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드(왼쪽)가 록키의 코치 하에 빅터와 대결하려고 모스크바의 링에 올랐다. |
‘록키’시리즈 속편… 아폴로와 드라고의 아들, 링 위 사생결단 대결
‘록키 II’에서는 아버지끼리 주먹다짐을 하더니 ‘크리드 II’에선 아들끼리 싸운다.
2015년에 나온 ‘록키’의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파생작품인 ‘크리드’의 속편인데 ‘록키’와 그 속편들의 내용을 재탕한 것처럼 진부하고 서스펜스나 긴장감도 또 놀라울 것도 없는 타작이다. 킬링 타임용은 된다.
전편에서 록키(실베스터 스탤론)의 지도 하에 새 헤비급 챔피언이 된 크리드(마이클 B. 조단)는 ‘록키’시리즈 제1편과 제2편에서 록키와 대결한 흑인 선수 아폴로의 아들. 처음에 잠깐 크리드가 링에서 상대를 쓰러트리는 장면이 나오고 이어 후에 크리드와 대결할 우크라이나의 젊은 살인무기 빅터 드라고(플로리안 먼테누)가 상대를 녹다운시키는 모습이 나온다.
이어 크리드가 가수인 애인 비안카(테사 탐슨)에게 구혼을 하면서 영화는 주먹대결에 로맨스를 양념으로 치는데 매우 어색하다. 각본이 허약하기 짝이 없는데 크리드와 비안카의 열기 빠진 관계와 함께 록키가 아내의 무덤엘 찾아가 독백을 하는 장면도 이젠 식상하다.
빅터가 크리드에게 대결하자고 선포하면서 록키와 크리드 간에 갈등이 인다. 록키는 크리드에게 폭력자에 지나지 않는 빅터와 대결할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붙어봤자 승산이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빅터가 ‘록키 VI’에서 크리드의 아버지인 아폴로를 링에서 때려죽인 이반 드라고(돌프 런드그렌)의 아들이라는 사실. 이반은 빅터의 코치로 러시안 챔피언이었던 이반과 록키는 ‘록키 IV’에서 국가의 명예를 걸고 싸운 사이. 이들은 이번에는 자신들의 후계자를 내세워 다툰다.
크리드는 자기를 떠난 록키의 도움 없이 빅터의 도전을 받아들여 링에 오르나 인사불성이 되도록 얻어터진다. 그러나 빅터의 반칙으로 크리드는 챔피언십을 유지한다.
클라이맥스는 빅터의 재도전에 응한 크리드가 25대 1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의 링에서 빅터와 사생결단의 경기를 벌이는 것. 물론 그 전에 크리드를 돕기로 결심한 록키의 지도 하에 크리드가 사막에서 맹훈련을 하는데 이런 것이 다 옛날 ‘록키’의 장면을 답습한 것이다.
조단은 전편에서는 신선한 에너지가 넘쳐흘렀는데 이번에는 기운이 떨어진 사람 같다. 영화를 보면서 흥분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재미있는 것은 ‘록키’시리즈에서 이반의 아내로 나왔던 브리짓 닐슨(스탤론의 실제 애인이었다)이 카메오로 나오는 것. 많이 늙었다. 제3편이 나올 것처럼 끝난다.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감독. PG-13 등급. MGM.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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