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야는 아들과 남편을 살해한 네오 나치들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
어린 아들과 남편 잃은 분노의 여인
증오범죄자에 충격적 복수과정 생생
수년전 독일에서 일어난 증오범죄를 바탕으로 터키계 독일 감독 화티 아킨이 만든 서스펜스 스릴러로 남편과 어린 아들을 잃은 어머니로 나오는 다이안 크루거의 치열하고 불같은 연기가 눈부시다 크루거는 이 역으로 작년 칸영화제 주연상을 탔다.
인종과 종교적 긴장과 테러가 빈번한 요즘 시의에 맞는 흥미 있는 복수극으로 시종일관 긴장감이 감돌면서 관객의 관심을 요구한다. 남편과 자식을 잃고 슬픔과 분노 그리고 고통에 시달리는 어머니가 마지막에 선택하는 길이 충격적인데 정의 실현을 위한 복수가 정당화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자유분방한 카티야(크루거)는 대학생 때 대마초를 구입하다 약물 거래자인 쿠르드계 누리(누만 아카르)와 사랑에 빠져 누리가 옥살이를 할 때 결혼한다. 그로부터 5년 후 약물 거래에서 손을 씻은 누리는 함부르크의 터키 커뮤니티에서 여행사를 경영하며 카티야와 아들 로코와 함께 안락한 삶을 산다.
어느 날 카티야가 로코를 가게의 남편에게 맡기고 나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면서 남편의 가게가 폭파된 것을 목격하는데 남편과 아들의 사체도 제대로 못 찾는다. 경찰은 누리의 전력 탓에 사건을 약물 거래자들과 연계시키나 남편이 깨끗하다는 것을 아는 카티야는 폭파를 네오 나치들의 소행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범인들로 두 젊은 남녀 네오 나치가 체포돼 기소되면서 검찰 측과 변호인 간에 치열한 설전이 벌어지고 재판에 참석한 카티야는 이 과정에서 재생되는 사건의 전말을 들으면서 치를 떤다. 긴 재판 과정 동안 카티야는 폐인이 되다시피 하지만 정의가 실현되기만을 기다리며 참는다. 카티야가 재판정과 집에서 겪는 내적 고통의 모습이 처절하다.
그러나 재판 결과가 자기 생각과 달리 끝나면서 카티야는 자기 손으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그리스로 간다. 카티야는 복수의 화신이 되고 주저하고 회의 하면서도 남편과 아들의 죽음에 앙갚음하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취한다.
남편과 아들의 죽음에 시달리면서 절망의 벼랑 끝까지 이르렀다가도 그들의 죽음을 복수하려고 마치 형사가 사건을 수사하듯이 치밀하게 범인들을 추적하는 카티야 역의 크루거의 냉철하면서도 뜨거운 연기가 볼 만하다.
독일의 제90회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으로 9편의 예비 후보 리스트에 올랐다.
R등급.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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