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9년 7월 19일 금요일

‘마르탕 게르의 귀환’(The Return of Martin Guerre)


베르트랑드는 9년 만에 귀환한 남편 마르탕을 반갑게 맞는다.

전쟁 나갔다 9년만에 돌아온 남편이 가짜? 스릴 넘치는 기상천외 프랑스영화


재미있게 지어낸 전설과 같은 얘기인데 실화다. 신분 도용에 관한 이상하고 얄궂은 미스터리 드라마로 흙냄새가 물씬 풍기는 토속적인 실화인데도 내용이 하도 기상천외해 초현실적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흥미진진한 옛날 애기를 듣는 것 같은데 시간이 갈수록 서스펜스와 스릴마저 갖추면서 결과가 과연 어떻게 될까하고 긴장하게 만든다. 일종의 재판 드라마이기도 한데 이와 함께 16세기 중엽 프랑스의 농촌의 모습과 가족관계, 결혼의 신성 및 교회의 역할 그리고 재산과 돈에 관한 역사도 함께 알아 볼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프랑스 작품이다. 
1549년 프랑스 남부 피레네산맥 아래 농촌 마을 아티가. 근면하고 아름다운 아내 베르트랑드(나탈리 바이가 고혹적이다)와 어린 아들을 둔 마르탕은 농사에는 관심이 없고 전쟁에 나가 세상 구경이 하고파 안달이 났다. 그리고 마르탕은 어느 날 아내와 아들과 부모를 버리고 사라진다. 
그로부터 9년 후 마르탕(제라르 드파르디외)이 느닷없이 귀환한다. 동네 사람들은 처음에 많이 달라진 마르탕을 거리를 두고 대하다가 마침내 받아들인다. 그리고 베르트랑드도 마르탕과 포옹을 나눈다. 마르탕은 과거와 달리 근면하게 일하면서 아내와의 사이에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산다. 그리고 전쟁에서 겪은 경험을 재미있게 마을 사람들에게 들려주면서 주민들의 큰 환심을 산다. 
그런데 마르탕이 자기 없는 동안 자기 농토를 돌본 삼촌 피에르(모리스 바리에)에게 자기 땅으로 번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친척 간에 반목이 생기고 이 반목은 마을 사람들에게로 까지 번진다. 어느 날 마을에 떠돌이 세 명이 도착해 마르탕을 보더니 그가 마르탕이 아니라 마르탕과 함께 전쟁에 나갔던 아르노라고 마을 사람들에게 밝힌다. 진짜 마르탕은 한 쪽 다리를 잃은 채 플란더스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마르탕은 이를 부인하나 조카에게 앙심을 품은 피에르가 마르탕을 가짜라고 고소하면서 재판이 열린다. 재판에서 마르탕이 자기 결혼과 마을에 관한 질문에 대해 정확히 대답하면서 승소한다. 그러나 피에르가 얼마 후 다시 마르탕을 고소하면서 두 번째로 재판이 열리고 여기서 극적인 일이 일어난다. 
돌아온 마르탕은 진짜인가 아니면 가짜인가. 가짜라면 어떻게 해서 아내가 그 것을 모를 수가 있을까. 대답은 재판에서 나온다. 드파르디외가 차분하게 연기를 잘하고 바이도 조용하나 알찬 연기다. 촬영과 이미지도 마치 한 폭의 농촌화를 보는 것 같다. 1982년 작으로 새 프린트로 재개봉된다. 이 영화는 1993년 리처드 기어와 조디 포스터 주연의 ‘소머스비’로 리메이크됐다. ★★★★½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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