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4년 3월 24일 월요일

다이버전트 (Divergent)

황폐화한 미래, 시카고에 쿠데타 음모가…


트리스(셰일린 우들리·왼쪽)와 포(테오 제임스)가
전쟁게임에 나서고 있다.
‘트와일라이트’와 ‘헝거 게임즈’ 시리즈 등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영 어덜트’(YA)를 위한 영화처럼 이 영화도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작가는 베로니카 로스로 그가 22세 때 썼다. 공상과학 액션 모험영화에 로맨스를 곁들인 이 영화는 제니퍼 로렌스를 스타로 만들어준 ‘헝거 게임즈’를 많이 닮았는데(차라리 베껴 먹었다고 해야 옳겠다) 로렌스처럼 영화의 주인공인 셰일린 우들리를 빅스타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사전 소문이 나돌았으나 영화가 진부한 데다가 연기파인 우들리의 연기도 겁먹은 듯이 주춤해 과연 소문대로 될지 극히 의문이다.
140분짜리 긴 영화로 영화가 생명력과 힘이 없고 필요 없이 같은 내용을 반복해 지루하다. 이미 나온 ‘YA’ 영화들의 군데군데를 빌려다가 짜깁기를 한 것 같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기시감이 드는데 소설이 3부작이어서 이미 제2편이 사전 제작단계에 들어갔으나 제1편이 흥행서 ‘헝거 게임즈’처럼 대박을 터뜨릴 것 같지가 않다. 
지구가 황폐화한 미래의 시카고. 파괴된 외부 세계와 담을 쌓고 있는 시카고에는 사람들이 각기 자신들의 덕목에 따라 다섯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평화 공존하고 있다. 그룹은 ‘박식’ ‘이타주의’ ‘평화’ ‘정직’ 그리고 ‘용기'.
사람들은 누구나 16세가 되면 가상실제의 적성검사와 실험실에서의 테스트를 거쳐 5개의 그룹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부모와 오빠와 함께 ‘이타주의’ 그룹에 속한 베아트리스(우들리)가 테스트를 받은 후 뜻밖에도 3개의 그룹에 속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 이런 사람들은 일종의 변종들인 ‘다이버전트’로 불리는데 시카고의 평화 공존에 해가 되는 부류로 몰려 국외자로서 천대와 멸시를 받으며 산다.   
그런데 베아트리스를 검사한 사람(매기 Q)이 결과를 베아트리스에게만 알려주고 보고를 안 한다. 항상 시카고의 경찰 구실을 하는 ‘용기’그룹의 액션을 동경하던 베아트리스는 그룹선택의 날 부모의 기대와 달리 ‘용기’를 선택하면서 이 그룹의 일원이 된다. 영화는 동일화를 요구하는 기성사회 체제에 대한 저항과 보금자리를 떠나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10대들의 처지를 얘기하고 있지만 강렬히 어필하도록 묘사되지 못했다.
‘용기’ 그룹에 들어간 베아트리스는 이때부터 트리스라 불리면서 정식 그룹의 일원이 되기 위해 자기와 같은 신입생들과 함께 맹훈련에 들어간다. 연약한 트리스를 눈여겨보면서 훈련을 도와주는 사람이 젊고 신비에 싸인 미남 교관 포(테오 제임스-잘 생겼는데 연기는 뻣뻣하다). 둘이 사랑에 빠질 것은 뻔한 일.
이 훈련과정이 너무 오래고 계속해 반복되는데 여러 명의 비슷비슷한 젊은 배우들이 치고 박고 떠들고 우정을 맺고 또 반목하면서 쓸데없이 시간을 끈다. 30분 정도는 잘라내도 된다.
한편 성난 황소처럼 콧구멍을 너울거리는 ‘박식’그룹의 지도자 지닌(케이트 윈슬렛)이 ‘다이버전트’를 모두 없애버리고 정부 지도자들로서의 구실을 하는 ‘이타주의’ 그룹을 제거하려는 쿠데타를 음모하면서 트리스는 쫓기는 신세가 된다. 내용이나 연출이나 연기를 비롯해 영화가 전반적으로 활력과 박력 그리고 액션과 긴장감이나 충격이 극히 말랑하고 나태해 크게 관심을 유도하지도 또 큰 재미도 주지 못한다. 닐 버거 감독. 
PG-13. Summit. 전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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