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중년 부부의 보석털이 해프닝
이혼한 리처드(피어스 브로스난·왼쪽)와 케이트(엠마 톰슨)는
동지가 돼 보석도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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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로 이름을 날린 피어스 브로스난과 오스카 각본상을 탄 엠마 톰슨의 이름과 풍채가 아깝다. 이혼한 중년 후반의 부부가 보석도둑을 하는 불면 날아갈 듯한 가벼운 털이범죄 코미디인데 각본이 약해 내용과 인물 개발 등이 아주 미숙하다.
보석 도둑질 코미디의 금자탑과도 같은 ‘핑크 팬서’ 영화 흉내를 낸 3류작으로 볼만한 것이 있다면 그런대로 호흡이 맞는 브로스난과 톰슨의 모습과 파리와 현재 칸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렌치 리비에라의 경치. 역시 이곳을 무대로 한 히치콕의 코믹터치의 로맨틱한 보석털이 영화 ‘나는 결백하다’(To Catch a Thief)와 이 영화를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회사 사장 리처드(브로스난)와 아동심리의인 케이트(톰슨)는 이혼한 사이. 그런데 최근 젊은 애인을 버린 리처드는 케이트와 재결합 하고파 한다. 둘의 재결합을 원하는 또 다른 사람들은 이들의 이웃이자 친구인 제리(티머시 스팔)와 페넬로피(셀리아 임리).
그런데 리처드가 회사를 파리의 무모한 기업 합병가인 뱅상(로랑 라피트)에게 팔아넘긴 뒤 뒤늦게 자신과 케이트는 물론이요 전 직원의 연금이 몽땅 날아가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리처드는 남매가 다 대학에 가 혼자 외로운 케이트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리에 함께 가자고 제의한다.
물론 뱅상은 자기를 찾아온 리처드와 케이트의 항의에 콧방귀를 뀐다. 이에 리처드는 뱅상이 코트 다주르에서 치를 약혼녀 마농(루이즈 부르고앵)과의 결혼식을 위한 선물로 1,000만달러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샀다는 것을 알고 케이트와 함께 이를 훔칠 작전을 짠다.
실제 도둑질에 들어가기 전 둘은 사전탐사를 시작하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케이트가 자기 큰 딸 같은 마농이 친구들과 비치파티를 즐기는데 합류하는 것. 그런데 이 엉성한 플롯은 아주 어리숙해 보기가 민망하다.
이윽고 결혼식이 열리고 변장을 한 리처드와 케이트는 제리와 페넬로피와 함께 식장엘 침투한다. 보석털이하기까지의 얘기가 서푼짜리 해프닝으로 이어지는데 마치 아이들 장난 같다.
구식 스타일의 로맨스와 털이를 짬뽕한 영국산 코미디로 양념이 전연 안 쳐진 음식처럼 싱겁기 짝이 없다. 좋은 배우와 멋진 경치를 소모시킨 불량품이다. 조엘 합킨스 감독(각본 겸).
PG-13. 일부지역. ★★½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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