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존이 제자의 운동화 끈을 매어주고 있다. |
사랑으로 지도하는 참 선생님들의 모습 ‘가슴 뭉클’
사부일체라는 말도 있듯 스승은 부모와도 같은 것. 아일랜드의 기숙사 초등학교 헤드포트의 스승과 제자들의 관계를 1년간 다룬 기록영화로 스승들의 제자들에 대한 지극한 정성과 돌봄 그리고 사랑이 가득히 배어있다.
매우 감동적이요 아름답고 부드러운 작품으로 이 학교에서 근 반 세기 동안 제자들을 양성한 노부부교사 존과 아만다 레이든을 중심으로 교사들의 제자 지도와 학생들의 수업 풍경 그리고 교직원 회의와 학생들의 기숙사 안에서의 생활 및 레이든 부부의 가정생활 모습 등이 상세히 묘사되고 있다.
레이든 부부가 가르친 제자 중에는 이 학교의 원기왕성하고 진보적인 교장 더못도 포함돼 있는데 부부가 연극과 음악 등 특별 과외 수업을 통해 수업 진도가 다소 느리고 소심한 아이들을 격려하면서 그들이 활짝 피어나게 만드는 심신을 다 한 가르침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이와 함께 자연 속에 위치한 고풍찬연한 건물 안과 밖에서 공부하고 뛰어노는 어린 학생들의모습이 자연스럽고 다정하게 카메라에 포착되는데 그런 학교 안팎의 학생들의 활동과 계절의 변화를 따라 찍은 촬영과 잔잔히 물결치는 음악이 곱다.
헤드포트는 예비학교로 이 학교를 나온 우수한 학생들은 영국의 사립명문 이튼 등에 들어간다. 한 남학생이 학기가 끝나고 선생님으로부터 이튼에 입학이 허락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이 기특해 보인다.
이웃집 마음 착한 아주머니 같은 아만다는 영어 선생으로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독서라고 적극적으로 권한다. 그리고 연극 ‘햄릿’을 무대에 올리면서 리허설하는 장면이 자세히 그려지는데 여기서 성적이 다소 부진한 남학생이 햄릿의 독살당한 아버지 귀신으로 나오면서 자신을 얻는다.
한편 존은 이웃집의 무뚝뚝한 아저씨 같지만 속은 자상하고 인자한 라틴어 전문. 그는 정상수업과 함께 음치들보다 조금 나은 학생들을 모아 록밴드를 조직하는데 리허설 괴정에서 노래를 신통치 못하게 부르는 여학생들에게 가차 없이 “됐어”라며 핀잔을 준다. 그러나 결국 밴드가 구성돼 학생들이 모여 춤추고 박수를 치는 가운데 연주를 성공리에 마친다.
모든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극진히 사랑하고 그들의 진로 안내에 열과 성을 다하는데 더못 교장과 스승들은 한결 같이 세상의 변화를 원한다면 너희들이 먼저 스스로 그 변화 시도에 앞장서라고 역설한다. 레이든 부부의 학교에서의 지도와 함께 그들이 집에서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개별 신상문제를 서로 염려하면서 얘기하는 다정한 정경을 통해 이들 부부의 제자 사랑이 포근하고 따뜻하게 얘기된다.
영화는 눈가에 습기가 고이는 스승들과 제자들의 이별장면으로 끝난다. 학생들이 자기들을 데리러 온 부모들 앞에서 스승들과 함께 친구들과 포옹을 하면서 이별을 아쉬워하는데 이제 중학교에 들어갈 소년이 자꾸 흐르는 눈물을 옷소매로 닦으면서 이 사람 저 사람과 이별의 포옹을 나누는 모습을 보자니 눈물이 고인다.
떠나가는 제자들을 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레이던 부부의 뒷모습과 부모와 함께 집으로 돌아갈 차에 올라타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삶의 퇴장 길로 들어선 사람과 활짝 열린 긴 미래로 나아갈 어린 아이들의 삶의 자태가 엿보인다. 스승과 제자가 모두 보기를 권한다. ★★★★½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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