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9년 7월 19일 금요일

‘예스터데이’(Yesterday)


수퍼스타 가수가 꿈인 잭이 동네 후진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비틀즈 없는 시대로 간 가수지망생
환상을 그린 뮤지컬 로맨틱 코미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비틀즈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다. 비틀즈 노래가 계속해 나오는 뮤지컬 로맨틱 코미디 환상영화로 터무니없는 얘기지만 보고 즐길 만한 영국영화다.
감독은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만든 대니 보일이고 각본은 달짝지근한 로맨스 영화들인 ‘노팅 힐’과 ‘러브, 액추얼리’를 쓴 리처드 커티스.
커티스의 이런 영화들처럼 내용이 사카린 맛이 나고 관객에게 아첨하듯이 알록달록 겉치장을 한데다가 감상적이긴 하나 비틀즈의 노래를 들으면서 향수감에 젖어볼 만한 영화다.
런던 서부에 살면서 수퍼마켓 창고에서 일하는 인도계 영국청년 잭 말릭(히메쉬 파텔)은 유명 가수 겸 작곡가가 되는 것이 꿈. 그래서 저녁과 주말이면 동네 후진 술집에 나가 노래를 부른다. 잭을 적극 후원하는 사람이 학교 때부터 친구이자 팬으로 그의 매니저 노릇을 하는 엘리(릴리 제임스). 그런데 엘리는 잭을 속으로 사랑한다.
어느 날 전 세계가 잠깐 정전이 되는 순간 잭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다. 잭이 깨어나 보니 과거 시간과 공간에 변동이 생겨 아무도 비틀즈가 누구인지를 모른다. 잭이 엘리와 친구들 앞에서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를 부르니까 친구들이 “너 어떻게 해서 이런 멋진 노래를 작곡했느냐”며 경탄한다. 잭이 구글을 두들겨 보니 ‘비틀즈’는 딱정벌레라고 나온다. 그룹 비틀즈의 스펠링은 Beatles이고 딱정벌레의 그 것은 Beetles이다.
잭은 이제야 말로 출세와 부의 문이 열렸다고 생각하고 비틀즈의 노래들을 자기 것으로 소개하면서 노래 부른다. 잭이 비틀즈의 많은 히트곡들의 가사를 다 못 외워 쩔쩔매는 모습이 재미있다. 
잭의 노래를 듣고 접근한 사람이 유명 가수 에드 쉬란(실제 영국의 가수인 쉬란이 캐미오로 나온다). 쉬란은 잭을 자기 순회공연의 백업가수로 기용하는데 자기가 잭보다 재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잭을 시샘한다.
잭의 노래 실력이 점차 널리 알려지면서 잭을 찾아온 사람이 할리웃의 비도덕적인 에이전트 한나(케이트 맥키논). 그리고 둘은 음악사상 최고의 앨범을 발매할 준비에 들어간다. 잭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잭은 명성과 부에 눈이 멀어 자기를 믿고 후원하던 엘리에 대해 소홀히 하면서 착한 엘리가 가슴앓이를 한다.
‘예스터데이’를 비롯해 ‘헤이 주드’(쉬란은 ‘주드’를 멋쟁이의 속어인 ‘듀드’로 바꾸자고 제안한다), ‘백 인더 U.S.S.R.’, ‘아이 쏘 허 스탠딩 데어’ 및 ‘아이 와나 홀드 유어 핸드’ 등 비틀즈의 노래들이 줄줄이 나온다. 파텔이 명창은 못되지만 직접 노래를 부르는데 연기도 귀염성 있게 한다. 그러나 제임스는 다소 충분히 사용되지 못한 감이 있다. PG-13 등급. Unversal.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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