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피(왼쪽)와 나나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아버지의 과거를 캐들어간다. |
아버지의 미스터리한 과거 파헤치는 두 자매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두 자매가 과거 폴란드에서의 아버지의 삶을 캐들어 가면서 처참한 과거와 직면한 뒤 이 과거의 족쇄로부터 자신들 뿐 아니라 부모까지 해방시키고 아울러 화해와 용서를 찾는 실팍한 성격 드라마로 이스라엘 영화다. 실화에 바탕을 뒀다.
과거를 함구하는 아버지의 삶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서스펜스와 긴장감 팽팽하게 감도는데 플롯이 이중삼중으로 얽혀들면서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한다. 특히 영화를 위해 작곡한 합창곡이 아름답고 두 자매로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가 출중하다.
1977년 예루살렘. 이 해는 이집트의 사다트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 이스라엘과의 평화 관계를 맺으려고 시도했던 해다. 주인공들인 두 딸 중 언니 나나(넬리 타가르)는 저널리스트로 사사건건 대결하는 스타일. 나나의 동생은 천상의 음성을 지닌 음악학도 세피(조이 리거)로 작곡가 지망생. 이들의 아버지 바룩 밀히(도론 타보리)는 엄격한 산부인과 의사로 결혼한 나나와 만나면 언쟁이 잦다. 둘의 어머니(에브게니아 도디나)는 상냥한 전형적 모범주부.
콘서트 출연 차 서베를린에 갔던 세피는 공연 후 리셉션 장에서 갑자기 나이 먹은 폴란드여인(카타르지나 그니브코우스카)로 부터 공격을 받으면서 “네 아버지는 살인자야”라는 말을 듣는다. 이를 말리는 남자가 이 여인의 독일인 아들로 작곡가인 토마스 질린스키(라파엘 스타초비악).
세피가 이런 사실을 귀국해 언니에게 알리자 나나는 아버지에 대한 반감과 함께 진실을 밝히려는 기자정신을 동원해 마다하는 세피를 부추겨 아버지의 과거를 캐들어 간다. 그러나 이 노력이 뜻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나나는 이번에는 아버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과거를 이실직고하라고 도전한다.
이에 바룩은 자신의 나치 점령 하 폴란드에서 행적을 상세히 기록해 낭독하나 나나는 여전히 이를 믿지 않는다. 그래서 나나와 세피는 폴란드까지 찾아가 아버지의 행적을 탐문한다. 플롯이 배배 꼬이면서 바룩의 과거가 서서히 드러난다. 세피의 음성과 함께 개인적 매력에 이끌린 토마스가 매스터 클래스 차 이스라엘을 방문, 세피에게 과거와의 직면을 독려하면서 세피의 부모의 미스터리가 밝혀진다.
마지막 폴란드에서의 합창곡 연주회 장면에서 모든 것이 용서되고 눈물과 함께 평화와 화해가 영그는데 매우 감동적이다. 타가르와 리거가 대조적인 연기를 잘 하는데 특히 타가르의 맹렬한 연기가 훌륭하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아들인 아비 네쉐르 감독(각본 겸). 일부 극장.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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