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세스(왼쪽)와 아델라가 살인자를 피해 숨고 있다. |
밀입국자와 인간 사냥꾼의 사막 추격전
사막에서 벌어지는 생사를 다투는 추격과 도주의 스릴러. 긴장감과 스릴을 갖춘 흥미 있는 얘기로 캘리포니아에 사는 사람들은 잘 아는 얘기여서 사실감이 있으나(그러나 매우 비현실적이다) 지나치게 잔인하고 끔찍하며 유혈이 낭자해 이맛살이 찌푸려진다.
코넬 와일드가 나온 ‘벌거벗은 미끼’를 연상케 만드는 액션 스릴러이자 사회비판을 겸한 멜로드라마인데 깊이나 내적 성찰은 부족하다. 순전히 물리적 재미만을 추구한 영화로 ‘그래비티’의 감독 알폰소 쿠아론의 아들 조나스 쿠아론이 각본을 쓰고 감독했다.
멕시코에서 14명의 미국에로의 불법이민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싣고 사막을 달리던 트럭이 고장이 나자 이들과 2명의 안내자가 걸어서 미국으로 건너온다.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자가 트럭에 남부군기를 달고 위스키를 병나발 부는 사이코 카우보이 샘(제프리 딘 모간). 샘은 강력한 라이플과 맹견 트랙커를 데리고 다니면서 ‘내 나라’로 불법 침입하는 멕시칸들을 사살하는 것이 취미다. 그리고 그는 높은 바위 위에서 사막을 걷는 멕시칸들을 마치 오리사냥하듯이 하나씩 저격 살해한다.
여기서 살아 남은 사람이 5명이지만 그 중 하나는 트랙커에 목이 찢겨 죽고 끝까지 살아 남은 것이 오클랜드에 가족이 있는 미캐닉 모이세스(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와 젊은 여자 아델라(알론드라 히달고). 둘은 자기들을 끈질기게 추격하는 샘을 피해 바위와 모래의 열사의 사막을 가로질러 도주한다.
클라이맥스에 샘과 모이세스가 모래바위산을 맴돌면서 서로 쫓고 쫓기는 액션이 긴장감 있는데 궁금한 것은 도대체 왜 샘이 사람을 파리 잡듯 하는 킬러가 돼야 했는가 하는 점이다. 아무 설명이 없다. 그런데 샘은 동물의 죽음을 사람의 죽음보다 더 슬퍼하는 무자비한 킬러다.
두 배우의 연기는 액션영화치곤 무난한 편이고 바하 캘리포니아에서 찍은 촬영이 좋다. 액션팬들이 좋아할 영화로 북소리가 주로 쓰인 음악이 좀 과장됐다. 성인용.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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