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5년 3월 3일 화요일

포커스 (Focus)


닉키(윌 스미스·왼쪽)와 제스(마고 로비)가 첫 대면을 하고 있다.

사기·소매치기로 도배, 로맨스까지 뒤범벅


로맨스와 코믹 터치를 곁들인 사기꾼들과 소매치기들의 한탕 영화로 겉만 번드르르하지 흡인력이 모자라는 쇼윈도의 장식용 고급 드레스 같은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기를 치고 소매치기를 하고 내기를 하는데 마치 사기 치기 교본을 보는 것 같다.
수퍼스타 윌 스미스와 ‘월스트릿의 늑대’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애인으로 나온 호주산 섹시한 신성 마고 로비가 사기꾼 선생과 제자로 나와 만났다 헤어졌다 하면서 로맨스를 엮지만 스미스가 공연히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생기를 잃어 둘 간의 화학작용도 미적지근하고 또 러브 신도 어색하다. 스미스보다는 로비가 더 화끈하다.
모든 것이 사기여서 또 사기 당하는구나 하는 느낌 때문에 내용에 빠져들기가 어려운데 플롯이 너무나 황당무계하고 터무니가 없어 혀를 내휘두르게 된다. 뉴욕과 뉴올리언스 그리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찍은 화려한 촬영과 부와 사치와 로비가 수시로 바꿔 입는 드레스 같은 눈요깃거리를 즐기면서 속빈 강정 같은 영화의 허구를 즐길 사람도 있겠으나 세련미란 전연 없는 영화다. 진짜로 잘 만든 사기영화를 보려면 ‘게임의 집’과 ‘그리프터즈’와 ‘스팅’을 보기를 권한다. 
영화에서 눈알이 돌아갈 정도로 재빠른 몽타주로 이어지는 소매치기 장면은 무려 25만명을 털었다는 소매치기 아폴로 로빈스의 자문을 받은 것이다. 
이 세상에 사기 치지 못할 것이 없다며 자신만만한 소매치기요 사기꾼인 닉키(스미스)가 자신의 수제자가 될 섹시한 제스(로비)를 처음에 만나는 곳은 뉴욕의 고급 호텔 식당. 물론 이 만남부터가 사기행각의 하나다.  
닉키는 제스를 제자 겸 애인으로 삼고 수십명에 달하는 졸개들과 함께 풋볼경기가 있는 뉴올리언스로 소매치기 원정을 간다. 주말 인파로 붐비는 프렌치쿼터에서 잽싸게 행해지는 소매치기 장면이 영화에서 가장 볼만한 것. 여기서 얻은 수확이 무려 100여만달러. 
닉키와 제스는 이 돈을 가지고 풋볼경기가 열리는 수퍼돔의 귀빈실로 들어간다. 여기서 닉키는 거부의 중국인 도박꾼 리유안(BD 웡이 꼭두각시처럼 논다)과 내기를 하나 계속해서 진다. 내기의 액수는 200만달러까지 오른다. 믿거나 말거나인데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닉키는 느닷없이 제스를 내버린다. 
그로부터 3년 후 자동차 경주 포뮬라 1이 열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닉키는 오만한 거부로 경주팀을 소유한 가리가(로드리고 산토로)에 고용돼 가리가의 라이벌인 호주인 매큐언을 사기 치기로 계약한다. 매큐언에게 가리가의 비밀 연료첨가제 성분 공식을 판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수백만달러가 오가는데 도대체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런데 아뿔사 가리가의 애인이 나타나는데 그 여자가 제스가 아닌가. 우연이 판을 치는 영화다. 닉키와 제스 간의 애정 고백과 사랑의 줄다리기가 지루하게 곁가지를 치면서 닉키의 과거가 설명된다.
한편 의심 많은 가리가는 닉키를 철저히 믿지 못해 자기의 나이 먹은 킬러 하수인 오웬스(제럴드 맥레이니가 잘 한다)로 하여금 닉키의 행동을 감시하도록 시킨다. 클라이맥스에 가서 또 한 번 사기가 벌어지는데 이 부분은 ‘스팅’의 장면을 도용했다. 글렌 피카라와 존 레콰 공동감독(각본 겸).R. WB. 전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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