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킹(가운데)이 지지자들과 함께 민권운동 행진을 하고 있다. |
“흑인 투표권 보장”비폭력 행진 생생히
1965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흑인들의 투표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을 따르는 민권운동 지지자들과 함께 앨라배마주 셀마에서부터 몬고메리까지 비폭력 무저항 행진을 한 역사적 사실을 지적이요 강력하고 감동적이며 또 사려 깊게 그린 심금을 뒤 흔드는 작품이다.
단역 배우들의 표정과 민권행진을 둘러싼 막후 토론 그리고 행진 대열에 가한 기마경찰들의 가혹한 진압 등 작은 것에서부터 스케일 큰 것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정성껏 고르게 잘 다루고 있다.
서사적이면서 세밀하고 영혼이 떨리는 감동을 일으키면서 아울러 냉정한 자세를 잃지 않는 빼어난 솜씨로 연출한 감독은 흑인 여류 에이바 뒤버네이. 장인의 연출력과 지적인 각본 그리고 좋은 촬영과 앙상블 캐스트의 완벽한 연기 등을 즐기면서 아울러 역사 공부를 다시 할 수 있는 훌륭한 영화다.
1964년 존슨 대통령(탐 윌킨슨)이 민권법에 서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앨라배마와 같은 미 남부에서는 흑인들이 백인들의 방해와 위협으로 투표를 할 수가 없었다. 영화는 처음에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스톡홀름에서 노벨 평화상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버밍햄의 흑인교회에 폭탄이 투척되면서 4명의 소녀들이 사망한다. 그리고 장소는 셀마로 이동한다. 흑인 여자(오프라 윈프리-공동 제작 겸)가 투표를 하기 위해 유권자 등록을 하려고 하나 퇴짜를 맞는다.
닥터 킹(데이빗 오이엘로)이 셀마에 본부를 차리고 지지자들과 함께 흑인 투표권 확보를 위한 사전운동을 하는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진다. 토론과 반박이 격론을 벌이고 궁극적 지지로 이어지는 전략과정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영화는 닥터 킹의 이런 공적인 활동과 함께 그의 개인적 문제를 공평하게 얘기하면서 그가 회의하고 개인적 결함에 갈등하는 모습을 진지하게 보여 주는데 그와 부인 코레타 스캇 킹(카르멘 에조고)의 긴 대화 장면이 인상적이다.
닥터 킹은 목적을 달성키 위해 존슨을 여러 차례 만나는데 둘의 대면장면이 산 역사를 보듯이 생생하다. 그리고 존슨이 조지 월래스(팀 로스) 앨라배마 주지사를 만나는 장면이 우습고 재미있다.
이윽고 닥터 킹의 추종자들이 셀마로부터 몬고메리까지 첫 행진을 시작(이 때는 닥터 킹은 참여하지 않았다),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에 이르렀을 때 기마경찰의 무자비한 진압을 받고 해산된다. 이 장면이 충격적으로 긴박감 있다. 그러나 경찰의 이런 잔혹한 진압이 TV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성직자를 비롯한 많은 백인들이 셀마로 찾아와 행진에 참여하면서 며칠 후 다시 행진을 시작한 대열은 몬고메리에 도착한다.
처음에는 흑인 투표권 법안에 회의를 표하던 존슨도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음을 깨닫고 의회에서 법안 통과를 위한 감격적인 연설을 한다. 연설은 “위 셜 오버컴”으로 끝난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힘차고 감정적이며 공정하고 또 현명한 영화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다. 특히 오이엘로의 웅변과 함께 묵직하면서도 내밀한 연기가 깊은 인상을 남기는데 그 밖에도 윌킨슨과 로스와 에조고의 연기도 훌륭하다. 그리고 잠깐 나오는 말콤 X 역의 나이벨 태치의 연기가 비수처럼 빛난다. PG-13. Paramount. 일부 지역.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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