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7년 1월 3일 화요일

히든 피겨즈(Hidden Figures)


존 글렌을 맞이하는 도로시, 캐서린 그리고 메리(왼쪽 세번째부터).

1960년대 NASA에서 차별 받던 흑인 여성이 최고가 되기까지 이야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만백성이 보고 즐기고 박수 칠 영화로 이런 믿지 못할 얘기가 왜 이제야 영화로 만들어졌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 1960년대 초 존 글렌의 지구궤도 선회를 성공시키는데 일등공신 노릇을 한 세 명의 여자 수학자들의 실화로 기분 좋고 감동적이다. 
흑백문제와 여성차별 그리고 미?소간 우주경쟁과 불의에 저항하는 투혼을 지닌 인간승리의 드라마로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가 좋은 코미디이요 드라마이며 스릴과 긴장감까지 갖춘 흥미진진한 영화다.
미?소간 우주경쟁이고조에 이르렀던 1960년대 초. 캐서린 고블(타라지 P. 헨슨)은 수학의 천재로 NASA의 랭리과학센터에서 일하고 있으나 그의 실력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흑인을 이물질 보듯 하는 백인남자들 틈에 끼어서 별 볼일 없는 일을 하는 그의 실력을 알고 중요한 일을 맡기는 사람이 무뚝뚝하나 정의파인 실장 알 해리슨(케빈 코스너). 
인종차별을 보여주는 우스운 장면이 캐서린의 화장실 이용 장면. 자기가 일하는 건물의 백인전용 화장실을 못 써 건물 밖에 한참 떨어진 화장실까지 왕복으로 달리느라 고생이 많다. 캐서린의 달리기를 파렐 윌리엄스가 작곡한 주제가 ‘러닌’이 재미있게 반주한다. 
셋 중 제일 젊은 여자가 NASA에서도 알아주는 뛰어난 과학자 메리 잭슨(그래미상을 받은 가수 자넬 모나에가 발군의 연기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메리는 버지니아주의 대학을 다니기 위해 법원에 청원서를 내서야 야간학교에 나간다. 판사에게 자신의 청원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하는 메리의 모습이 당차다.
셋 중 맏언니 격인 여자가 역시 같은 곳에서 일하는 수퍼바이저 도로시 본(옥타비아 스펜서). 그러나 도로시는 책임만 많지 봉급은 백인여자에 훨씬 못 미친다. 
이들 세여자의 인종차별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을 지키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얘기가 아기자기하게 전개되는데 셋이 함께 있을 때가 각자 따로 있을 때보다 더 재미있다. 세 여자배우와 코스너의 연기가 좋다. 디오도어 멜피 간독. PG. Fox.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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