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볼리바(에드가 라미레스)가 독립군을 이끌고 진격하고 있다. |
스페인으로부터 해방전쟁 이끄는 영웅 일대기
남미를 300여년 간의 스페인의 혹독한 통치에서 해방시키는데 초석이 된 베네수엘라의 영웅 시몬 볼리바의 파란만장한 30여년 간의 삶을 그린 전기영화로 허우대는 멀쩡하고 볼만은 하나 감정적으로 개입이 안 되는 영혼이 부족한 작품이다. 이 영화와 엘리아 카잔이 만든 멕시코의 영웅 사파타의 인생을 그린 ‘비바 사파타!’를 비교해 보면 과연 전기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
베네수엘라 태생의 알베르토 아르벨로가 감독하고 에드가 라미레스(‘칼로스’)가 주연한 이 영화는 역시 베네수엘라 태생으로 현 LA 필의 상임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다멜이 처음으로 영화음악을 작곡해 화제가 됐는데 음악 역시 교과서적인 영화처럼 평범하다.
영화는 1828년 볼리바가 자신에 대한 암살시도를 모면한 1828년부터 시작해 1800년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가 베네수엘라 지방 부농의 아들인 볼리바가 스페인 궁정을 방문하는 장면으로 변전한다. 여기서 그는 아름다운 마리아-테레사 델 토로(마리아 벨베르데)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둘은 결혼해 볼리바의 고향으로 간다.
그러나 신혼 6개월 만에 마리아-테레사가 황열병에 걸려 사망하면서 볼리바는 파리로 가 방탕한 삶에 탐닉한다. 이런 그에게 남미 해방의 소명을 심어주는 사람이 급진보주의자요 인간적인 볼리바의 옛 스승 시몬 로드리게스(프란시스코 데니스).
볼리바는 집의 부를 사용해 소규모의 독립군을 조직하고 그의 군대는 서서히 동맹군을 얻게 된다. 영화는 독립군과 막강한 스페인군 간의 전투 액션과 볼리바의 개인적 삶과 그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번갈아가면서 엮었다.
남미의 영웅이 된 볼리바는 1819년 스페인으로부터 해방된 대륙의 북쪽지방을 통틀은 그랜 콜롬비아의 대통령으로 취임하나 독립군의 내분과 스페인의 집요한 공격으로 그랜 콜롬비아는 볼리바가 음모에 말려들어 암살된 후 수개월 만에 해체된다.
극적인 요소를 모두 갖추었으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요리 못한 혁명영화로 혁명얘기가 에너지가 모자라고 불꽃이 튀질 않는다.
라미레스의 연기는 좋지만 이 역시 피와 살이 있는 실물이라기보다 그림 같다.
R. 일부 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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