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나치 브라이언은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면서 집단을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
스킨헤드·집단생활·유혈폭력·문신… 네오-나치집단 탈출자의 치열한 삶
2006년 오랜 세월을 몸담아온 네오-나치 집단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한 젊은 보수극단주의자 브라이언 와이드너의 삶을 다룬 실화로 보기가 힘들 정도로 치열하고 거칠고 사실적이다. 스킨헤드의 문화와 그들의 집단생활 그리고 이들이 자행하는 유혈폭력과 또 이들의 상징인 문신 등에 관한 강건한 탐구인데 주·조연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다.
얼굴과 온 몸에 문신을 한 브라이언 와이드너(제이미 벨)는 “미국을 하얗게 지키자”라는 구호를 외치는 네오-나치 단체 ‘노르딕 소셜 클럽’의 골수분자. 그는 오도 갈데없는 자기를 받아준 클럽을 가족으로 여긴다. 이 단체의 리더는 본능대로 행동하는 증오에 가득 찬 프레드(빌 캠프)와 그의 아내 샤린(베라 화미가). 샤린은 신참에게 “날 엄마라 불러”라고 사근사근하니 대하나 무서운 여자다.
바이런과 동료들은 시위에 나가 자기들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고 회교사원에 방화하고 갈 곳 없는 젊은이들에게 집과 음식과 친구를 마련해 준다며 자기 집단 안으로 끌어들인다.
겉으로는 거치나 마음은 부드러운 바이런은 새로 집단에 들어온 자기처럼 오도 갈데없는 소년을 보고 자기 위치에 회의를 느끼면서 탈출을 마음먹는다. 이보다 더 큰 이유는 그가 세 아이를 키우는 홀어머니 줄리(대니얼맥도널드)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다.
바이런은 극단주의자들의 과거 청산을 평화적 방법으로 다루는 단체 ‘원 피플 프로젝트’의 지도자 대릴 젠킨스(마이크 콜터)의 도움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탈출을 결심한다. 이와 함께 바이런은 얼굴과 몸의 문신을 제거하는 몇 달간의 작업에 들어가는데 계속해 보여주는 이 장면이 보기에 고통스럽다.
프레드는 이런 바이런에게 “나는 아직도 너를 소유하고 있어”라며 졸개들을 풀어 바이런과 줄리와 세 아이들을 위협한다. 네오-나치들은 브라이언의 애견을 목매달아 죽이기까지 한다. 바이런과 줄리와 세 아이들은 네오-나치들을 피해 도주하기 시작하는데 여기서부터 생살 깍듯하던 영화가 다소 멜로드라마 식으로 변형된다.
마음을 어지럽게 만드는 집요한 영화로 아역배우 출신의 벨이 뜨겁고 변화무쌍한 연기를 한다. 그리고 화미가의 연기도 간교하게 유혹적이다. 이스라엘 감독 가이 내티브의 첫 미국영화. R등급. ★★★★½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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