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 존윅이 적을 향해 총구를 겨냥하고 있다. |
은퇴 선언한 킬러, 규칙 때문에 다시 살인자로
2014년에 나와 빅히트한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무차별 살육 액션 스릴러 ‘존 윅’의 속편으로 사체가 산처럼 쌓이고 유혈이 강같이 흐른다. 보지 않고선 믿지 못할 스턴트와 액션의 난장판으로 액션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것이다.
은퇴했다 마지못해 다시 살인자가 된 존이 도대체 사람을 몇 명이나 죽일까 하고 궁금해 그 숫자를 세어봤더니 자그마치 130여명. 세자니 숨이 차다. 물론 존도 마땅히 죽어야 되는데도 살아남으니 그야말로 수퍼맨이라고 하겠다.
보잘 것 없는 내용과 멍청한 대사와 무연기의 폭력과 추격과 소음과 잔인으로 얼룩진 영화이지만 스턴트(리브스가 자동차 질주를 비롯해 자기 액션신은 대부분 본인이 했다)와 사람 대 사람 간의 손과 육신을 이용한 격투 및 시각적 스타일은 아주 보기 좋고 효과적이다.
쏘고 차고 찌르고 목 조르고 치고 박으면서 인명이 살상되고 총과 칼과 몸과 자동차 그리고 펜과 연필 등이 흉기로 등장한다. 만화요 비디오 게임 같은 영화로 도가 지나쳐 실소가 터져 나온다. 제3편이 준비 중이다.
서막식으로 존이 러시안갱으로 부터 자기 차인 검은 머스탱(차만 검은 것이 아니라 존의 의상도 검은 색이다)을 회수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밤의 맨해탄을 머스탱과 러시안갱이 탄 자동차가 서로 쫓고 쫓으면서 액션이 콩 튀듯 하는데 존은 자동차에 치이고 갱으로부터 집단으로 공격을 받는데도 쓰러졌다가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난다.
암살자 노릇을 그만 두기로 한 존에게 같은 암살단체 멤버인 산티노 단토니오(리카르도 스카마르시오)가 찾아와 자기에게 진 빚을 갚으라고 요구한다. 산티노는 과거 존을 구해준 적이 있는데 암살단체 규약에 의하면 진 빚은 반드시 갚게 돼있다. 그런데도 존이 산티노의 요구를 묵살하자 산티노는 존의 집을 폭파해 박살낸다.
이에 존은 애견을(존은 사람보다 개를 더 사랑한다) 데리고 암살단체의 규율과 관습을 중재하는 비밀에 싸인 윈스턴(이안 맥셰인)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윈스턴은 존에게 산티노에 대한 빚을 갚지 않으면 암살단체가 널 처치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존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산티노의 요구를 실행하기고 한다. 산티노의 요구란 유럽의 범죄단체들의 수장으로 군림하려는 자기 여동생 지안나(클라우디아 제리니)를 죽이라는 것. 그래서 존은 로마로 간다.
그리고 산티노는 존을 감시하라고 말 못하나 살인에는 특급기술을 지닌 자신의 여자 바디가드 에어리스(루비 로즈)를 파견한다. 따라서 존은 에어리스와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그의 또 다른 적은 지안나의 치명적인 바디가드 카시안(랩가수 코먼이 잘 한다). 존과 두 킬러간의 육박전이 볼만하다.
그러나 로마의 지하묘지에서 벌어지는 장시간의 총격전은 아이들 장난이다. 리브스가 일부러 그러는지 연기를 안 한다. 마지막의 거울의 방에서의 대결은 영화 ‘샹하이에서 온 여자’와 ‘용쟁호투’의 장면을 빌려다 쓴 것이다. 채드 스탈스키 감독. R. Summit. 전지역.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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