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왼쪽)과 앨리가 새벽까지 공연장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면서 콘서트 준비를 하고 있다. |
레이디 가가 주연 뮤지컬 러브스토리
남녀 가수의 사랑, 야망, 비극 그려
브래들리 쿠퍼가 감독으로 데뷔하고 가수 레이디 가가가 첫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37년에 나온 동명영화의 세 번째 리메이크로 전성기에 술과 약물에 빠져 인기가 추락하는 남자 가수와 그가 발굴해 빅스타가 되는 여자가수의 야심과 사랑과 비극을 그린 뮤지컬 러브 스토리다.
원작과 첫 번째 리메이크의 주인공들은 할리웃 스타들이었으나 두 번째 리메이크의 주인공들로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주연하면서 가수로 바뀌었는데 쿠퍼의 영화는 이것을 모델로 삼은 것이다.
두 가수의 사랑과 개인적 야망과 심리적 문제 그리고 미 가요산업계의 내막을 살펴보고 있는데 쿠퍼의 연출력은 살 만하나 노래가 너무 많아 극적 강렬성이 모자란다. 가가가 작곡에 참여한 노래들이 끊임없이 나오는데 마치 가가의 CD 선전물이나 자전적 영화 같다. 그러나 둘의 콤비는 잘 어울린다. 쿠퍼는 직접 노래를 불렀다. 이 외에도 그는 제작과 공동으로 각본과 가사까지 썼다. 그의 작품에 대한 정열과 성의를 느낄 수 있다.
빅 스타 록가수 잭슨 메인(쿠퍼)은 술과 마약에 빠져 산다. 청각 장애까지 있어 좌절감이 심한데 게다가 자기 매니저인 형 바비(샘 엘리옷)와 불화가 일면서 더 약물과 술에 의존한다. 잭슨은 어느 날 코아첼라 축제에서(직접 공연이 열리는 현장서 찍었다) 노래를 부른 뒤 차를 타고 가다가 한 바에 들른다. 여기서 그는 웨이트리스로 일하면서 노래도 부르는 앨리(가가)가 열창하는 ‘라 비 앙 로즈’에 감탄, 앨리에게 데이트를 청한다. 둘은 거리에서 밤을 새워가며 노래와 자기들의 삶에 대해 얘기한다.
얼마 후 잭슨은 자가용 비행기를 보내 앨리를 자신의 콘서트에 초청하고 노래 중간에 앨리를 무대로 불러내 앨리가 작곡한 노래를 부르게 하면서 관중들의 큰 호응을 받는다. 둘은 사랑에 빠지고 앨리의 가수로서의 성공의 문이 열린다. 그리고 둘은 결혼하는데 앨리의 인기가 부쩍 오르는 것과 달리 내면의 개인적 악마와 다투는 잭슨은 술과 약물을 물 마시다시피 하면서 인기도 빨리 추락한다. 이런 잭슨을 앨리는 어떻게 해서라도 고쳐보려고 애를 쓰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앨리의 노래 실력을 발견한 영국의 스타메이커에 의해 앨리는 화려한 변신을 하면서 인기 절정에 올라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에 까지 출연하는데 이에 대해 잭슨은 앨리가 원래 지니고 있던 진짜 가수의 본질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둘의 사랑은 여전한데 잭슨은 자기 문제 때문에 앨리의 장래가 위협 받는 것을 깨닫고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다.
쿠퍼의 피와 땀의 결정체 같은 영화로 연기도 잘 하는데 자기가 감독이라고 본인 얼굴 클로즈업이 심하다. 가가도 열심히 하긴 하나 아직은 어색하다. 그러나 마치 오페라 가수의 가창력을 지닌 가가의 노래는 정말 일품이다.
이 영화는 벌써부터 여러 부문에서 수상 후보감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R. WB. ★★★½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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