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7년 4월 3일 월요일

빅 히트(The Big Heat·1953)


갱스터의 애인 데비(왼쪽)는 자기를 보호해주는 데이브에게 애인의 범죄사실을 털어 놓는다.

죽은 아내의 복수를 위해 범죄조직을 파헤치는 형사


펄펄 끓는 커피가 충격적인 효과물로 사용되는 뛰어난 필름 느와르다. 
거칠고 가차 없는 야수적인 영화로 명암이 뚜렷한 촬영과 불연속적인 음악 및 에누리 없는 대사가 작품의 살벌한 분위기를 극대화 하고 있다.           
정의롭고 과묵한 형사 데이브 배니언(글렌 포드)이 동료형사의 의문의 자살을 수사하면서 상사로부터 수사 중단 명령을 받는다. 자살한 동료 형사가 시정부 관리들의 부패상을 기록한 노트를 미끼로 형사의 아내 버타가 부패사건에 연루된 범죄단의 두목 알렉산더를 협박하면서 버타가 사체로 발견된다.
이어 데이브는 알렉산더를 찾아가 그와 정면대결 한다. 그리고 알렉산더의 졸개들이 데이브의 차에 설치한 폭탄이 터지면서 데이브의 아내 케이티(조슬린 브랜도-말론 브랜도의 누나)가 숨진다. 악이 난 데이브가 알렉산더 체포에 열을 올리자 그의 상사가 다시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지시하면서 데이브는 경찰배지를 내던지고 개인적으로 아내 살해범을 찾아 나선다.
데이브는 알렉산더의 오른 팔인 빈스(리 마빈)의 애인 데비(글로리아 그래암)를 찾아가 아는 대로 고백하라고 윽박지른다. 이를 안 빈스가 데비의 얼굴에 펄펄 끓는 커피를 들어부으면서 데비의 얼굴 반쪽에 흉한 상처가 남는다. 그리고 데비는 데이브를 찾아가 알렉산더와 빈스가 저지른 살인사건에 대해 털어놓는다. 
이어 데비는 빈스를 찾아가 이번에는 자기가 빈스의 얼굴에 끓는 커피를 들어붓는다. 격분한 빈스가 데비를 사살하고 이 때 현장에 도착한 데이브는 빈스를 걸레가 되도록 두들겨 팬 뒤 경찰에 인계한다. 데비는 입고 있는 밍크코트로 얼굴의 흉터를 가린 채 자기를 내려다보는 데이브를 바라보면서 숨진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그 중에서도 무지막지한 살인자의 모습을 촌티가 나면서도 냉혹하게 보여준 마빈의 것이 기억에 남는다)를 통한 다양한 성격 묘사와 사실적이요 긴박감 있는 내용을 잘 뒷 받침해주는 촬영 등이 돋보이는 명작 범죄영화다. 프리츠 랭 감독. 
이 영화와 함께 여러 남자를 멸망의 길로 몰아넣는 웨이트리스의 행각을 다룬 또 다른 필름 느와르 ‘사악한 여인’(The Wicked Woman^1954)이 4월 2일(하오 7시30분) 이집션극장(6712 할리웃)에서 동시 상영된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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