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A급 선수 잡아라”드래프트의 뒷거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의 제너럴 매니저(케빈 코스너)가 선수 선발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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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개막시즌에 어쩌자고 프로풋볼 영화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골수분자 풋볼 팬이 아니면 별로 큰 관심을 못 끌 스포츠 영화다. 풋볼에 대해서 뭘 좀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인데(그러고도 즐기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관객에게 달렸지만) 왜냐하면 뛰고 달리는 풋볼영화가 아니라 선수 선발을 놓고 일어나는 배후 흥정의 얘기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사람들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모를 것이다. 브래드 핏이 나온 ‘머니 볼’을 연상케 하는데 ‘머니 볼’이 이 영화보다 한 수 위다.
‘불 더램’과 ‘꿈의 필드’ 및 ‘틴 컵’ 등 여러 편의 스포츠 영화에 나온 케빈 코스너가 풋볼팀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의 제너럴 매니저 소니 위버 주니어로 나와 A급 선수를 선발해 무기력한 팀의 재기를 노리는 내용인데 굉장히 말이 많은 반면 활력과 흥분감은 모자란다.
그런대로 짜임새가 있고 연기들은 괜찮지만 스토리가 약하고 진행이 느려 좋은 스포츠 드라마가 되기엔 역부족이다. 다소 지루하기까지 한데 스포츠팬들 아닌 일반 관객을 생각하고 로맨스와 가족 드라마 요소까지 삽입했지만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믿기가 어려운 점은 소니가 선수 선발을 놓고 벌이는 흥정의 전략. 풋볼에 대한 문외한이라도 저럴 수가 있을까 하고 의심할 정도로 그의 뒷거래 내용이 터무니가 없다. 클라이맥스인 선수 선발 당일에 가서야 다소 긴장과 스릴마저 느끼게 되나 그것도 사실은 짐작한 대로다.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의 제너럴 매니저인 소니는 구단주(프랭크 란젤라)로부터 신인선수 선발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제일 먼저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 선발권을 따내 비실비실하는 팀을 살려 놓으라는 압력을 받는다. 선발 일을 코 앞에 놓고 소니는 여러 다른 팀의 제너럴 매니저들과 전화로 협상을 벌이는데 그는 팀의 코치(데니스 리어리)와 쿼터백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무모하고 기상천외한 협상을 벌인다. 어쩌자고 이런 소니를 구단주가 해고를 안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선수 선발과정의 막후 드라마를 전면에 깔고 서브플롯으로 소니의 애정문제와 가족 얘기가 들어선다. 소니의 애인은 팀의 연봉문제 전문가인 알리(제니퍼 가너). 그리고 소니는 어머니(엘렌 버스틴)와 사이가 안 좋은 상태인데 그것은 소니가 최근에 작고한 브라운스 전직 코치였던 자기 아버지를 해고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나중에 밝혀지는데 소니가 효자다.
분주하게 벌어지는 선수 선발을 둘러싼 흥정과정에서 소니는 다른 팀의 매니저들뿐 아니라 선발 리스트에 오른 선수(그 중에는 영화 ‘42’에서 미 프로야구의 흑백장벽을 무너뜨린 재키 로빈슨으로 나온 연기 잘 하는 채드윅 보스맨도 있지만 나오는 시간이 너무 짧아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한다)들과도 흥정을 벌인다.
선발 당일 실제로 ESPN과 NFL 네트웍 등을 이용해 사실감을 살리고 있고 왕년의 브라운스의 명선수로 후에 영화배우로도 활약한 짐 브라운이 캐미오로 나온다. 코스너의 연기는 단단한데 이 영화가 해외 흥행에서 얼마나 성공할지 궁금하다. 감독은 코미디 전문(고스트 버스터즈)의 아이반 라이트만. PG-13. Summit. 전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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