 났을 때 인명보다 회사를 더 먼저 생각하는 석유회사의 간부 도널드 비드린(존 말코비치) 등이 필요한 악인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여기서 지나치게 자세하게 유정과 굴착과정에 대한 기술적 용어가 서술돼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는 바람에 인물 묘사가 소홀해져 작중 인물에게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
제2막에서는 굴착기에 고장이 생기면서 해저로부터 터진 파이프를 통해 솟아오른 석유와 물과 진흙이 굴착기를 뒤 덮고 이어 화재와 폭발이 일면서 거대한 강철장비들이 쪼개지고 무너지고 사람들이 공중으로 날아가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이 재난장면은 매우 효과적으로 박진하게 그려졌다. 그리고 마이크가 필수적인 영웅이 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인명을 구출하려고 맹활약을 한다.
영화가 사람들 보다 대규모 액션과 스턴트에 치중해 공허하다. 폭발과 화재의 재난영화로선 무난하나 이로 인한 후유증과 비극과 사건 속의 인물들에 대한 무게 있는 취급이 모자라 그냥 시끄럽기만 하고 별 재미도 없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타작이 되고 말았다. 연기를 거론할 영화도 못 된다. PG-13. Summit.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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