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의 `플레이보이 골탕 먹이기'
케이트(왼쪽부터)와 칼리와 앰버가 술 마시고 춤추며 우정을 나누고 있다. |
전형적인 할리웃산 속빈 강정과 같은 영화로 상스럽고 짜증나게 만드는 우습지 않은 ‘시스맨스’ 코미디다. 코미디에 재주가 있는 캐메론 디애스와 레즐리 맨이 주연하는데 웃음이 자연스럽지가 못하고 억지로 쥐어짜는 듯이 불편해 피곤하다.
연기와 대사 역시 모두 가짜투성이인 ‘칙 플릭’인데 디애스와 맨 외에 순전히 눈요깃거리로 나온 젖가슴이 큰 호박만한 모델 케이트 업톤 등 세 여자의 억지 교태와 제스처와 함께 끊임없이 재잘대는 허튼 소리에 짜증이 나고 신경질이 난다.
영화를 감독한 사람은 센티멘털한 로맨스 영화 ‘노트북’을 만든 닉 캐사베이티즈인데 코미디 데뷔가 엉망진창이다. 레즐리 맨을 비롯해 역시 여자들이 주인공인 코미디 ‘브라이즈메이즈’의 재미와 폭소에 비하면 이 영화는 허접 쓰레기에 가깝다.
바람둥이 남자의 피해자들인 세 여자가 일치단결해 남자에게 온갖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는 ‘복수 코미디’인데 알다가도 모를 일은 이들이 어떻게 해서 별 남성적 매력이 없는 이기적인 플레이보이 역의 니콜라이 코스터-발다우(덴마크 배우로 HBO의 인기 시리즈 ‘왕좌 게임’에 나온다)에게 그렇게 쉽게 몸을 허락하느냐 하는 점이다. 꼭두각시 같은 역의 코스터-발다우는 미스 캐스팅이다.
뉴욕에서 잘 나가는 맹렬여성 변호사 칼리 위튼(디애스)은 재정전문가인 마크 킹(코스터-발다우)을 만나자마자 반해 둘이 요란한 섹스를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코네티컷주에서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마크가 유부남이 아닌가.
대경실색한 것은 칼리뿐 아니라 마크의 전형적인 가정주부 케이트(맨)도 마찬가지. 그런데 서로 적이 돼야 할 칼리와 케이트는 서로 마음이 맞아 둘이 팀이 되어 마크에게 복수를 하기로 한다. 여기에 합류하는 것이 마크의 또 다른 여인인 젊은 육체파로 약간 맹한 스타일의 앰버(업톤-뻣뻣하다).
셋이 복수의 삼총사가 돼 작업에 들어가는데 이런 복수과정에서 셋은 술 마시고 춤추고 포옹하고 재잘대고 찧고 까불면서(보기가 낯간지럽다) 우정으로 단단히 맺어진다. 그런데 이 복수 수단이 참으로 상스럽기 짝이 없다.
마크의 샴푸제에 탈모제를 대신 집어 넣어 마크의 머리털이 빠지게 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목불인견인 것은 복수용 설사약을 먹은 마크가 고급 식당에서 방귀를 뀌다가 급기야 참지를 못하고 일을 저지르는 장면. 고약한 냄새가 난다.
이렇게 상스러운 것은 세 여자가 재잘대는 대화에서도 나오는데 그것이 솔직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들은 여자의 은밀한 곳의 손질에 대해서 신이 나서 떠들어댄다.
이 밖에도 디애스의 얼굴과 커다란 개의 커다란 그것과의 접촉 등 매우 역겹고 볼썽사나운 장면들이 많다. 일종의 여권 회수영화인데 회수는커녕 여자들을 모욕하는 결과를 저지른 상당히 미성숙한 코미디다. R. Fox. 전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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