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왼쪽)가 메리 비에게 험한 여정에 대해 훈시를 하고 있다. |
‘다시 동부로’여성들의 거친 여정 담은 이색 웨스턴
2005년 웨스턴 ‘멜퀴아데스 에스트라다의 세 번의 매장‘으로 감독으로 데뷔한 배우 타미 리 존스의 두 번째 감독작품으로 그가 주연도 한 이색적인 웨스턴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개척시대 서부정착에 실패하고 동부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여정을 그린 영화로 서부 광야처럼 거칠고 에누리 없이 각박하다. 그러나 이런 가혹한 환경 속에 인간적인 면을 강조해 오히려 훈기마저 느끼게 된다.
특히 이 영화는 서부개척 시대의 여자들의 얘기를 다루고 있는데 윌리엄 웰만이 감독하고 로버트 테일러가 주연한 웨스턴 ‘서부로 가는 여자들’(Westward the Womanㆍ1951)을 연상케 한다. 비록 ‘홈스맨’의 여자들은 서부를 떠나 동부로 가고 있긴 하지만.
네브래스카주에서 농장을 일궈 성공한 신심과 정의감이 강한 31세의 노처녀 메리 비 커디(힐라리 스왱크)는 열심히 남편감을 물색하나 누구도 줏대가 센 그녀와 결혼하려고 하지를 않는다. 그런데 메리의 이웃들인 세 여자가 혹독한 서부환경에 지쳐 정신이상자들이 된다. 아라벨라(그레이스 거머-메릴 스트립의 딸)는 장질부사로 세 아이를 잃었고 테올린(미란다 오토)은 갓난아기를 변기통에 내던졌고 그로(손자 릭터)는 귀신에 씌었다.
동네 목사(존 리트가우)의 주선으로 아이오와주의 목사 부인(메릴 스트립)이 이들을 받아주기로 했는데 문제는 이들을 아이오와주까지 데리고 갈 남자가 없다는 점. 미친 여자들 수송을 자원한 사람이 메리 비.
메리 비는 미친 여자들을 태운 마차를 몰고 길을 떠난 지 얼마 안 돼 탈영병이자 타인 명의의 광구횡령자로 목에 밧줄이 감긴 채 말에 앉아 있는 조지 브릭스(타미 리 존스)를 만난다. 그리고 조지를 살려주는 대신 그가 아이오와까지 함께 간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서부 광야를 가로지르는 일종의 ‘로드 무비’로 여기서부터 아이오와에 도착하기까지 여러 가 지 에피소드로 꾸며진다. 이 부분에서 전형적인 웨스턴의 내용을 과감히 벗어나진 못하고 있어 기시감이 있다.
좋은 점은 메리 비와 조지의 성격묘사가 뚜렷한 것. 둘의 개성과 내면이 매우 풍부하게 그려졌는데 연기파들인 스왱크와 타미 리 존스가 깊이 있는 연기를 탁월하게 해낸다. 특히 스왱크의 튼튼한 연기가 출중하다. 심술첨지 모습의 타미 리도 무뚝뚝하면서도 코믹한 연기를 잘 하는데 둘의 콤비가 썩 잘 어울린다. 이와 함께 서부를 미화하지 않고 삭막한 모습 그대로 잡아낸 촬영과 음악도 인상적이다. R. Roadside. 랜드마크극장과 아크라이트극장. ★★★(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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