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줄리아 로버츠)은 얼굴이 오그라든 아들 오기를 키우는데 온갖 정성을 쏟는다. |
장애아 둘러싼 갈등과 용서… 훈훈한 연말 가정영화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훈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마음을 고양시키는 드라마로 주인공이 10세 난 초등학생이어서 그 또래의 아이들이 즐겨 보겠다.
자기와 다른 것에 대한 수용과 있는 그대로의 자기 인정 그리고 용서와 친절과 연민을 강조한 얘기다.
내용이 다소 진부하고 감상적이지만 작품의 의도가 진지하고 인간적이며 또 순수해 뉘앙스의 부족과 같은 단점들을 알면서도 그런 것들을 넘어서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유머도 있다. 특히 주인공 꼬마 역의 제이콥 트렘블리(‘룸’)의 경탄을 금치 못할 연기와 그의 부모로 나오는 줄리아 로버츠와 오웬 윌슨의 콤비와 연기가 좋은 조화를 이룬다. 이와 함께 조연진의 연기도 다소 가벼운 영화에 무게를 실어준다.
뉴욕에서 따스한 어머니 이자벨(로버츠)과 유머가 많으나 약간 아이처럼 구는 아버지 네이트(윌슨) 그리고 착하고 예쁜 고등학생인 누나 비아(이자벨라 비도빅)와 함께 사는 10세 난 오기 풀만(트렘블리)은 출생 때부터 얼굴이 흉하게 오그라져 그 후 수술을 27회나 받았으나 정상이 아니다. 그래서 오기는 집에서 어머니로부터 홈스쿨링을 받고 우주인의 헬멧을 쓰고 산다.
오기가 열살이 되면서 이자벨은 오기를 학교에 보내기로 한다. 이에 네이트는 동조는 하나 아들이 학교에서 또래들로부터 받을 차별에 대해 걱정이 태산 같다. 물론 오기는 학교에서 줄리안(브라이스 가이사) 등으로부터 시달림을 받지만 이에 굴복치 않는다.
오기는 매우 총명하고 성숙해 교사들도 놀랄 정도인데 오기에게 특별히 자상한 사람들은 교장선생 투쉬만(맨디 패틴킨)과 담임선생 브라운(데이빗 딕스) 그리고 오기가 특별히 잘 하는 과학을 가르치는 선생 페트나(알리 리버트) 등.
영화는 오기와 오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아끼는 친구 잭(노아 주프) 그리고 비아와 비아와 사이가 어긋난 단짝 친구 미란다(다니엘 로즈 러셀) 및 줄리안 등의 얘기 식으로 챕터가 나뉘어 서술된다.
오기의 학교생활과 가정생활과 함께 오기 때문에 부모의 관심에서 물러나 있는 비아의 얘기가 큰 플롯을 이루는데 비아는 부모가 온 정성을 오기에만 쏟는 것에 가끔 좌절을 느끼나 이를 이해하는 착한 소녀다. 그리고 비아와 미란다의 관계와 함께 비아의 첫 사랑인 학교 동급생으로 연극광인 저스틴(나지 지터)과의 풋사랑이 아름답게 얘기된다.
영화가 원체 선해 오기를 못 살게 굴던 줄리안마저 나중에 구원(?)을 받게 되는데 세상에 이렇게 좋고 착한 사람들만 산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고 보니 이 영화는 요즘 세상에 딱 필요한 영화이기도 하다. 나이보다 작은 체격의 오기가 무수히 변화하는 감정의 사이클을 다변하게 연기한다. 분장으로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인데도 제스처와 음성과 분위기로 에너지 충만한 연기를 보여준다. 스티븐 치보스키 감독(공동 각본).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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