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4년 5월 28일 수요일

스포츠 영화



미국은 스포츠의 천국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연중 내내 스포츠 경기가 열리지만 묘하게도 스포츠 영화는 빅히트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 최근의 예가 16일에 개봉된 야구영화 ‘백만달러짜리 팔’. 디즈니의 대대적 선전에도 불구하고 개봉주말 사흘간 1,050만달러를 버는데 그쳤다. 
이 영화는 LA의 스포츠 에이전트(존 햄)가 인도에 가 강속구를 던지는 두 시골청년을 골라 미국에 데려와 훈련을 시킨 뒤 프로야구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시킨 실화로 재미있는 데도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리고 올 해 최초로 4월11일에 개봉된 스포츠 영화로 케빈 코스너가 프로풋볼팀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의 제너럴 매니저로 나온 ‘드래프트 데이’도 고작 번 돈이 총 2,800만달러였다. 
스포츠 영화는 오래 전부터 할리웃의 단골장르로서 히트와 실패의 희비쌍곡선을 탔지만 특히 최근 들어 장사가 잘 안되고 있다고 최근 USA 투데이가 보도했다. 그 중에서도 야구영화가 성적이 안 좋은데 과거 10년간 흥행서 성공한 야구영화는 미 프로야구의 흑백차별을 무너뜨린 재키 로빈슨의 실화인 ‘42’(9,500만달러)와 브래드 핏이 나온 ‘머니 볼’(7,600만달러) 둘뿐이다.
야구 외의 다른 스포츠 영화들의 평균 흥행수입도 신통한 것은 아니다. 스포츠 드라마는 2,700만달러, 스포츠 코미디는 3,000만달러 정도다. 
미국의 스포츠 영화는 해외에서는 더 맥을 못 춘다. 외국인들이 미국인들의 전용물인 스포츠를 즐기기는커녕 이해마저 힘든 것이 그 이유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요즘 할리웃 영화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액수는 편당 총수입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그러나 스포츠 영화는 여기에 큰 기여를 못하고 있다. ‘머니 볼’의 경우 국제적 수퍼스타 브래드 핏이 나오고 조연인 조나 힐이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지만 해외수입은 달랑 3,500만달러였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영화는 계속 만들어질 예정이다. 풋볼영화 ‘크누트 로크니 올 아메리칸’(1940)에서 명문대 노터데임의 스타선수로 나온 전 미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의 전통을 이어 받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8월22일에는 짐 캐비즐이 1993~2003년 캘리포니아주 콩코드의 드 라살 고교 풋볼팀을 151경기 전승으로 이끈 코치 밥 라두쇠로 나온 ‘웬 더 게임즈 스탠드 톨’이 11월21일에는 케빈 코스너가 캘리포니아주 작은 마을 맥팔랜드의 라티노 고교 트랙 팀을 챔피언 전에까지 진출시킨 코치 역을 맡은 ‘맥팔랜드’가 개봉된다. 둘 다 실화다.
전문가들은 스포츠 영화가 흥행서 성공하려면 영화 속 인물들이 스포츠 문외한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적인 요소가 스포츠를 너머서야 보다 넓은 팬들의 관심을 살 수가 있다는 것이다. 샌드라 불락이 오스카 주연상을 탄 ‘블라인드 사이드’와 노터데임대 풋볼선수의 감동적인 드라마 ‘루디’가 빅히트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스카 작품상을 탄 ‘로키’와 ‘불의 전차’도 모두 스포츠보다 인간적인 면을 강조한 영화들이다. 
다음은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10편의 야구영화다.
1.‘불 더램’(Bull Durhamㆍ1988ㆍ사진)-노스캐롤라이나주 야구팀의 베테런 캐처(케빈 코스너)와 재주 있으나 훈련 부족인 피처(팀 로빈스) 그리고 이들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그루피(수전 서랜던)의 드라마. 2.‘꿈의 구장’(Field of Dreamsㆍ1989)-아이오와주의 농부(코스너)가 ‘지으면 그들이 올 것이다’라는 소리를 듣고 농장에 야구장을 짓는다. 버트 랭카스터 출연. 3.‘북을 천천히 쳐라’(Bang the Drum Slowlyㆍ1973)-뉴욕주 야구팀의 서로 판이한 성격의 피처와 캐처(로버트 드 니로)의 관계. 4.‘8명 아웃’(Eight Men Outㆍ1988)-1919년 월드 시리즈 부정경기 ‘블랙 삭스’ 사건을 다룬 드라마. 5.‘양키즈의 자랑’(The Pride of Yankeesㆍ1942)-루 게릭병으로 사망한 양키즈의 강타자 루 게릭(게리 쿠퍼)의 실화. 베이브 루스가 나온다. 6.‘배드 뉴스 베어즈’(Bad News Bearsㆍ1976)-꼴찌 리틀리그 팀의 여자투수(테이텀 오닐)와 맥주고래 코치(월터 매사우)의 코미디. 7.‘내추럴’(The Naturalㆍ1984)-야구에 뛰어난 재질이 있는 남자(로버트 레드포드)의 삶과 사랑. 글렌 클로스와 킴 베이신저 공연. 8.‘그들만의 리그’(League of Their Leagueㆍ1992)-2차 대전 때 남자들이 전쟁에 나가자 우후죽순 격으로 생긴 여자리그의 코미디. 탐 행스와 마돈나 공연. 9.‘샌드랏’(The Sandlotㆍ1993)-1960년대 동네 아이들 야구팀의 이야기. 10.‘메이저 리그’(Major Leagueㆍ1989)-엉망진창 선수들로 구성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포복절도할 코미디. 찰리 쉰 주연.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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