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오른쪽)이 우주유영을 하기 전 오로라와 대화하고있다. |
고장난 우주선, 90년이나 일찍 동면 상태에서 깨어나…
비행하다 고장이 난 우주선에 단 둘이 남은 남녀의 생존투쟁과 사랑을 그린 액션과 스릴을 약간 겸비한 공상과학 로맨스영화로 재미는 있으나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와 톤이 아주 다르다. ‘이미테이션 게임’을 만든 노르웨이 감독 모텐 틸덤이 연출하고 두 빅스타 크리스 프랫과 제니퍼 로렌스가 나오는데 스탠리 쿠브릭의 ‘2001:우주 오디세이’와 ‘샤이닝’ 그리고 맷 데이먼이 나온 ‘화성인’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많다.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를 만들고 프랫과 로렌스라는 흥행보증 수표와도 같은 인기배우가 나오는 영화치곤 평범한 수준이기는 하나 특수효과를 비롯해 보고 즐기기엔 큰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인간이 거주지로 만든 외계의 식민지 행성 홈스테드로 가던 우주선 아발론이 비행 중 유성들과 충돌하면서 컴퓨터가 고장 난다. 우주선에는 258명의 승무원들과 5,000명의 승객들이 동면상태로 탑승중이다. 컴퓨터가 자체 수리를 하는 동안 미캐닉인 승객 짐 프레스턴(프랫)이 누운 누에고치 모양의 탱크에 고장이 나면서 짐이 깨어난다.
짐은 처음에 목적지에 도착한 줄 착각하는데 알고 보니 도착일 보다 90년 먼저 깨어났고 인간은 달랑 자기 혼자. 슬픔과 좌절과 분노 그리고 공포와 고독에 시달리는 짐의 유일한 낙은 무표정의 익살 맞은 로버트 바텐더 아서(마이클 쉰).
그러면 로렌스의 역인 오로라 레인은 어디서 왔는가. 오로라가 후에 자신이 동면상태에서 깨어난 이유를 알게 되면서 별 얘기 없이 진행되던 영화가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갖추게 된다. 망망대해 우주를 나르는 고장 난 우주선에 신체건강하고 잘 생긴 젊은 두 남녀가 있으니 둘이 사랑에 빠질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모든 러브 스토리가 다 그렇듯이 둘 사이에도 갈등이 인다. 갈등의 계기를 만들어 놓은 것이 아서다.
후반 들어 영화가 신파조로 기우는데 볼만한 것은 무중력 상태의 수영장의 물에 갇힌 오로라의 모습을 비롯해 우주유영 등을 찍은 특수효과. 프로덕션 디자인도 좋다. 그러나 로렌스와 프랫의 연기는 무덤덤하고 둘 사이의 콤비도 화끈하진 못하다. 오락용이긴 하나 다소 심심하다. 로렌스와 프랫은 영화 홍보 차 최근 한국엘 다녀왔다. PG-13. Columbia. ★★★1/2(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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