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웬 그레이디(오른 쪽)가 자기가 어렸을 때 키운 공룡을 달래고 있다. 겁에 질린 여자가 클레어 디어링. |
더 사나워진 공룡들을 구하라
스티븐 스필버그가 1993년에 고 마이클 크라이턴의 동명 공상과학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주라기 공원’의 4번째 속편 격으로 편을 거듭할수록 공룡들이 더욱 잔인하고 사나워진다. 이번 것은 3년 전에 나온 ‘주라기 세계’의 첫 속편이다.
온갖 흉측한 모양을 한 거대한 공룡들이 나와 괴성을 지르면서 서로 사생결단을 하다가 사람을 보면 입으로 물어 씹어 먹어버리는 전형적인 여름철용 블록버스터 오락물로 얘기가 터무니가 없다 못해 어리석기 짝이 없다.
그러나 특수효과로 만든 공룡들의 난리법석과 두 주인공 크리스 프랫과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감독 론 하워드의 딸)의 콤비가 괜찮은데 종종 유머를 집어넣어 때로 살벌한 분위기를 다독여 주고 있다.
오프닝 크레딧 이전에 공룡들의 섬 이슬라 뉴블라에서 부터 시작된다. 두 사람이 원형 투명 수중 탐색선을 타고 해저에 가라앉은 공룡의 사체를 찾는데 갑자기 뒤에서 거대한 공룡이 나타나 탐색선을 공격하면서 둘은 공룡의 밥이 된다. 이들에 이어 수많은 사람들이 공룡들의 밥이 된다.
이슬라 뉴블라에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미 의회는 공룡들을 살릴 것이냐 또는 죽도록 놔둘 것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을 한다. 의회 청문회에 나와 공룡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주라기’시리즈의 단골 제프 골드블럼.
이어 존 해몬드(시리즈에서 리처드 아텐보로가 역을 맡았다)와 함께 주라기 공원을 설립한 벤자민 락우드(제임스 크롬웰)가 캘리포니아의 박물관 같은 자택으로 클레어 디어링(하워드 달라스가 야무지다)을 불러 전편에서 함께 활동한 공룡 사육사인 오웬 그레이디(프랫이 너스레를 떨면서 잘 한다)와 함께 섬에서 공룡들을 구출해 인근 보호지로 옮겨달라고 당부한다. 여기에 동조하는 사람이 어쩐지 정체가 수상한 벤자민의 비서격인 엘리(레이프 스팔).
오웬과 클레어가 고생물학자 지아(다니엘라 피네다)와 컴퓨터 전문가 프랭클린(저스티스 스미스)과 함께 화산이 계속해 용암을 분출하는 섬에 도착하니 엘리가 고용한 용병들이 공룡 수거에 분주하다.
엘리는 무슨 목적으로 공룡 구출작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인가. 터무니없는 공룡의 유전인자 조작과 더욱 사나워진 공룡들을 국제경매에 내놓고 파는 참으로 믿기 어려운 얘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에 갇혔던 공룡들이 우리를 부수고 밖으로 뛰어 나오면서 경매장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가다가 공룡들에게 짓밟히고 물어 뜯긴다. 속편이 나올 것 같다.
J.A. 베이오나 감독. PG-13.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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