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가 홈이 경찰서에서 납치된 여자가 건 비상전화를 받고 있다. |
비상전화 받는 경찰과 납치된 여인의 대화… 시공 넘은 긴장감 예술적 표현
영화 전체가 경찰서 비상전화 접수실에서 일어나는 얘기로 주인공도 전화를 받는 경찰 한 사람인 협소감 가득한 덴마크 스릴러다. 별로 넓지 않은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는 경찰과 그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여인의 대화로 이어지는 드라마여서 답답한 것도 사실이나 영화는 이런 제한을 정신적 감정적으로 뛰어 넘고 예술성이 강한 긴장감으로 보는 사람을 유인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위험에 빠진 여자를 구하려고 온갖 수단방법을 동원하는 경찰의 노심초사에 동반해 화면 안으로 몰입하게 된다. 구스타브 묄러는 대단한 재주를 지닌 감독으로 이 영화가 데뷔작이다
아스거 홈(야콥 세데르그렌)은 업무수행 중 사건용의자를 사살, 조사 진행 중에 비상전화 접수실 근무령을 받고 근무 중이다. 약물에 취해 응급차 보내달라는 젊은이와 홍등가에서 창녀에게 강탈을 당한 남자의 전화 따위를 받는다. 이어 이벤이라는 이름의 여인으로부터 다급한 음성으로 도와 달라는 전화가 걸려온다. 전 남편에 의해 납치를 당해 지금 차에 실려 가고 있다는 것.
홈은 어떻게 해서든지 차의 위치 등 이벤에 관해 보다 자세히 알기 위해 이벤에게 집에 있는 딸과 전화를 하는 척 하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이벤이 흰색 밴에 타고 있으며 차는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고 있다는 것을 비상대기 차량에 통지한다. 그러나 이벤의 전화가 끊기면서 다급해진 홈은 법규를 무시하고 혼자 지혜와 경험 등을 이용해 사건을 수사하기로 한다.
그야말로 볏단 속에서 바늘 찾기 식인데 홈은 옆 자리에 동료 경찰이 있는 자기 자리를 떠나 옆방에서 혼자 전화와 컴퓨터를 사용, 이벤 구조에 열을 올린다.
다시 이벤과 통화가 연결된 홈은 여인과 그의 전 남편과의 관계 그리고 둘의 가정생활 내용 및 궁극적으로 그들이 가고 있는 목적지를 알아내려고 이벤에게 유도 질문을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서서히 이벤의 실제 상황을 알게 된다. 감독은 홈이 이벤을 구원함으로써 자기가 저지른 행위에 대한 속죄를 하게끔 했다.
영화는 좁은 공간에서 느끼게 되는 홈의 고독과 갇힌 상태 그리고 시각적 제한을 홈의 전화를 통해 들리는 외부의 여러 가지 음향으로 해소하면서 보는 사람으로 그와 함께 하여금 감정적 여정을 하게 만든다. 세데르그렌이 혼자서 영화를 짊어지고 순전히 얼굴 표정과 음성으로 시종일관 긴장감을 풀어주지 않는 뛰어난 연기를 한다.★★★½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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