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6년 12월 13일 화요일

라 라 랜드(La La Land)


세바스찬과 미아(왼쪽)가 황혼 속에 할리웃힐스에서 스윙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황홀하고 아름답고 로맨틱한 뮤지컬 영화


‘라 라 랜드’라는 말은 화려 사치한 분위기에서 “니나노” 하면서 사는 영화인들의 동네 할리웃을 비웃는 말이나 이 영화는 그 조롱의 단어를 빌려 옛 할리웃의 영광과 화사함 그리고 영화와 음악에 대한 정열을 찬양한 헌사다.
할리웃 황금기 많이 만들어진 뮤지컬을 그리워하고 또 재현한 내용과 연기 및 촬영과 조명과 의상 그리고 프로덕션 디자인 등이 다 빼어난 로맨틱 뮤지컬이다. 프레드 애스테어와 시드 채리스 그리고 진 켈리와 레즐리 커론 커플의 기막히게 감미롭고 로맨틱한 콤비와 그들의 춤과 노래를 생각나게 만드는 다이아몬드의 광채를 내는 영화다.
한숨이 나올 정도로 노스탤지아가 가득한 황홀하고 아름답고 로맨틱하며 또 가슴 싸하게 만드는 진짜 명품으로 본격적인 뮤지컬이 외면을 받는 요즘에 이런 영화를 만든 데미안 차젤 감독(각본 겸-‘윕래쉬’)의 대담성에 박수를 보낸다.
영화의 문제점은 과연 이 영화를 뮤지컬에 관심이 없는 젊은 층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점. 주인공들로 젊은 팬들이 좋아하는 라이언 가슬링과 엠마 스톤을 기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첫 장면부터 화면에 확 빨려들게 된다. LA의 다운타운으로 가는 110번 프리웨이와 연결된 105번 프리웨이의 높고 커브 진 램프가 차량들로 마비된 상태. 기다리다 지친 차 안에서 음악을 듣고 있던 남녀운전자들이 차 밖으로 나오더니 프리웨이와 차 위에서 빅밴드의 경쾌한 리듬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직접 현장에서 찍은 이 장면이야 말로 감탄이 절로 나오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뮤지컬 신이다. 여기서 두 주인공 세바스찬(가슬링)과 미아(스톤)가 차를 탄 채 스쳐 지나간다. 영화에는 스윙음악과 재즈 그리고 춤과 노래가 많이 나와 눈과 귀가 모두 즐겁다.
워나브라더스 스튜디오 카페 종업원으로 배우 지망생인 미아는 계속해 오디션에 나가나 채택에 안 된다. 그리고 콧대 높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은 술집과 식당에서 피아노를 치다가  손님에게 불량하구 굴어 해고된다. 둘은 옛날이나 요즘에도 할리웃에 가면 얼마든지 보게 되는 이 동네서 성공하려고 몸부림치는 젊은이들.    
여러 해에 걸쳐 4계절을 지나 진행되는 내용은 두 젊은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이어 문제가 생기면서 갈등이 이는 젊은 남녀에 관한 로맨스영화의 틀을 그대로 따랐다. 미아와 세바스찬은 할리웃힐즈의 연예인 저택에서 열린 풀파티에서 처음 만나나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불손하게 군다. 그러나 미아의 아름답고 똘똘하고 세련된 미아에게 반하지 않을 자가 어디 있으랴. 둘은 이어 불그스름한 황혼 속에 가로등이 로맨틱한 기운을 내는 할리웃힐스의 언덕에서 아름다운 LA를 배경으로 멋진 춤을 춘다. LA가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진 영화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둘은 커플이 되면서 사랑에 빠져 사는데 미아가 오디션에서 계속해 딱지를 맞자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스스로 각본을 쓰라고 종용한다. 그리고 세바스찬이 성공한 밴드의 멤버가 돼 순회공연차 자주 집을 비우면서 둘 사이에 문제가 생긴다.
스톤과 가슬링이 직접 춤을 추고 노래 부르는데 프로 같지 않아 더 정답다. 가슬링은 직접 피아노도 친다. 그리고 둘의 콤비가 찰떡궁합이고 연기들도 잘 한다. 미풍처럼 경쾌하면서도 우수가 봄비처럼 배인 영화로 음악과 안무 그리고 색깔과 화면 구성 등도 다 훌륭하다. PG-13. Lionsgate.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