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5년 2월 2일 월요일

켄지 미조구치의 흑백명작 2편

오하루의 인생 (Life of Oharu·1952)
마지막 국화 이야기 (The Story of the Last Chrysanthemum·1939)

오하루의 인생
(Life of Oharu·1952)


17세기 에도시대 자기 집 하인(토시로 미후네)과 사랑을 하다가 집에서 쫓겨난 뒤 귀족의 후처와 창녀와 시녀 노릇을 하면서 당시 남성위주의 일본사회의 계급과 신분의 엄격한 차별의 틀에 갇혀 평생을 불행하게 산 오하루(키누요 타나카)의 한 많은 일생을 그린 심오하고 아름답고 비극적인 드라마. 롱 테이크를 잘 쓰는 미조구치의 촬영이 눈부신 흑백명작.
얼굴과 몸이 모두 고운 오하루는 집에서 쫓겨나 군주의 씨받이로 팔려가 아들을 낳으나 다시 쫓겨나 집으로 돌아온다. 오하루의 아버지는 딸을 다시 창녀로 팔아먹으나 오하루는 여기서도 실패, 이번에는 남의 집 하녀로 팔려간다. 그러나 여기서도 쫓겨난 오하루는 부채 만드는 사람과 결혼하나 남편은 결혼 직후 강도에 피살된다.   
오하루는 절에 들어가 승려가 되려고 하나 여기서도 남자문제 때문에 쫓겨난다. 이어 자기가 아들을 낳아준 군주로부터 다시 부름을 받고 집안의 비밀유지를 위해 연금 상태에 처해진다. 오하루는 아들을 찾아 탈출하나 거지가 되고 만다. 148분. 30일 하오 7시30분. 해머 뮤지엄 내 빌리 와일더 극장(윌셔와 웨스트우드 310-206-8013)) ★★★★½(5개 만점)

마지막 국화 이야기 (The Story of the Last Chrysanthemum·1939) 

남편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여인의 감동적인 드라마. 1885년 도쿄. 유명한 카부키 배우의 양자인 키쿠노수케 오노에(연극배우 쇼타로 하나야기)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배우로서 성공하려고 노력한다. 아직 실력이 모자라는 오노에에게 솔직하게 사실을 말해주는 사람은 오노에 가문의 갓난아기의 유모 오토쿠(카쿠코 모리).
그러나 키쿠노수케의 아버지가 아들과 유모 간의 스캔들을 염려해 오토쿠를 해고하면서 분노한 키쿠노수케는 혼자 연기 수업을 하려고 도쿄를 떠난다. 그리고 오노에를 내연의 처로 맞는다. 키쿠노수케는 아내의 격려를 받으며 연기를 연마, 마침내 도쿄의 유명한 카부키 단체에 입단할 기회를 맞는다. 이에 오노에는 남편을 위해 내연의 처 관계를 단절한다. 
그리고 마침내 키쿠노수케의 아버지도 오토쿠를 아들의 처로 인정하나 오토쿠는 폐병으로 죽음에 이른 처지다. 마치 늦가을 국화처럼 시든 오토쿠는 남편이 무대에서 명연기로 배우로서 승리하는 순간 숨을 거둔다. 흑백. 142분. 2월6일 하오 7시30분. 빌리 와일더 극장.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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